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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여성 성기에 대해…“우리 얘기해보지”

충무아트홀에서 12월2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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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0호 김금영⁄ 2011.11.28 11:17:33

여배우가 무대 위에 등장한 지 5분 만에 쓰러진 연극이 있다. 바로 ‘버자이너 모놀로그’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한글로 해석하면 보지의 독백이다. 이 연극은 극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이브 엔슬러 작품이 원작으로 ‘여성의 성’에 대해 7살 어린아이부터 70세 할머니까지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진실하게 털어놓는 내용을 다룬다. 한국에서는 2001년 초연됐는데, 첫 무대에서 배우 김지숙이 작품에 대해 아무 정보도 없던 관객들 앞에서 ‘보지’를 세 번 외쳤다가 냉담한 반응에 압박감을 느껴 쓰러지기도 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이 작품이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에서 12월 2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김여진, 이지하, 정영주, 정애연이 출연한다. 11월 21일 서울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버자이너 모놀로그 토크쇼 - 우리 얘기해보지’에 참석한 김여진은 “10년 동안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변하지 않고 지키고 있는 것은 제목 자체인 것 같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성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됐지만 한글 제목을 쓰지 못하는 현실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리 연출 또한 “여성의 몸에 대해 누구보다 여성이 알아야 하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여성의 성기는 얼굴만큼 다 다르고 다양하다고 하는데 소중히 아끼거나 관리하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20대 여성들이 자신의 성기를 얼굴처럼 친밀하게 느끼고 사랑하게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연극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극은 특히 김여진이 임신한 상태에서 출연을 감행했기에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김여진은 “여성 성기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많아 솔직히 아직도 연습할 때 얼굴이 화끈거린다. 성기에 대한 단어를 깨끗하고 맑고 순수하게 말하기에는 아직 용기가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사회에서 교육받은 여성의 성에 대한 억압에 나도 모르게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공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연습할 때는 뱃속에서 태동이 일어나는 게 꼭 태교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공연에서 정영주는 어렸을 때 성폭행 경험을 당한 여성, 쇼킹한 첫 성경험 이후로 성관계를 멀리하다 할머니가 된 여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정애연은 20살 때 만났던 남자친구에게 성기를 보인 여성, 이지하와 김여진은 여성의 성기에 대해 탐구하는 여성과 남편의 폭력에 고통 받는 주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눈에는 각오와 열정이 가득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보고 특히 여성 관객들이 자신의 성기를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소중히 아끼면서 당당하게 이름을 외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상황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외쳤다. 이유리 연출. 문의 1666-8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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