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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 “보수·진보, 거대한 세결집 중”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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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6호 최정숙⁄ 2012.03.19 11:10:51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은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치러지는 총선은 현 정부를 심판하는 성격이 큰 만큼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부산 지역에서의 선거전은 대선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하다. 과거에 비해 약해지고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대립이 존재한다. 야권에서는 연대를, 여권에서는 분열을 막기 위해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속속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와 함께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다음은 지난 3월 1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과 CNB저널과의 일문일답이다. - 4.11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관전 포인트는? “첫 번째는 야권연대다. 야권연대가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지난 지방선거만큼의 위력을 보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두 번째는 야권에서 정권심판론으로 구도로 형성하려고 하고 하는데 정권심판론의 위력이 막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보는 것도 중요하다. 세 번째는 PK(부산경남) 지역의 선거 결과다. PK지역 선거는 단순히 의석수의 문제를 떠나 미니대선이라고 할 수 있다. PK지역 선거가 대선주자들의 생존 여부 및 재편 여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 현재까지 나온 각 당 지지율을 분석해 본다면? “▲새누리당= 원래 지지도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과 연초인 1월, 2월초까지 민주당 지지도가 새누리당을 이기는 역전 상황이 왔다. 그런데 2월 중순부터 새누리당의 우위 구도가 형성됐다. 이는 새누리당 지지도가 올랐다기보다는 원래 갖고 있는 고정 지지도가 표출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35~40% 정도의 지지도를 항상 안정적으로 갖고 있다.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이 집중됐을 때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지지 표출을 유보해 뒀다. 그러다 최근 민주당 공천에 대한 비판과 한미FTA 등의 이슈들로 인해 지지를 유보해 놓았던 보수층들이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다시 표출하고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 지지도가 올랐다기보다 원래 지지도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통합당= 통합 과정에서 형성된 기대감들이 빠져 지지도가 주춤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매우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지지층을 갖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다소 허약한 측면이 있다. 민주당 지지는 사실 정권 심판을 할 수 있는 제1야당이라는 프리미엄과 현 정권 실정에 대한 반사효과 측면이 강하다. 최근 상승세였던 것은 연말에 시민사회와 노동계 일부를 흡수하면서 새로운 정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천 과정에서 개혁성이나 참신성, 다양성 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애초 민주당 통합 과정에서 형성된 기대감들이 빠져 지지도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선진당= 자유선진당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 지지도를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 통합은 했지만 지지도에서 시너지 효과를 못 얻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통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 지지도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민주당과 유사한 시기에 통합하면서 야권에서 통합에 대한 관심, 주목도가 민주통합당으로 쏠리게 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 이후에 북한 김정은 체제 성립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이 적극적인 홍보를 할 수 없는 제약도 있었다. 노동자층 외에 진보 성향이 뚜렷한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은 구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의 지지층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젊은층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나꼼수, 트위터 상의 조국과 공지영 등 진보적 인물이다. 이들이 지난해 말부터 큰 틀에서 민주통합당의 행보를 같이 해온 측면들이 있어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대표들이 통합했는데도 불구하고 젊은층의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 결과를 평가한다면? “양당 공천 결과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만큼 유권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유력 정당을 비교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면에서 외형상 양쪽 다 공천 관련 잡음이 나타나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내면에서 보면 한 쪽은 현직 의원들을 공천 탈락 시키면서 나는 잡음이라는 점, 한 쪽은 전·현직 의원들이 공천을 대거 그대로 받으면서 나는 잡음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 새누리당은 현직 의원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켜 특정 계파 학살이라는 논란도 샀다. 하지만 현직 의원들을 과감하게 탈락시킨 것에 대해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쇄신 공천과 관련한 유권자들의 평가도 민주통합당보다 새누리당에 더 신뢰가 간다는 긍정 평가가 높게 나온다.” - 4.11 총선에서 눈여겨 볼 5곳을 꼽는다면? “▲종로(홍사덕 vs 정세균): 정치일번지로 거론되는 곳이다. 친박계 거물과 야권의 거물급 인사가 맞붙었다. ▲서대문을(이성헌 vs 우상호): 계속해서 리턴매치가 이뤄지는 곳이다. 양당 젊은 정치인의 맞대결이 반복되는 부분을 주목해서 볼 수 있다. ▲청주 흥덕(정우택 vs 홍재형): 정우택 전 충북지사와 홍재형 국회부의장이 맞대결하고 있다. 충북은 과거 일방적으로 민주당 우세 지역이었는데 이런 지역에서 맞대결이 벌어짐으로써 충북 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의석 비율을 높일 수 있을지 여부를 볼 수 있는 지역이다. ▲부산 사상(손수조 vs 문재인): 대권주자인 문 이사장이 얼마나 큰 파괴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후에 대권주자로서 더 탄탄한 지지율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 서구을(이정현 vs 오병윤): 통합진보당으로 단일화가 된 지역이다.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 후보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소속의 이정현 의원이 당선될 수 있을지, 어느 정도 위력을 보여 줄지가 관심사다. 나아가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광주 등 호남 지역에서 어느 정도 득표할지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정권말 총선은 당연히 ‘정권심판론’으로 전개된다. 야권연대로 야권 단일후보에게 투표하기 쉬워졌지만 야권의 단결이 반대로 여권의 단결을 이끄는 역할도” -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이 탈당하는 등 보수가 분열되는 모습이다. 김무성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당에 남았다. 앞으로를 전망한다면?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이나 보수 정당들이 위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현직 의원들이라 지역에 지지 기반을 갖고 있어 원래 소속됐던 정당의 후보에 부정적 타격을 줄 가능성은 높다. 지금은 전체적으로 진보성향층은 두터워지고 보수성향층은 옅어지는 흐름이다. 