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글로벌 시대이다. 배낭여행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학생들도 있고,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부부들도 있고, 비즈니스 업무로 비행기를 줄곧 타고 다니는 기업인들도 있다. 타국과 다양한 교류가 이어지고 자유롭게 여행도 다니는 등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다. 특히나 이렇게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때 주로 이용하게 되는 시설이 호텔이다. 그런데 이 호텔이 중요하다. 방문한 호텔의 이미지가 좋으면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진다. 가령 방문한 호텔이 깔끔하고 서비스도 좋았을 때 “이 나라는 시설도 깨끗하고 사람들도 친절하구나”라고 기억하는 식이다. 이런 점을 간파하고 호텔경영대학 운영에 집중하는 이가 있다. 바로 스위스 호텔경영대학의 플로렌트 론데즈(Florent Rondez), 스위스 교육 재단(Swiss Education Group) CEO다. 스위스 교육 재단은 현재 스위스 호텔학교 교육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스위스 내 5개 호텔학교(SHMS, HIM, IHTTI, Cesar Ritz, Culinay Institute)가 소속돼 있다. 19세기 중반부터 스위스는 유럽 젊은 귀족들의 온천과 요양을 목적으로 한 의료 관광, 알프스 등산을 매개로 한 산악 관광의 목적지로서 주목 받았다. 특히 작가, 철학가, 과학자들을 그들의 목적을 위해 평화로운 스위스를 찾거나 박해에 대한 은신처로써 스위스를 택하는 일이 많았다. 이 시기부터 스위스의 호텔 산업은 급격히 발전했다. 이어 점점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호텔경영 교육 분야에 주목하게 됐고,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현재의 호텔학교들이 탄생했다. 플로렌트 론데즈는 이곳 스위스에서 호텔 현장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실무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국에 눈을 돌렸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호텔 경영에 대해 폭넓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서다. 호텔 경영에 대해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하는지 들어봤다.
- 한국 방문의 목적은? “아시아 지역에 많은 해외 관광객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수요에 비해 호텔 인력은 모자란 실정이다. 그래서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을 스위스 호텔경영대학에 데려와 공부시키고, 전 세계에 보내 학교 산업뿐 아니라 전체적인 관광 산업에 기여하고 싶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 스위스 호텔 경영 대학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나? “스위스 호텔교육의 특징은 실무중심의 실습,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 마인드 교육, 현대 호텔산업에 필요한 경영 마케팅 관리 등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에 있다. SEG에 속한 5개 대학에서는 호텔 경영의 기본 과정을 가르치고, 각 학교 별로 호텔 조리학이나 호텔 운영, 이벤트 경영, 관광 경영 등 분야별로 전문화돼 있다. 2학년 때까지는 호텔 경영에 관한 기본 과목을 교육받고 3, 4학년 때는 자신이 원하는 과정을 선택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가 짜놓은 커리큘럼에 학생을 끼워 넣으려 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 우리의 자랑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 - 실습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나? “SEG의 대표적 학교 SHMS에서의 한 학년은 5개월간의 학교 교육과 이후 진행되는 4~6개월의 유급 호텔실습으로 구성돼 있다. 1학년 학생들은 학교가 알선하는 특급호텔이나 고급레스토랑 등에서 월 300여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으면서 실습한다. 실습 교육 과정은 졸업 이수 학점에 포함되는 필수 교육과정의 일부다. 고교 졸업자를 위한 학사 과정은 총 3년 6개월로 구성되며, 6학기(3년)를 마친 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2학년까지는 1학기 이론 과정, 2학기 인턴십 과정으로 구성되며, 3학년 인턴십은 선택할 수 있다. 대학교 졸업자를 위한 전공 심화과정인 준 석사 과정은 학부 비전공자들을 위한 1년 과정으로, 이론 과정과 인턴십 과정으로 구성된다.”
