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한 파급 효과는 경제적인 부분을 비롯해 사회, 문화, 환경 등 모든 영역에 걸쳐 가공할만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수자원의 고갈은 물론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예방은 국가만이 아니고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생태계를 포함, 경제·사회 체제에 미치는 기후 변화의 부정적 효과를 감소시키기 위한 일련의 대응조치는 필수다. 개인의 참여 독려만이 아니고 국가적으로도 대단한 적극성을 가지고 끊임없는 연구과 정책이 추진돼야 하는데, 과연 범부처 대응전략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조금 더 실제적인 부분으로 들어가 보자. 물 이야기부터…. 기후 변화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 수자원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수자원 대책은 실상 매우 중대한 정치적 이슈이기도 하다.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국가 간 전쟁은 수자원 확보 때문일지도 모른다. 국내적으로도 지자체간의 크고 작은 분쟁은 계속 있어 왔고 이어질 것이다. 세계화와 더불어 천연자원의 무차별적 사용과 연관돼 국제적으로도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됐다. 그에 더해 기후 변화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의 취약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간이 무차별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해서 기후 변화를 초래했다는 증거는 그 어느 때보다 명백하다. 아프리카의 가장 큰 저수지라 할 수 있는 니제르, 차드 호수, 세네갈이 보유한 물은 40~60% 줄어들었고, 매년 줄어드는 강우량과 토양이 함유한 수분 부족으로 사막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나타나는 재앙은 이미 기후 변화의 연속적 현상이다. 한편 기후 변화와 수자원의 관계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해수면 상승은 어떠한가? 해수면은 이미 산업시대 이전보다 10~20cm 이상 상승했고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이라 전망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육상에 있는 빙하가 녹아서 바다로 유입돼 해수의 질량이 증가하거나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해수 부피 자체가 팽창해 일어난다. 해수면(海水面, sea level)이란 일반적으로는 해양의 수면, 표면을 의미하는데 평균적인 높이(평균해수면)로 표현된다. 평균해수면으로부터의 고도가 해발이다. 평균해수면은 ‘바다가 평온할 때의 수위’ 즉, 바람이나 물결에 의해서 변화하는 해수면의 평균적 상태를 의미하는데, 조석 등으로 변화하는 해수면의 일정시간의 평균으로 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 앞바다의 평균해수면을 해발 0m로 하고 있다. 대기와 해양은 그 경계면인 해수면을 통해 열(잠열, 상전이) 및 운동량(바람 응력) 등의 형태로 에너지를 교환한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심각하게는 마을들이 침수한다. 또한 소금물의 육지 침입으로 담수(淡水) 공급을 질적, 양적으로 감소시킨다. 지금도 세계적으로는 수십억 인구에게 담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심각한 문제다. 우리나라가 속한 아태 지역만 보더라도 약 10억 명이 수자원 부족 그리고 24억이 비위생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라고 자유롭진 않다. 높아진 해수면은 이미 세계적으로 이스라엘과 태국, 태평양과 인도양, 카리브해의 여러 작은 섬나라들 뿐 아니라 중국 양쯔강 삼각주나 베트남 메콩강 삼각주 같이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충적평야(沖積平野)의 지하수를 이미 오염시키고 있다 한다. 이는 또한 수자원 부족과도 직접적으로 연계되고 경제활동, 건강, 환경보전 등에 매우 필수적인 수자원 공급의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나? 기후 변화에 대한 국가의 관심, 관리, 해수면 상승, 수자원 부족 등에 대한 적극적 대처를 포함한 수자원 관리(Water Governance)는 먼 장래를 위해서 뿐 아니라 바로 앞에 닥친 우리 세대를 위해서도 모두가 심각하게 여겨야 할 부분이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적절하게 수자원 관리를 해야 한다. 우리 자손들의 재앙을 우리 손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면 절대 안 된다.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예상되는 수자원 부족에 대비해 2000년부터 절약시책이 강구되고 있다. 한국인의 수자원 소비행태는 선진국에 비해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지금부터다. 더 적극적으로 수자원 절약을 실천하자. 조금씩 더.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