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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건강 칼럼]장수하고 싶다고? 마음부터 열어요

위아래 가리지 않고 배울 자세 갖춰야 몸·마음 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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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7호 박현준⁄ 2012.03.26 11:43:16

<지난 호에서 계속> 7. 술을 하루에 1~2잔 마신다. 그러나 과음은 피한다. 술을 소량으로 자주 마시면 심근경색증 같은 심장병이 감소하며 술을 안 마시는 사람에 비해서 수년간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번 발표됐다. 나는 저녁에 외식을 할 때는 와인이나 맥주를 1, 2잔 정도 마시지만 때로는 소주 2~4잔을 마신다. 그리고 집에서 식사를 할 때는 와인 1잔을 약 30분 동안 마신다. 물론 과음(1주일에 21잔 이상)은 간 질환뿐만 아니라 심방세동과 심부전증 같은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암 발생율도 증가시킬 수 있다. 즉 술은 소량으로 천천히 마시면 약이 되지만 대량을 빨리 마시면 독이 된다. 노인이 되면서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저녁 식사 때 와인, 맥주, 정종 한 잔 정도는 좋은 약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8. 검증 안 된 건강식품 또는 민간요법에 의존하지 않는다. 나는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과 생약은 사용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종합비타민 또는 대량의 비타민C를 복용하고 있지만 이런 제품들이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또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그러나 비타민E와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제를 많이 섭취하면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Ann Int Med, 2005; JAMA, 2007). 그리고 미국 의사 연구에서는 비타민E를 섭취한 남성에서 뇌출혈이 증가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지만 제조된 비타민은 사용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한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자연 물질에 의존하는 한약은 지난 2000년 동안 새로운 물질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한 번도 그 효과와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그리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한약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약이 몸을 보(保)한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과연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나는 정체불명의 건강식품이나 한약을 먹고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환자들도 상당수 본 것도 사실이다. 요즘 중국 등에서 들어온 고가의 약초 또는 환약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 인간은 중국의 진시황 시절부터 불로초를 찾았지만 아직 그런 것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9. 심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갈등을 피한다. 마음이 행복해야 몸이 건강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심리적 갈등과 불안증은 심장병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이다. 특히 이런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더 위험하다.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찾으려면 돈과 명예에 대한 과욕을 버려야 한다. 무리한 주식투자, 부동산 투기와 IMF 위기로 많은 한국인이 심각한 심장병 환자가 됐다. 그리고 한국에는 자식이나 친지에 보증을 섰다가 파산을 하고 심장병 환자가 된 사람도 너무 많다. 나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좋아진다(You are not getting older but better)’라고 믿으며 더 좋아지기 위해 열심히 공부도 하고 칼럼과 책도 쓰고 있다. 마음의 안정과 행복한 인생을 위해 좋은 취미 생활은 활력소가 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 해소의 묘약이 될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은 내게 좋은 친구이며 위안과 평화를 준다. 그래서 나는 콘서트장도 자주 찾으며 음악에 대한 책도 많이 읽는다. 외로운 사람은 장수할 수 없다. 그래서 친구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친구가 생기나? 어른 대우 안 해준다고 섭섭해 하지만 말고 먼저 마음 열고 접근해 봐라 심한 스트레스 또는 심리적 갈등은 심근경색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의 하나이다(INTERHEART 연구). 뿐만 아니라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에서 중풍도 잘 생긴다는 연구도 최근 발표됐다(STROKE, 2011).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해야 하며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도록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외롭게 고립된 사람이 행복할 수 없다. 옛 친구도 자주 만나고 취미 생활이나 모임을 통해 새로운 친구도 만들어야 한다. 내가 먼저 배려하고 베풀 줄 알아야 좋은 친구가 생긴다. 그리고 재미있는 대화와 배울 것이 있다면 위아래 또는 남녀를 가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노인들은 어른 대우를 못 받는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배려하면서 살면 노년의 인생이 더 행복해질 것이다. 노인이 되면서 우울증이 증가한다.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가족과 친구들과 대화도 자주 나누고 각종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우울증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필요하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10. 정기적 건강검진을 받는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암은 위암, 간암, 폐암, 갑상선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이며 이 모두는 정기적 검진으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며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될 가능성도 높다. 중풍과 심혈관질환도 예방이 가능하며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는 어려워도 장수를 기대할 수 있다. 좋은 건강과 장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얻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과 장수를 위한 생활 습관과 건강관리는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니며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많은 회사 또는 개인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고가의 건강식품, 가짜 의료 기계 또는 치료 방법을 과장 또는 허위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이 제대로 검증된 것은 거의 없으며 이런 근거 없는 고가의 약초, 생약, 치료는 득보다는 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장수한다고 자손이 장수하는 것도 아니며 인명은 재천이란 말도 믿지 않는 것이 좋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으로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고 가진 질병을 잘 치료하는 것만이 건강과 장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생활 습관이 건강과 장수에 중요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95년 이상 장수하는 초 고령자의 특징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최근에 미국에서 65세에서 75세까지 사는 노인과 초고령자를 비교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 이 두 군의 체중, 운동습관, 지방섭취, 음주량에는 아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하여 저자들은 100년 장수에는 유전적 요소, 환경,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100년 장수란 단순한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은 아닌 것 같다. - 이종구 심장내과 전문의 (이종구 심장크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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