- 현재 스위스 호텔경영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을 평가한다면? “한국 사람들은 영리하고 부지런해 기질이 스위스 사람들과 비슷하다. 특히 공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스위스 호텔경영대학 측에서도 한국 학생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인턴십 과정에서도 한국 학생들의 인기가 높은 게, 가르치는 대로 공부하고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 이상으로 새로운 방향을 찾아내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 학생들을 고용한 업체들의 반응도 대체로 좋고, 업체 뿐 아니라 학교 자체에서도 도서관 관리 등에 보조일꾼이 필요해 학생들을 고용할 때가 있는데 주로 한국 학생들을 많이 찾는다. 한국 남학생들은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리더십도 있다. 다만 한국 학생들이 뭉치는 연대 의식이 강한데,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언어도 영어만 열심히 익히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 호텔 시장에서 일하려면 영어는 필수고 제2외국어도 갖춰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앞으로 졸업하고 나서 전 세계 호텔 업계에 퍼져서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 모든 강의는 영어로 이뤄지지만 프랑스어나 독일어 등 제2 외국어 선택 과목을 갖췄다.” - 한국 호텔을 방문해본 소감은? “한국 방문만 벌써 6번째다. 업무상 다양한 나라를 방문해 호텔 수준을 비교해볼 수 있다. 한국 호텔은 서비스가 아주 좋고 친절하다. 그런데 외국인이 봤을 때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호텔처럼 보여서 뭔가 다양성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한국의 오래된 전통과 문화를 살린다면 사람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더 잘 각인시킬 수 있을 것 같다.” - 스위스 호텔경영대학만의 강점이 있다면?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120년 전통을 가진 학교로 전 세계 어느 호텔을 가더라도 스위스에서 교육받은 졸업생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경영에 대한 교육이 공식적인 교육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진 곳이 스위스다. 호텔교육을 대표하는 또 다른 나라로 미국을 들 수 있는데, 미국은 이론 중심이고 스위스는 실무와 이론이 50대50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현장에서 학생들을 봤을 때 실무 경험 덕분에 더 선호 받는 부분이 있다. 두 번째는 산업이 잘 돼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에선 은행 등 여러 산업기관과 호텔과 협력해 교육을 한다. 또 이외에도 개방을 많이 한다. 미국 학교엔 미국인 학생이 많은 편이지만 스위스 호텔경영대학에는 스위스 학생의 비율이 5%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전 세계 각 곳에서 배우러 온 학생들이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를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미국의 호텔경영대학들과 교류하고 있는데 한국 호텔경영대학들과의 교류 가능성은? “현재 미국 대학의 많은 학생들이 스위스 실무 교육을 경험하기 위해 1년씩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SEG 소속 학교들에 유학을 온다. 한국의 몇몇 대학들과도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경희대와는 자매결연을 맺고 지난 10년 간 교류를 해왔다. 지금은 다시 리뉴얼 과정 중이고. 진주국제대학이라든지 다른 지방에 있는 대학들도 살피고 있다.”
- 졸업생들의 취업 경로는? “매 학기 중간에 국제 취업포럼이 두 번(3월, 10월) 열리는데, 이 포럼에는 여행사, 크루즈, 항공사, 레스토랑, 리조트, 컨설팅 등 9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인사 담당자들이 학생들과 인터뷰를 해 채용한다.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캠퍼스에 와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미리 제공하는 것이다. 재학생에게는 인턴십 기회를, 졸업 예정자에게는 취업 기회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학교 자체적으로 인턴십 코디네이터가 각 학생의 인턴십 기회의 확보를 위해 학생들이 3~4회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알선한다. 교내 취업센터도 운영해 예비 졸업생들에게 다양한 취업 현황과 정보를 제공한다.” -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밟아야 할 과정은? “1년에 두 번(2월과 9월) 입학할 수 있다. SHMS 호텔경영대학 한국 대표 사무소는 매달 입학 안내 설명회를 연다. 5월 12일에는 2012년 9월 학기 입학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다. 설명회에서 스위스 호텔학교 유학 생활과 학과별 커리큘럼, 인턴십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호텔 경영에서 중요한 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과 더불어 끈기 있게 노력하는 열정이다. 호텔 관광 산업 전문가들은 2020년 경에 이 분야가 지금의 3배 정도 팽창해 있을 거라고 내다본다. 그 때에는 이 분야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