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기는 노동정책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누리당에서 좌파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치열하게 일하겠다.” 지난달 3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 참가한 이종훈 당선자(52)의 일성이다. 이 당선자는 4.11 총선에서 경기 분당갑 지역에 출마,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최저임금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과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책임전문위원, 고용노동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낸 노동전문가다. 그가 당선자대회에서 새누리당과 거리가 먼 ‘좌파’ 발언을 한 이유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좌·우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이어 경제정책, 특히 자신의 전문분야인 일자리 문제는 더 진보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일자리 및 노동정책 등을 조언했으며,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일원으로서 정책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국회의원 당선으로 원외 친박에서 원내 친박이 된 인사다. 이 당선자는 19대 국회에 진출한 야당 내 ‘박근혜 저격수’들의 공세가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합리적인 비판은 얼마든지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자신이 ‘박근혜 호위대’ 일원으로 거론되는 만큼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야당의 모략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이 당선자는 ‘유승민 사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는 이에 대해 “사단이라는 거창한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유승민 의원은 KDI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멋있는 선배”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말하는 유 의원은 의리의 사나이 스타일로 후배들이 많이 따랐고,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이 당선자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그 동안 정책전문가로서 활동하며 ‘정치만큼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없다’는 점을 수차례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입법부 일꾼의 한사람으로서 국민에 도움이 되는 정책과 법안을 만들고 신뢰의 정치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 의원으로서의 각오가 있다면? “지지해 주신 이유가 중앙정치에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고, 분당과 판교 발전에 이바지하라는 여러분의 염원임을 잘 알고 있다. 경제·일자리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새누리당 정책쇄신의 기수가 되겠다. 다음 정권이 경제를 살리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하겠다. 선거기간 중 약속드린 공약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분당과 판교 살리기에 앞장서겠다.” -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유승민 사단’으로 분류된다. 정치 입문 계기는? “사단이라는 거창한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유승민 의원은 KDI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멋있는 선배다. 그는 어떤 길이 바른 길일지, 어떻게 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효과적일지 고민했고, 또 의리의 사나이 스타일이어서 후배들이 많이 따랐다. 나 역시 배울 점이 많은 선배라 생각해왔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그 동안 정책전문가로서 활동하며 ‘정치만큼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없다’는 점을 수차례 느꼈기 때문이다. 입법부 일꾼의 한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정책과 법안을 만들고 신뢰의 정치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치에 뛰어 들었다.” - 지역민을 위해 내놓은 대표적인 공약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은? “대표 공약이었던 판교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가 인하와 노후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건축·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법안 개정이 시급하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공약실천의 근간이 되는 관련법 개정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백지화 위기에 있는 분당-수서 고속화도로 지하차도 사업의 원안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그리고 지식-재능 나눔운동과 100명의 정책멘토단 활동 역시 제 핵심 공약으로, 분과별·분기별 계획을 짜고 있다.” - 지역구 활동과 관련해 ‘지식나눔 공동체’를 구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분당과 판교 안에 있는 인적자원이 서로 지식과 재능을 나누어 상생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이야기이다. 분당처럼 인구가 밀집되고 다양한 직업군이 사는 곳에서는 서로가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예컨대, 30~40대는 20대의 취업준비 멘토가 되고, 20대는 30~40대의 자녀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또한 은퇴자들 중에 일본어를 잘하는 분은 일본어를 가르쳐 주고 우리나라 역사에 해박한 분은 역사 및 문화재 지식을 가르쳐 줄 경우, 이 두 가지 지식이 결합돼 훌륭한 ‘일본인 상대의 문화관광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에 의한 학생들의 진로 교육,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 대한 국내외 MBA 출신들의 멘토 교육 등의 네트워크도 체계적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또 이미 형성돼 있는 종교단체의 나눔 운동, 분당엄마따라잡기와 같은 커뮤니티, The Voice와 같은 지역 내 학생신문 기자단 등과 교류해 수요자들의 니즈에 맞는 지식나눔 운동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당선자대회에서 ‘새누리당 내 좌파가 되겠다’는 인사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첫째, 저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이다. 더 많은 국민들에게 복지 혜택을 주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좌·우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경제정책, 특히 제 전문분야인 일자리 문제는 더 진보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원하는 방향으로 직접 느끼실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의미였다. 둘째, 앞으로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추진, 일자리 및 복지 대책을 강화해 현 정부보다 더 개혁적인 방향에서 정책쇄신을 해야만 한다.”
