•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백인 살해한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1월 23일~12월 11일

  •  

cnbnews 제247호 김금영⁄ 2011.11.07 12:49:50

인종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축구 선수 존 테리가 인종차별 발언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1960년대 초반 미국 남부에 만연했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영화 ‘더 헬프’도 개봉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인종차별 문제는 민감하고도 계속되는 숙제다. 이런 가운데 인종차별을 다루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과거에 얽매여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하는 백인 여성 템플과 그녀의 딸을 어쩔 수 없이 살해하고 교수형을 선고 받는 흑인 하녀 낸시의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바로 그것이다. 한국공연예술센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1월 23일부터 12월 11일까지 막을 올린다.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이 원작이다. 인간의 죄의식과 그에 따른 책임 문제를 다루면서, 자기 자신을 위해 도덕과 정의를 저버리는 인간 본성이 지닌 추악함을 고발한다. 또한 더 나아가 백인들이 스스로를 높이고 흑인들을 지배하면서 인간이 인간 위에 군림하는 세습, 그리고 그로 인해 야기되는 세상의 병폐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백인 여성 템플은 지금의 남편 고완과 결혼하기 전에 악당에게 유괴당해 사창가에 감금당했었다. 거기서 낸시를 만나고 후에 그녀를 유모로 고용한다. 하지만 템플은 행복하지 못한 결혼을 견디지 못해 옛 남자의 동생과 집을 나가려 한다. 이에 낸시는 가정의 파국을 막기 위해 아기를 죽인다. 낸시도 템플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가운데 낸시가 아이를 죽이게 된 숨은 사연을 눈치 챈 변호사 스티븐스는 템플을 설득해 과거를 고백하게 만든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김정옥은 이번 공연이 100번째 연출작이다. 그는 “인간의 고통과 욕망이라는 본질적 문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퇴색되지 않는다”며 “이 정통 연극을 자유롭고 추상적인 공간에 연출하면서 인간 비극의 본질을 파헤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낸시와 템플에게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는다. 아픈 진실을 강요하며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스티븐스, 1930년대 미국 남부 상류층 남성으로서 도덕과 정의보다는 체면을 중시하는 초라한 가치관의 전형을 보여주는 남편 고완의 역할도 세심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김성녀, 오영수, 이호성, 권병길, 전국향, 변주현, 강진휘 등이 출연한다. 공연 문의는 02)3668-0007.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