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례대표 13번으로 4.11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게 된 김현숙 숭실대 교수(45)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한 조세 전문가다. 그는 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시절 법인세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김 교수를 ‘친재벌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당시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면 투자는 촉진되고 고용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한 것은 한국신용평가 기업 자료를 이용한 객관적 분석 결과”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민영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민영화된 공기업들의 경영 성과와 국민 경제적 성과가 괜찮았다는 점을 실제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것으로, 어떤 철학적 관점이나 성향이 들어 있는 연구는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영유아 보육 및 교육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김 교수는 앞으로 4년간의 의정 활동을 통해 “보육의 국가책임제를 구현해 미래 세대를 위한 백년대계를 세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새누리당 비례대표 13번을 받았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와 각오는? “7, 8년 동안 보육이나 저출산과 관련해 꾸준히 정부 부처에 자문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이 잘 반영되지 않았고 정책이 실현될 인프라는 구축되지 않은 채 정부 지원이나 돈만 먼저 들어가 정책의 효과가 반감되는 걸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국회 의정 활동을 통해 내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새누리당이 새롭게 태어난 만큼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된 뒤 첫 간담회에서 “국가가 역할을 분담해 미래 성장동력인 아이들을 키워나갈 정책을 만들고 워킹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상 중인 워킹맘 지원 방식은? “지난 정부까지 주요 보육 정책은 영유아를 둔 부모의 형편에 따라 맞춤형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보편적 지원 형태로 확장돼 왔다. 따라서 맞벌이 가구나 한부모 가정의 영유아에 대한 지원은 국공립 시설에 입소 우선순위나, 시간제 보육시설의 일부 확충 정도로 그쳤다. 현재의 20, 30대들은 맞벌이를 희망하고 자녀의 출산에 관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맞벌이 부부에 대한 지원은 소홀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생각 중인 지원책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육아휴직 관련 급여의 현실화(현재 정률제로 통상 급여의 40%)를, 고용보험 재원을 면밀히 살펴본 뒤 추진할 생각이다. 이미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육아 휴직을 잘 이용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이를 실질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지원 등에 대해 고민하겠다. 둘째, 직장 보육시설이 잘 확충되지 않고 있는데 직장 보육시설을 설치하는 기업의 애로 사항은 무엇인지, 직장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수요자의 애로 사항은 무엇인지를 분석해 보다 현실적인 직장 보육시설 설치 관련 정책을 입안할 계획이다. 셋째, 보육시설 및 유치원 이용시간에 따라 보육료에 차이를 두고, 맞벌이에게는 종일제 기준(8~10시간)의 보육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2005년(여성가족부)과 2008년(보건복지가족부) 두 차례에 걸쳐 표준 보육비용을 내가 산정한 바 있고, 2007년 유치원 이용 아동에 대한 표준 교육비용(교과부)을 산정할 때 아동의 이용시간에 따른 투입 비용을 분류해 산정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이용 시간에 따라 보육료를 달리 산정하기 위한 자료가 갖춰져 있다.“
-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한 명이 공약 하나를 전담해 맡는 공약실명제를 내걸었다. 새누리당 공약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드는 0~5세 무상보육을 맡았는데.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 계획인지? “우선 만 3~5세 누리 과정의 도입 및 확대에 많은 예산이 든다. 그리고 현재 만 0~2세 차상위계층까지만으로 제한됐던 양육수당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만 0~5세 모든 아동에게 지급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 이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 개원 이후 필요한 법적 절차를 시작할 것이다. 보육에 대한 지원은 다른 당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약간의 이견을 있을 수 있으나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 새누리당은 영유아 보육에 대한 ‘완전 국가책임제’를 선언했다. “전 소득계층에 영유아 양육수당을 확대해, 부모가 보육시설 이용과 직접양육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맞춤형 지원의 장점은? “현재까지 영유아에 대한 지원은 보육시설이나 유치원을 이용할 경우에만 이뤄져 왔다. 특히 만 0~2세 영아의 경우에는 부모가 직접 보육하려는 경우 정부 지원은 차상위 계층에까지만 한정돼, 부모의 직접양육과 시설을 통한 보육 중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이 제시하는 만 0~5세 모든 아동에 대한 부모의 직접 양육 지원수당 제공 정책은 1)부모로 하여금 시설보육과 직접양육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자율권을 주고 이를 지원할 수 있어 수요자의 선택권을 확대시키며 2)현재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아 부모 중 일부는 양육수당을 받아 직접 양육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여 부모의 직접 양육을 통해 아동의 정서적 발달에 좋은 효과를 살릴 수 있고 3)부모의 직접 양육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돼 보다 많은 수요자가 정부 지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 국가가 보육을 전적으로 책임지기에는 재정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새누리당의 복지 지출 공약은 모두 재원 마련 계획이 튼실하게 확보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재정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보육예산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자하기로 돼 있다. 