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유괴, 살인…. 모두 자극적인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 단어들이 모두 포함된 사건이 있다면? 1924년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한 흉악한 유괴 살인 사건이 있었다. 비상한 두뇌를 지닌 소년들이 잔혹하게 어린 아이를 살해한 이 충격적인 사건은 여러 창작자들에게 모티브가 됐고, 2003년 뮤지컬로 창작돼 뉴욕에서 처음 선보여졌다. 이 뮤지컬 ‘쓰릴 미’가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른다. ‘쓰릴 미’는 2007년 한국에서 초연돼 올해로 5주년을 맞이했다. ‘쓰릴 미’에는 부유한 가정에서 잘 자라 19세에 시카고 법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 입학을 앞두고 있는 ‘나’와 타고난 외모와 언변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시카고대 로스쿨 입학을 앞뒀으나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하는 ‘그’가 등장한다. 겉으로는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은 채울 수 없는 욕망에 점점 괴로워한다. ‘나’는 ‘그’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고, ‘그’는 니체의 초인론에 빠져 스스로를 초인으로 여기며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맨다. 처음에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물건을 훔치는 등의 범죄에 머물렀던 그들의 행각은 살인까지 이르면서 파국을 맞는다. 약해 보이지만 사실은 강렬한 집착을 가진 ‘나’와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약한 ‘그’는 서로를 소유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 속에서 오르는 스릴을 즐기며 끊임없이 “쓰릴 미”를 외친다. 하지만 결국은 소유도, 스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번 공연의 무대는 극 중 시, 공간을 표현해 내는 데 중점을 둔다. ‘쓰릴 미’ 관계자는 “4개의 조각으로 이뤄진 후면 벽체의 움직임에 따라 무대는 ‘나’와 ‘그’의 추억이 담긴 공원이 되기도 하고, 화재의 현장이 되기도 할 것”이라며, “또한 이 벽체는 반복적으로 조여졌다 풀어지면서 인물들의 심리싸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해 ‘쓰릴 미’에 출연했던 김재범, ‘오페라의 유령’ ‘천국의 눈물’ 등에 출연한 정상윤 등이 출연한다. 공연 ‘쓰릴 미’ 제작을 맡은 뮤지컬해븐이 기용한 신인배우 이정훈도 투입돼 신선한 매력을 선보인다. 한편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잔혹 스릴러 뮤지컬 ‘쓰릴 미’는 서울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11월 29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막을 올린다. 노승희 연출. 김재범, 장현덕, 정상윤, 전성우, 김성일, 손승원, 이정훈 등 출연. 공연 문의는 02)744-4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