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시대정신은 소위 양극화라 표현되는 경제적 불평등, 즉 소위 1%와 99%가 대비되는 이러한 사회에 있어서 어떻게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 있다. 특히 중산층은 자꾸 무너지고 서민은 새로운 빈곤층으로 추락되는 이러한 악화구조를 어떻게 하면 경제민주화를 통해 조화롭게 이끌 것인가 하는 게 시대적 사명이다.” 중앙일보 편집부국장 겸 경제부장 출신으로 민주통합당 내 전형적인 경제통인 박병석 의원이 4월 26일 CNB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심각한 경제 양극화 문제와 관련해 “고단한 서민들의 삶과 불안전한 중산층의 삶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삶의 고통을 덜어줄 것이냐가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무소속의 4자 구도 속에서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선거를 치렀으나 54.5%(5만3671표)라는 충청권 최다 득표율과 더불어 충청권 최초로 ‘연속 4선(選)’ 기록까지 세우며 당선됐다. 그러나 박 의원은 “국민은 민주당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공천에서부터 선거 운용 등 여러 과정에서 당이 국민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며 “지도부에 지금 필요한 건 속죄뿐”이라고 야당에 우호적이던 민심을 지켜내지 못한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박 의원은 “일부 정책연대를 통해 야권 단일화 후보를 낸 것일 뿐 민주당의 정책과 색깔은 극좌에 있는 통합진보당과는 다르다”며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같은 세력으로 몰았고, 이에 민주당이 잘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등 민주당이 통합진보당과는 다른 당임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념적으론 중도층, 지역적으론 충청, 강원 등 중립적인 곳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등 중간지대를 완전히 잃었다”며 “오는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간에 있는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내가 그 역할을 주도하고 싶다, 따라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든 빼앗긴 중원을 찾아오는 것이 나의 책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내리 4선을 한 것은 물론, 54.5%라는 최고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원동력이 뭐라고 보는가? “제가 지역 주민들에게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결 같은 사람’이라는 구호는 18대 선거벽보에 이어 이번 19대 선거벽보에서도 사용해 유권자들에게 가장 크게 가 와 닿았다고 본다. 서울시 부시장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비리에 연루되거나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었다는 데서 자부심을 느낀다. 또 하나는 대전 지역에서 다른 후보들은 거의 다 이 당 저 당으로 옮겨 다녔지만 나는 한 번도 옮긴 적이 없다. 그리고 자랑 같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받을 수 있는 많은 상은 다 받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대전에서 유일하게 우수 국정감사 의원상을 18대 국회 4년 연속 받았고 헌정우수상도 대전에서 유일하게 받았다. 또한 당이 다른 대전시장, 충남도지사로부터 예산을 많이 가져왔다고 감사패를 무려 13번이나 받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는 시의원, 구의원보다 국회의원 얼굴 보기가 더 쉽다고들 한다. 1년에 200번 내지 250번씩 KTX를 탄다.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 국회의원은 4년에 한번 보는 사람이었지만 우리 지역구에서는 접하기 쉽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얘기를 하는 등 의정활동과 지역활동의 성실성이 결합됐고 이를 지역민이 인정해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 어려웠던 순간이나 일들도 적지 않았을 텐데. “제가 2000년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사직하고 고향 대전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모두가 말렸다. 지역주의가 살아있는 상황에서 충청권에서 당시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자민련이 아닌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들 했다. 물론 내 자신이 험한 자갈밭길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뜻있는 사람이 그 길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해왔다. 이러한 저의 진정성이 대전 유권자 분들에게 전달돼 충청권 최초의 연속 4선을 만들어 줬다고 생각한다.” -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민주통합당이 패했다고 지적받는데 그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서민들은 지난 4년 동안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한테 과반수 의석은 몰라도 제1야당을 주겠다는 마음이 계셨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공천에서의 실수라든가 선거 전략의 잘못이라든가 이런 것으로 해서 국민들의 뜻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최소한 제1당은 됐어야 한다고 기대했던 분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것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 중도층과 지역적으로는 충청과 강원 등 중원을 다 잃었다. 즉 이념적으론 중도층, 지역적으론 충청·강원 등 중립적인 곳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간에 있는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내가 그 역할을 주도하고 싶다. 어떤 위치에 있든 빼앗긴 중원을 찾아오는 것이 나의 책무다.”
