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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하 건강 칼럼]김정일처럼 급성 심근경색에 당하지 않으려면

생활습관 따라 사망률 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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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4-255호 박현준⁄ 2012.01.02 13:33:27

2011년 12월 19일 낮 12시,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이틀 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현지 지도에 나섰다가 급병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원인은 중증 급성 심근경색으로, 여기에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고 병리해부 검사를 통해 질병 진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일을 갑자기 사망하게 한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힘으로써 심장 근육이 괴사된 상태를 말한다. 심장으로의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수십 분 이내에 심장근육 세포는 괴사를 일으키게 되고, 이로 인해 가슴의 통증과 심장 수축 기능의 저하, 부정맥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처럼 관상동맥이 막히는 것은 대부분 관상동맥 경화반의 파열로 인해 갑작스럽게 혈관 내 혈전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위험요인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 요소로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 등이 있으며, 흡연, 비만과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위험 요소로 잘 알려져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배가 불룩하고 목이 짧아, 대표적인 복부형 비만 체형이었다. 여기에 30대 이후 당뇨병과 위장병, 간질환 등을 지속적으로 앓았지만, 음주와 흡연 등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08년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진 후, 러시아와 중국 순방길에 오르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심혈관 질환의 병력이 있었으며, 아버지인 김일성도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것처럼 가족력도 보유하고 있었다.

대규모 연구에 의하면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도는 흡연자에서 2.9배, 고혈압이 있으면 1.9배, 당뇨가 있으면 2.4배, 복부비만이 있으면 1.6배, 스트레스에 의해 2.7배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심근경색이 일단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 발생 1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재관류 요법인 혈전용해 요법이나 일차적 관동맥 중재 시술 등 안정적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나타난 뒤 1 시간 내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으며 시술이 1시간 늦어질 때마다 사망률이 0.5%에서 1% 가량 증가한다. 주요 증상은 가슴의 쥐어짜는 듯한 통증. 적정체중 유지하고 금연-음주 멀리하며, 정기적 운동으로 예방해야. 일단 발생하면 재발률 높아 고혈압-스트레스 조심해야. 결국 증상이 발생한 뒤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받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급성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 증상은 가슴 부위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이 통증은 목과 아래턱, 양팔, 왼팔 등으로 뻗치며, 보통 30분에서 수 시간까지 지속된다. 아픈 정도가 점점 심해지기도 한다. 숨이 가빠오면서 전신에 식은땀이 흐르고,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전형적 증상 이외에도 소화가 안 되는 것처럼 더부룩하거나 속 쓰림, 구역질, 구토를 하거나 식은땀, 어지럼증, 목이나 어깨, 왼쪽 팔 부위에 이유 없는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당뇨 환자나 만성 폐질환 환자, 고령 환자 등에서는 통증이 없는 무통성 심근경색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급성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데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기본이며, 위에서 지적한 위험요소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할 정도의 소식을 하는 게 좋으며, 과식을 하거나 짜게 먹는 것은 금물이다. 또한 기름진 고기보다는 콩과 생선 위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연히 금연이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이며, 음주도 가능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1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은데, 이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만이 아니고 적정 체중이더라도 복부 미만인 경우에는 심혈관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 또한 필요하다.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주기적으로 주치의를 찾아 혈압, 당, 고지혈증을 관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되는 약을 처방받고 매년 심장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에는 심혈관 질환의 예방 약물로 혈전 생성을 막는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이 필요한지도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한번 심근경색증이 생긴 환자는 심장 혈관 다른 부위에서 또다시 막힐 위험이 증가하므로,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급성 심근경색증과 남은 수명 미국 의료진들은 3년 전 김정일 위원장의 남은 수명을 대략 5년 이내로 예측했다. 어떻게 예측이 가능할까? 과거 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치료술이 발전되지 않았던 2000년대까지만 해도 급성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은 약 10~20%로 매우 높았다. 그뿐 아니라 생존 이후에도 재발 때문에 수명에 매우 한계가 많아 몇 년 이상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1년 내 재발 위험이 20~30%로 매우 높아 잘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실제로 2007년 유럽에서 발간된 Keok HL 등의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남자의 경우 4주 이내 사망률이 18%였으며, 5년 이내 사망률은 58%로 보고됐다. 반면 당뇨병이 없는 경우 4주 이내 사망률이 12%, 5년 사망률은 31%이었다. 이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 급성 심근경색증이 일어난 환자에게 당뇨병은 매우 중요한 위험요인이다(도표 참조).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수년 전에 급성 심근경색증을 경험했으며, 특히 당뇨병에 뇌졸중까지 발병된 것으로 미뤄 볼 때 남은 생애가 미국에서 짐작한 것처럼 몇 년 남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 것이었다. - 박성하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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