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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주 건강 칼럼]4살 안된 유아에 3D 보여주면 안돼

3D와 눈 건강…특히 불편하면 안과 진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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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4호 박현준⁄ 2012.05.15 10:08:39

2010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Avatar)’의 세계적 성공 이후, 3D 영상을 TV, 컴퓨터, DVD 등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2013년부터는 디지털 TV가 전국적으로 도입되면서 보다 발전된 3D 매체와 접하는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D 영화 시청 시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또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한 느낌으로 감상이 어려웠던 분들이 적지 않다. 또한 어린이의 경우 이러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아 3D 영상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사실 3D 영상의 시청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규명된 바가 없다. 2010년부터 한, 미, 일 3국이 ‘3D 관련 휴먼팩터의 표준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축이 돼 ‘3D 영상 안전성에 관한 임상적 권고안’을 발표하는 등 관련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필자가 소속된 중앙대학교병원 안과에서도 3D 영상 시청과 관련된 눈피로 및 안과적 인자 확인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중 1차 연구로서 정상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3D 영상 시청시 눈 피로도와 연관되는 안과적 인자 규명’에 대한 실험을 시행한 바 있다. 본원에서 진행된 연구결과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눈의 기본적인 생리적 작용과 3D 영상의 원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우선 눈의 기본적인 생리 작용 3가지를 알아보자. 사물이 점점 가까워질 경우 우리 눈에서는 조절, 눈모음(수렴), 축동(동공 크기의 축소)의 3가지 작용이 일어난다. 조절이란, 수정체의 두께 변화를 통해 눈의 굴절력을 변화시켜 물체가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눈모음은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보기 위해 두 눈이 안으로 회전하는 것으로, 흔히 ‘눈 몰림 장난’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축동은 동공(검은 동자)을 작게 만들어 주변의 정보를 최소화하고, 우리가 주목하는 사물만을 확실하게 볼 수 있도록 한다. 이 세 가지 작용을 근거리 주시 복합운동이라고 하는데, 이는 주시하고자 하는 사물의 위치가 가까워질 때 물체의 상이 계속 선명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일어나는 운동이다. 그리고 우리 눈은 양안 시차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이는 두 눈의 망막에 맺히는 상이 조금씩 다르기에 생기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이렇게 약간 다른 2가지의 상을 뇌는 하나로 인식한다. 이 과정에서 입체감이 유발되는데, 바로 이 기전이 2차원 영상에서 3D 영상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즉, 인위적으로 우리의 양쪽 눈에 각기 다른 2가지 영상을 투영하면 우리의 눈과 뇌가 이 2가지 영상을 융합하면서 입체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3D 영상에서는 실생활에서와 달리 조절과 눈모음 운동 간에 불일치가 발생한다. 즉 조절운동은 우리가 보는 화면에 대해 이뤄지는데 반해 눈모음 운동은 3D 영상에서의 사물에 대해 발생하므로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통해 3D 영상의 기전과 눈 피로의 발생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다. 3D 영상에서 사물이 튀어나와 보이는 경우(그림의 빨간 공 모양), 눈의 조절 운동이 실제 화면에 대해 이뤄지는 반면 눈모음 운동은 실제 튀어나와 보이는 사물에 맞춰진다. 따라서 그림의 노란 영역만큼의 차이가 조절과 눈모음 운동 사이에 생긴다. 실제 세계에서는 이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3D 영상이 움직이는 요소가 많은 역동적(dynamic) 화면인 만큼, 이러한 차이가 계속 변화하게 되고 이로 인해 눈의 피로가 심해지는 것이다. 현재까지 3D 영상 시청과 관련된 눈의 불편감은 이러한 조절과 눈모음 사이의 불일치가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의 연구팀에서는 이러한 눈의 불편감을 안과적으로 측정 가능한 인자로 설명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30명의 피험자를 실험한 결과, 눈의 조절력과 눈모음 능력이 2D 영상 시청 후와 비교해 3D 영상 시청 후에 유의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물론 설문 조사에서도 3D 영상 시청시에 피로도가 명확히 증가했다. 즉 조절과 눈모음 운동 사이의 불일치로 인해 조절과 눈모임 능력이 점차 감소하며, 지속적인 3D 효과에 점차 인체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눈의 피로가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서 두 눈에 각기 다르게 맺힌 두 가지 상을 하나로 인식(융합)하면서 3D 입체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위나 사시와 같이 두 눈의 정렬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3D 효과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사위란 눈의 위치를 의식적으로 유지해야만 두 눈이 바르게 정렬되고 때때로 눈이 돌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사시는 눈의 위치를 수의적으로 조절할 수 없고 항상 눈이 돌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본원의 실험에서도 눈이 바깥으로 돌아가는 외사위가 있는 사람의 경우 눈의 피로도가 정상인에 비해서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눈모음 또는 융합 능력 장애가 있을 경우에도 3D 영상 시청시 눈의 피로도가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눈의 조절 능력은 노화와 함께 점차 저하되는데 이를 노안이라고 한다. 즉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 능력의 저하로 인해 근거리의 사물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IT 기기 등 다양한 근거리 영상 매체의 증가와 더불어 이런 노안의 발생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노안의 발생은 눈의 조절 능력 저하를 의미하며 3D 영상 시청 시 조절력 부족으로 인한 눈의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3D 영상 시청 시 눈의 조절력 저하와 눈의 모임 능력 및 입체감각 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눈의 피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3D 영상 시청시 다른 사람에 비해 눈의 불편감 및 피로도가 심한 경우에는 이러한 안과적 이상이 없는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안과적 이상이 있어도 증상을 호소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3D 영상 시청시 불편을 호소한다면 반드시 조기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3D 영상 시청 시 주의사항 10가지 눈 건강을 위해 3D 영상 시청 시 유의해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3D 영상 안전성에 관한 임상적 권고안’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① 3D TV를 시청하기 위한 방의 조명, 음향, 환기 등 요소는 최대한 시청시 편안한 수준으로 조절한다. ② 3D 영상은 최대한 정면에서 시청해야 하며, 좌우 20도를 넘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를 기울이거나 누워서 시청할 경우 3D 효과가 느껴지지 않으며 오히려 눈 피로만 증가시킬 수 있다. ③ 3D TV는 화면 세로길이의 2~6배 거리에서 시청하는 게 좋다. 예컨대 55인치 TV라면 1.5~3.5m가 적정 시청거리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불편이 느껴진다면 시청거리를 늘린다. ④ 3D 영상 시청시 안구 건조증, 충혈, 통증 등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1시간 시청에 5~15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 ⑤ 3D 영상 시청시 두통, 어지럼증, 구토, 불안 등이 나타나면 시청을 중단하고 이상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휴식을 취한다. 만약 입체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양상이 지속되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 ⑥ 만 4세 이하 유아의 경우 시각, 입체 감각, 뇌의 인지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3D TV 시청시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만 4세 이하의 유아에서는 3D TV를 시청하지 않는 것이 좋다. ⑦ 성인 이전의 소아, 청소년에서는 3D 콘텐츠의 빛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피로한 상태에서 과도한 시청은 자제한다. ⑧ 노안 등 조절력이 저하된 경우 무리하게 시청 거리를 좁히면 눈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⑨ 눈모임 능력, 입체 감각 등 양안 시기능 관련 능력이 저하된 경우 눈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⑩ 수면 부족, 과로 등으로 신체의 기능이 저하됐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또는 영상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경우에는 3D 시청을 자제한다. -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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