건전한 복지 정책이라는 차원에서도 미래 세대 양육에 가장 큰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 당 정강정책 중 국민과의 약속 첫 번째인 '모든 국민이 더불어 행복한 복지국가 건설'을 맡았는데 앞으로 계획은? “행복한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 새누리당 비례대표 다섯 분이 정책과 관련한 법안 발의를 주도하는 것으로 돼 있다. 행복한 복지국가는 국민 행복을 위한 평생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존중한다는 정신을 기반으로 할 때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 다섯 가지 정책 분야는 장애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 다문화 가족에 대한 따뜻한 배려, 영유아 양육 관련 정책, 여성과 노인을 존중하는 사회 건설 등이다.” - 현재 조세와 관련해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며,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세제 개편 방안은? “우선 넓은 세원을 확보하고 부담 능력에 따른 공평 과세를 실현하는 것이 조세 정의를 위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주주에 대한 주식 양도차익 과세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파생상품 증권거래세 과세 등 과세가 잘 이뤄지지 않았던 금융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넓은 세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법인세는 중간 구간을 신설하고, 소득세는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하는 형태를 통해 보다 공평한 과세 체계를 확립하고, 이를 통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새누리당은 복지 중심의 4ㆍ11 총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5년간 총 89조 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새누리당 복지 공약은 89조 원을 조달해 그 중 76조를 지출한다는 것이다. 재원 조달 부분은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 89조 원은 세제 개혁을 통해 26.5조, 세출 절감으로 48.8조, 건강보험 구조조정으로 13.7조를 각각 마련할 계획이다. 다음 두 표는 향후 연도별 각 항목별 재원 마련 계획과 세수 증가 전망을 보여준다. -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에 대응할 만한 세제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새누리당의 세제전문가 인프라는 매우 튼튼하다. 나 외에 안종범 교수, 나성린 의원과 유일호 의원이 모두 조세 및 재정전문가다. 함께 모여 연구하면 좋은 의견을 계속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연륜 면에서 부족하지만, 조세연구원에서 소득세, 재산세 등 분야에서 실제 자료를 다룬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많은 분들과 대화하고 열심히 연구하면서 세제전문가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세제개혁 안에 차이가 있다면? “민주당의 원칙은 1% 부자에게 과세해 나머지 99%를 위해 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5년간 공약 실천에 소요되는 재원 169조 중 조세 개혁으로 86.1조, 나머지는 재정 개혁과 복지 개혁으로 조달하겠다고 제시했다. 조세 개혁으로 조달할 86.1조 원의 내용은 아직 정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그 세부적인 내용은 다소 알기 어렵다. 그런데 몇 가지 조세 개혁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살펴본 바에 따르면 그 중 29%는 상위 소득자 또는 대기업에 대한 증세이고, 나머지 71%는 조세감면 축소 등 서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에 대한 증세로 상위 1% 부자에게만 과세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원칙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무상 의료 추진을 위해 8.56조 원의 추가 소요 재원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이를 다시 분석해 보니 최소 13.7조 원(보장성 강화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를 배제)이 필요할 것으로 추계된다. 따라서 공약 실현을 위한 필요 재원 169조 원은 과소 추정된 것으로 보인다.” - “새누리당은 부자증세보다 그동안 소홀했던 분야에 과세를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고, 자본소득 과세와 비과세 감면 제도 축소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조세는 징벌의 형태라기보다는 부담 능력에 따라 공평 과세 하는 것이 조세 정의에 맞는다. 또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 인프라를 확보해 넓은 세원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앞으로 의정 활동 4년간 어떤 정책을 펼 계획인지? “보육의 국가 책임제를 구현해 미래 세대에 대한 백년대계를 세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이를 위해 동일한 재원으로 보다 효율적인 정책 수단을 강구할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미래 경제 성장을 위해 출산율을 제고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도 입안하고 싶다. 또한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 모든 의정 활동의 원칙은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는 선심성 정책은 입안하지 않고 구체적인 재원 대책을 마련하자는 방침을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