- 경제민주화를 관철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경제민주화의 정의를 내린다면? “일부 대기업이나 상위계층에 부와 기회가 편중되는 것을 막고 분배를 개선해 공정한 경제질서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대-중소 기업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 또한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해 동네상권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자리·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해서 더 많은 경제주체들이 좋은 일자리를 갖고 노동소득의 분배 몫을 높이는 것이다. 그 핵심에 비정규직 문제가 있다. 공공부문과 대기업에서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사람경제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첫째, 성장동력을 토건하드웨어를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해서 경제를 일으키자는 것이다.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요소는 과학기술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또 우리나라 대부분의 취업자는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임금과 생산성을 높이는 유일한 길은 교육이다. 둘째, 성장의 과실이 사람에게 돌아가는 분배의 선순환을 이루자는 것이다. 일자리 대책, 복지 대책이 서로 연계되고 뉴 스타트가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 문제에 관한한 이명박 정권은 정말 할말없어. 비정규직이 큰 문제 되는데 어떻게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늘릴 수 있나? 박근혜 위원장 도와 일자리가 따뜻한 나라 만들겠다” - 일하는 사람의 행복을 강조했는데? 〃대학원(서울대 경제학과) 동기 중에서 나 혼자 노동경제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이유는 일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사람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 취업 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취업해서는 장기 근로시간에 시달리고 특근을 해야 겨우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그러면서도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해하고 노후 걱정에 마음이 편할 날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복지를 확충하고 고용안정성을 확보해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 - 새누리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서 노동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동이라고 하면 굉장히 강한 좌파 이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노동문제야말로 우리 보통 사람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이고, 우리 경제의 토대(근간)가 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보수 정당이 앞장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제안한 개혁적 노동 분야 정책을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흡수한 것과 같이 앞으로도 당에서 노동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 민주통합당은 한국노총 등과 손을 잡고 4월 총선을 치렀다. 새누리당이 노동 세력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표를 바라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을 뿐 아니라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관계 설정이다. 진정성이 우선이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어떤 정책으로, 어떤 가슴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중에는 아직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과 경제정책을 평가한다면?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다. 일단 복수노조-노조전임자 문제는 원칙적으로 맞지만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했다고 본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현 정부는 한 마디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났는데 이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또 비정규직법이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지적이 있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쌍용차 등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둘러 싼 갈등조정도 공권력에만 의존했지, 사후대책이 극히 미흡했다. 경제정책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넘긴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토목경제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고, 대기업 중심 정책을 펼쳐 중소기업과 내수를 위축시켜서 양극화가 심화됐다.” - 국회 상임위로 환경노동위를 희망했다고 알려졌는데. 만약 배정받게 되면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지. “일자리 관련 지표를 보면 대한민국은 아직도 후진국이다. 기획재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여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장시간 근로 1위, 임시직근로자비율 5위, 자영업자비중 4위로 나쁜 것은 상위권이고, 청년고용률 29위, 여성경제활동참가율 30위, 서비스업생산성 31위, 보건복지고용비중 32위로 좋은 것은 모두 하위권이다. 이러한 후진적인 고용 관련 지표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 교육·노동 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 위원장을 도와 정책을 만들었다. 곁에서 본 박 위원장은? “첫째, 내가 아는 한, 박 위원장을 직접 만난 사람은 다 그를 좋아한다. 진정성이 느껴지고 겸손한 성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이 모든 것에 우선하고, 사심이 앞서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둘째, 따뜻한 사람이다. 복지, 노동 정책에 관한 한 절대 보수가 아니다. 따뜻한 자본주의는 2007년 경선 때부터 박 위원장의 철학이었다. 셋째, 위기에 강하다. 한나라당 천막당사에서 치룬 17대 총선, 당명을 바꿔야할 만큼 위기에 처했던 이번 19대 총선, 이 큰 2번의 위기를 박 위원장의 리더십으로 극복했지 않은가?” - 야당에는 19대에 ‘박근혜 저격수’들이 많이 입성했다. 반면 여당은 이를 방어할만한 전사들이 전무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이종훈 당선자가 ‘박근혜 호위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합리적인 비판은 여당과 박근혜 위원장에게 약이 될 거라 생각한다. 쓴 소리 중 도움이 될 만 한 것은 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모략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당선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다. 국민이 바라는 것, 국민을 위한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전문성에 기반을 둔 대안제시’라고 생각한다.” - ‘경제 진보, 안보 보수’를 주장했는데 안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안보는 누구보다도 보수라고 자평한다.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한 현 정부의 대응은 무력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개혁, 개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원칙에 입각한 일관된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 19대 국회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입법과 예산이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따라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법을 만들고, 꼭 필요한 곳에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양극화 해소, 경제민주화 등의 과제는 법제도나 돈으로만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득권을 포기하는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의식과 행태가 바뀌어야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갈 수 있다. 이것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내는 정치적 리더십에 기여하고 싶다.” 이종훈 당선자 프로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학사, 석사) 미국 코넬대 노사관계대학원 노동경제학과(경제학 박사)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