-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에 문제점들은 없다고 생각하는가. “야권연대의 문제점보다는 국민은 민주당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공천에서부터 선거 운용 등 여러 과정에서 당이 국민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따라서 당 지도부에 지금 필요한 건 속죄뿐이다. 그리고 통합진보당과는 일부 정책연대를 통해 단일화 후보를 낸 것일 뿐 민주당의 정책과 색깔은 극좌에 있는 통합진보당과는 다르다.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같은 세력으로 몰았고, 이에 민주당이 잘 대응하지 못했다.” - 이제 18대 국회는 역사 속으로 들어가고 19대 국회가 열린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이제 국민들은 열심히만 하면 내일이 더 나아지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국민의 욕구를 어떻게 우리 민주통합당이 채워갈 수 있겠느냐가 숙제다. 다시 말해서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하고, 정권교체가 돼 민주개혁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는다면 99%를 위한 사회, 그리고 꽉 막힌 남북화해와 평화, 무너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회복 등의 사명을 완수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을 덜어줘야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 본격적인 대선레이스가 시작됐다. 박 의원께서는 최근 야권의 유력한 주자인 안철수 교수의 조기등판을 주장한 바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안철수 교수에 대해 아직 당에 입당도 하지 않은 사람을 중심에 놓고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당 안으로 들어와 정당 활동 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즉 이제 대선후보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자신의 철학과 정책을 분명히 하고 거기에 대해 검증을 받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올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의를 내려 달라. “그야말로 어떤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시대정신이 무엇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소위 경제적 양극화라 표현되는 경제적 불평등,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라고 할 수 있다. 소위 1%와 99%의 대비되는 이러한 사회에서 어떻게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 중산층은 자꾸 무너지고 서민은 새로운 빈곤층으로 추락되는 이러한 악화구조에서, 어떻게 중산층을 부추기고 그리고 서민층의 고단한 삶을 덜어줄 것인가? 요새말로 표현하면 경제민주화, 좀 더 직설적으로 비유하자면 경제적 불평등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 것인가가 이 시대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얘기하면 99% 서민들을 위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현 정부 들어 사회 각계각층의 민주화도 크게 후퇴했다고 할 수 있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있었고, 남북관계도 꽉 막혀 있다. 이런 관점에서 후퇴한 민주주의를 어떻게 정상으로 되돌리고,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총체적인 국정의 실패를 어떻게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느냐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고단한 서민들의 삶과 불안전한 중상층의 삶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삶의 고통을 덜어줄 것이냐 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 보편적 복지는 포퓰리즘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많은데?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심대하게 해치면서 복지로 갈 수는 없는 것이지만 지금 같은 사회로 계속 가면 중산층은 무너져 서민이 되고, 서민층은 무너져 신빈곤층이 된다. 중산층과 서민층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사회를 건전하게 지탱할 수 없다. 이 사회가 공정한 공동체로 가기 위해서는 무너지는 중산층을 부추겨야 하고, 서민층의 고달픈 삶의 무게를 덜어주지 않으면 절대로 이 사회가 건전하게 유지되지 못한다. 복지를 소비의 개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생산의 개념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지만 나는 생산적 개념으로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 당초 원내대표 출마설이 있었지만 국회부의장 출마로 턴을 하셨는데 뚜렷한 이유가 있는가. “사실은 선배, 동료 의원들로부터 두 가지 역할에 대해 다 출마 권유를 받았다. 지역에서도 여러 권유가 있었다. 많은 의견을 듣고 제가 대선 승리를 위해 최대한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 국회부의장이 된다면 19대 국회를 어떻게 운영하실 생각인가. “저는 국회부의장이 단순히 사회나 보고 의사봉을 두드리는 그러한 자리가 아니라 진실로 여야 간의 막힌 정국을 조정하고 타협시킬 수 있는, 협상력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저 개인으로서는 18대 국회가 시작했을 때 한미쇠고기 협상 때문에 정국이 다 막혔었다. 국회가 구성되었는데도 3개월 가까이 개원을 못했고 여야 간의 모든 대화가 막혔을 때 민주당 정책위의장이었던 제가 당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던 임태희 전 의원과 협상을 벌여 합의문을 만들어 국회를 정상화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냈으며 표류하던 국회를 정상화시킨 경험이었다. 또 바로 이어 여야 영수회담을 성사시켰던 기초합의문을 만들었다. 그러한 경험 등등으로 볼 때 앞으로도 여야의 충돌을 막고, 정치적 협상력을 발휘해 원만한 국회를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국회부의장 자리가 단순히 의사봉을 두드리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적 중재력을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제가 적합한 사람들 중 하나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지역적으로도 제가 충청에 속해 있고, 충청권에서는 대전, 충남북 통틀어 사상 최초로 연속 4선을 했고 또 대전 충남에서는 최고 득표율을 했기 때문에 제가 부족하지만 한 번 기회를 주시면 열심히 해보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 지역인 대전 서구의 당면과제나 주요 현안이 있다면? “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세종시와 과학벨트의 성공적인 추진이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을 할 것이고 또 그렇게 해왔다. 그리고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할 것이다. 우리 지역으로서는 교육, 문화, 복지, 체육 등 이러한 환경을 많이 갖추는 게 아니겠는가. 특히 교육환경 개선 사업은 앞으로 4년 동안 지역의 숙원사업을 많은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전, 충청인들의 기대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원을 보내주신 주민들께 선거운동 때와 똑같이 열심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있다. 우리 대전 서갑 주민은 물론이고 대전 시민들은 저를 오랫동안 지켜오셨다. 제가 진정성을 갖고 일하는 것인지 정말로 선거 전과 끝난 뒤가 다른 사람인지 아니면 똑같은 사람인지, 그런 것을 다 보셨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 것처럼 정말로 깨끗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지조있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서민과 어려운 약자를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제 한국 정치를 움직이는 중심에 서서 정말로 충청도가 정치의 변두리가 아니라 중심에 설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서민들을 위한 많은 정책들을 실제 관철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