보수 진영에서 각각 후보를 내게 되면 보수 정당 세력들이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무소속, 또는 다른 보수 정당 소속으로 나왔을 때 의미 있는 파괴력을 보일지는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는 친이계가 국민생각과 함께 새로운 세력화를 잇는 흐름을 일부 차단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일부 정치 세력화를 이룬다고 해도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 변화를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8대 총선에서 영남 지역의 친박연대나 친박 성향 무소속 연대가 상당한 파괴력을 보인 바 있다. 지역에서 대중적 지지가 상당히 높았던 박근혜 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후광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극히 이례적 현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친이계 성향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인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누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매우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정당, 새로운 정치 세력들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정치 세력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면 일정 부분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기성 정당에서 공천 탈락한 인물들 위주로 새 정치 세력화를 이루는 것은 최근 기류와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고, 따라서 총선에서 성과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야권연대가 극적으로 타결됐는데? “야권연대가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지도 관심대상이다. 유권자들은 여러 정당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좋아하는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번 선거에선 집권 세력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하다. 여당에게 회초리를 드느냐 마느냐 하는 양상으로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야권이 후보단일화로 선택지를 하나로 좁히면 심판 정서를 가진 유권자 표심을 더 쉽게 표출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야권연대는 정권 후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보이게 된다. 이미 지난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이슈가 되면 야당이 유리하다. 하지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제주 강정마을 문제가 이슈가 된다면? “선거에서 통상 야권은 정권심판론이라는 창을 내밀고, 여권은 국정안정론이라는 방패로 맞서는 게 보통이다. 이번은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치러지는 총선이니 국정안정론이라는 여당의 방패가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렇다 할 방어 무기가 없는 여당은 무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경제 문제인 한미FTA, 또는 안보 문제인 제주 해군기지는 보수층이 중시하는 가치들을 완벽하게 갖춘 사안들이다. 이런 소재들은 진보성향층 결집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측면이 있지만 보수층 결집 소재로도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현 정권 심판론의 직접적 대상은 아니라는 점에서 정권심판론의 강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선거에서 각각 몇 석을 건져야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 “총선 결과에 대한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 가진 의석수보다 더 많이 얻느냐 여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과반을 넘어야 승리하는 것인지, 1당이 돼야 승리하는 것인지 등 여러 기준이 있다. 현재 야권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지난 연말 또는 연초와 비교한다면 그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의 우세 속에서 새누리당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의외로 1당과 2당의 격차가 10석 내외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지난 2004년 탄핵 때 121석을 얻었다. 당시 한나라당이 위기 상황이었고 박근혜 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는 점에서 지금과 비슷했다. 최소 선방 기준은 그래서 당시와 비슷한 121석 정도다. 단순 의석수 비교와 함께 PK 지역 선거결과도 현 상황에서는 승패를 보조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선거는 중간에 끝나는 KO 승패가 없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봐야 아는 판정승뿐이다. 때문에 남은 기간 각 정당이 얼마나 실책을 덜 하느냐, 발생 가능한 돌발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 현재 거론되는 여야 대선주자들을 평가한다면? “▲박근혜= 여당의 가장 유력한 주자다. 최근 야당이 존재감을 회복하고 야당 주자들이 유력하게 부상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이다. 보수 진영에 다른 대권주자들도 있지만 새로운 카드를 꺼내 대안을 찾아볼 여유를 갖지 못할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 현재 나와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박 위원장을 중심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도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원칙이라든가 약속을 중시하는 부분을 대중에 각인시켜 다른 정치인과 비교할 때 상당한 경쟁력을 갖는다. 다만 대중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변화를 갈망하는 기류가 강하다. 그런 기류를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하는 안철수 교수와 맞대결할 경우 정치권 대 비정치권 대결이라는 양상에서 안 교수에게 밀리는 상황을 보여준다. ▲문재인= 민주당 소속으로는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PK 지역에서 본인도 당선되고 의석도 10석 이상으로 두 자리 수를 확보하는 파괴력을 보여준다면 총선 이후에 추가적으로 지지도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 총선이 여야 구도로 치러지면서 안철수 교수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니 지지도가 정체할 수밖에 없다. 총선 이후 야당 소속 유력 주자들이 더욱 부상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안 교수의 대선 등판 출입구가 좁혀질지 넓어질지가 결정될 것 같다. ▲손학규= 야권의 유력 주자인 문 이사장, 안 교수가 총선 과정에서 아직 권력의지를 명확하게 표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유력 주자의 향후 상황에 따라 손학규 전 대표의 기회가 형성될 수 있을지 여부가 갈릴 것이다. 야권성향층이 강해진 상황에서 손 전 대표가 자기 힘으로 야당 대선 주자의 입지를 기획하긴 힘들어진 상황이다. ▲정몽준 김문수= 보수층 유권자들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의 지지도가 하락하거나 정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가령 PK 지역에서 새누리당이 두 자리 수 이상을 내준다거나 선거가 여당 참패로 끝나거나 할 경우엔 박근혜 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그에 따라 이들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다. ▲정운찬= 지난 대선에 이어 올해 대선에서도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제 관련 이슈, 경제를 잘한다는 이미지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여권에서는 박 위원장이나 김 지사가 경제와 관련해 비교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경제에서 비교 우위를 갖기 때문에 여권에서 버릴 수 없는 카드라고 본다. 안 교수도 경제 관련에서 유권자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선점할 수 있어, 이에 여권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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