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패션 모델들이 패션 쇼에서 걷는 모습을 보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이처럼 제대로 된 걸음걸이는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할 뿐 아니라 질병 예방과 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 중 하나다. 제대로 걸어라 운동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다. 그 중에서도 걷기는 누구나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운동이다. 그러나 걷기가 좋다는 이유로 무조건 열심히 걷기만 하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걸음걸이와 자세, 속도와 경사도 조절, 통증 관리 등에 대해 알고 제대로 걷자. 걷기의 바른 자세
수십 년 동안 습관이 된 자세를 하루 아침에 고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실제로 비정상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경우 병원에서 체형 검사를 받고 결과지를 보면 자신의 불균형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전문가로부터 올바른 자세 분석을 받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사진이나 거울을 통해 자신이 바른 자세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옆에서 볼 때 귓구멍, 어깨 중심, 고관절이 일직선 상에 놓여야 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의 생활 습관과 자연적인 노화의 결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가 몸통에 비해 앞으로 나와 있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와 같은 경우 척추에서 자연스럽게 흡수될 머리 무게가 필요 이상으로 뒷목과 어깨 주변에 실리게 되는데, 심한 경우 20kg에 가까운 무게가 목이나 등에 가해진다. 이것은 등과 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차적으로 두통, 악관절 질환, 이명 등 신경과, 치과, 이비인후과 등의 다양한 질환을 연쇄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인 요소로 작용한다. 터벅터벅 걷는 걸음걸이는 걷는 동안 발바닥 면이 전체적으로 바닥에 닿아 관절들이 더 많은 충격을 받게 되고, 발바닥과 뒤꿈치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올바른 걷기 요령 ①아랫배에 지긋이 힘을 주고 상체를 곧게 세우고 어깨에 힘을 뺀다. ②턱을 뒤로 집어넣고 전방을 본다. ③양 발의 뒤꿈치는 5~10cm 폭으로 간격을 두고 엄지발가락은 바깥을 향해 자연스럽게 벌린다(평균 7도). ④뒤꿈치-발바닥-발가락 순으로 지면에 닿도록 걷는다.
오르막을 걸어라 평지에서 걷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운동이다. 그러나 평지보다 오르막을 걸으면 하체 근력과 심폐기능 향상에 더욱 효과가 크다. 평지 걷기는 발목 주변의 근육을 많이 쓰는 반면 경사 걷기는 상대적으로 허벅지 근육을 더 많이 쓰게 된다. 작은 근육을 쓰는 것보다 큰 근육을 사용하게 되면 시간 대비 운동량이 많아지므로 운동 효율이 높아지는 이점이 있다. 또한 경사 걷기와 평지 걷기를 같은 에너지 소비량으로 설정할 때 20%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시속 4km로 걷는 것은 평지에서 무려 시속 10km로 달리는 것과 같다. 시속 10km는 노약자의 경우 전력질주로 달리는 속도에 해당한다. 달리기는 고관절, 무릎, 발목 등 체중 부하 관절들이 걷기에 비해 훨씬 많은 자극과 힘을 받게 되며 심장과 혈압에 큰 부담을 준다. 따라서 달리기는 관절이 좋지 않거나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 노인에게는 추천할 수 없는 운동방법이다. 반면, 경사 걷기는 근육 사용과 산소섭취량 측면에서 고강도 운동이 가능하지만 관절과 심혈관에 적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노인과 심혈관 질환자에게도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운동이다.
무릎통증이 있다면? 체중 부하가 가장 많은 관절인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나 상해 등으로 통증을 느낄 때 걷기운동을 해도 될까? 한번 염증 반응과 통증이 시작되면 우리 몸은 그 통증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미세하게 정렬을 변형시킨다. 변형된 새로운 면에 또 다시 체중부하가 가해지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뼈가 자라나기도 한다. 이것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O자 다리’로 변형되거나 무릎 관절이 커지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걷기 전에 체중부하를 줄인 채로 하체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퇴행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빠르게 걷기나 달리기 같은 체중부하 운동은 절대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즉 무릎 통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하체에 체중이 실리지 않는 자세, 즉 앉거나 누워서 혹은 벽에 등을 기대고 하는 운동이 추천된다. - 박미경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물리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