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 뜨거운 불에 녹인 설탕에 소다를 넣어 굳힌 추억의 주전부리다. 이 달고나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어린 시절을 연상시키면서 동시에 달고나의 전성기였던 1970년대를 그리는 복고풍 뮤지컬이다. 2월 13일부터 5월 13일까지 뮤지컬 전용극장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다. 뮤지컬 ‘달고나’에서 시나리오 작가가 꿈인 주인공 세우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점차 꿈을 잃어가던 도중 첫사랑의 추억이 담긴 구형 타자기를 발견한다. 홈쇼핑에 내놓은 구형 타자기가 막상 팔리자 세우는 첫사랑 지희를 떠올리고, 어떤 절박함에 이끌려 어릴 적 추억의 공간으로 되돌아가 회상에 잠긴다. 세우 역할은 트로트 가수 박현빈이 맡아 열연한다. 박현빈의 첫 뮤지컬 데뷔 무대다. 세우의 삼촌 장동건 역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록키호러쇼’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인 홍록기가 맡는다. 2월 2일 서울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에서 공개된 뮤지컬 달고나 연습 현장에서 박현빈과 홍록기는 자신의 차례가 아닐 때도 박수를 치고 소리쳐 격려하는 등 들뜬 모습을 보였다. 연습이 끝나고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박현빈과 홍록기는 내내 싱글벙글 답변을 이어갔다. 그 둘은 모두 “이번 뮤지컬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이라고 입을 모았다. “패션이라든지 트렌드가 클래식해요. 그런데 옛날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음악이 가장 중심에 서 있어요. ‘바람이 불어오는 곳’ ‘새마을 노래’ ‘요술공주 세리’ ‘미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1970~80년대의 음악이 다양하게 나와요. 선배님들의 음악을 들으면 가슴이 저며요. 뮤지컬 ‘달고나’야말로 복고풍의 종결 뮤지컬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홍록기 “전 아직 나이가 어려서(?) 모르는 노래가 많은 듯…(일동 웃음). 달고나 무대가 아니면 이런 주옥같은 곡들을 부를 기회가 없어요. 아마 공연을 보면 노래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추억을 자극할 거예요.” 박현빈 뮤지컬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박현빈은 남다르게 군기가 바짝 들어 있는 듯 했다. 뮤지컬 연습 때문에 매니저와 때 아닌 실랑이도 벌인다고.
“본격적으로 트로트 가수를 하기 전에 성악을 공부해서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어요. 좋은 기회가 와서 이번에 뮤지컬에 도전하게 됐는데 제 성향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성악 발성법도 뮤지컬에 도움이 돼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매니저가 너무 스케줄을 많이 잡으면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해요(웃음).” 특히 홍록기는 공연에서 맡은 배역 이름이 한국의 대표 미남 배우의 이름과 같은 ‘장동건’이라 싱글벙글이다. 장동건과 닮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홍록기는 익살스레 대답했다. “제가 알기로는 키가 비슷하고요. 그리고는…. 음…. 없습니다. 다른 점은 너무 많아요. 눈으로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이런 질문을 왜?(일동 웃음)” 뮤지컬 ‘달고나’는 2004년 초연돼 지금까지 꾸준히 맥락을 이어왔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유희성이 맡았다. 예전 공연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을까? “연출이 바뀌었고 대본도 수정됐어요. 기존에 했던 걸 모두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창작뮤지컬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위해 다들 노력 중이죠. 배우들 간 호흡도 너무 좋고요. 전 ‘달고나’의 예전 시즌 작품을 봤는데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달고나’가 가장 좋습니다(일동 웃음).” 홍록기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됐어요. 노래 선곡도 변화가 있고요. 저도 나름 아이돌 수준에 걸맞는 댄스를 시도해봤는데…(일동 웃음). 제 안무 선생님이 홍록기 선배에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춤출 때 땀 흘린 적이 없는데 달고나 연습하면서 정말 땀 많이 흘렸습니다.” 박현빈 뮤지컬 ‘달고나’의 매력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을 뽑았다. 누구나 지나온 시절에 대해 함께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감상에 젖을 수 있다는 것.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감하는 관객들이 많았으면 해요. 이 작품은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또는 다 큰 자식들이 아버지를 모시고 와서 봐도 좋은 공연이에요. ‘요즘 너는 아이돌 노래 듣고 좋아하지만, 난 어릴 때 이 노래 좋아했다’는 식으로 서로 이야기하면서 세대공감도 할 수 있고요. 자식들을 키우느라 지친 마음을 공연을 통해 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를 이끌고 가고 있는 40~50대에게 특히 희망이 되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연령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어요(웃음).” 홍록기 “제 솔직하고 순수한 눈빛을 보면 이 작품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오빠 한 번 믿어봐~!(일동 웃음) 웬만하면 이렇게까지 연습 안 하는데 정말 흠뻑 빠져 있어요. 관객들께 좋은 추억을 안겨줄 수 있는 공연입니다. 달고나가 죽여줘요~! 샤방샤방~!.(일동 웃음)” 박현빈 벌써 삼촌과 조카 사이가 된 듯한 홍록기와 박현빈은 인터뷰가 끝나고 또 공연 연습을 하러 갔다. 이들이 복고 유행에 어떤 바람을 불고 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