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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으로 돌아가 외계인과 한판”

영화 ‘맨 인 블랙 3’의 윌 스미스, 조쉬 브롤린, 베리 소넨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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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5호 김금영⁄ 2012.05.21 11:14:21

등장부터 유쾌했다.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 우렁찬 환호성이 들리더니 등장해서는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기 바쁘다. 통역자가 말려도 소용없다. 오히려 그들이 시키는 성대모사에 휘둘려 땀을 뻘뻘 흘린다. 영화 ‘맨 인 블랙 3’ 홍보차 내한한 배우 윌 스미스와 조쉬 브롤린, 베리 소넨필드 감독은 이렇게 사람들을 휘어잡았다. 1997년 등장한 ‘맨 인 블랙’ 시리즈는 지구에 불법 거주하는 외계인을 감시하고 이민 오는 외계인을 관리-감독하며 지구의 평화를 지켜온 미 연방 일급 비밀기관 MIB(Men In Black) 요원 케이(토미 리 존스)와 제이(윌 스미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2002년에 2편이 개봉됐고 10년이 흐른 2012년 이제 3편으로 돌아왔다. 1편과 2편에서 호흡을 맞춘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가 계속 활약하는 가운데, 이번엔 케이의 20대 시절 역으로 조쉬 브롤린이 새롭게 합류했다. 3편에서는 우주의 비밀을 숨겨오던 케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그를 찾기 위해 제이가 1969년 과거로 여행을 떠나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3편의 특징은 뭔지를 왁자지껄한 그들의 목소리로 들어봤다. - 한국에 온 소감은? 소넨필드 감독 “사랑합니다, 한국(이상 한국어로). 한국 음식을 즐기면서 아쟁 연주를 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이렇게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윌 스미스 “안녕하세요. 안녕. 안녕(이상 한국어). 쿨한 사람들은 ‘안녕’이라고 한다고 들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두 번째 방문인데 한국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아내, 딸과 함께 왔는데 지금 밖에서 서울을 즐기고 있다.” 조쉬 브롤린 “아시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엄청 기대를 하고 왔다. 서울로 들어오는 길에 다리에서 분수 쇼를 봤는데 정말 멋졌다.”

- 15년 동안 제이 역을 연기해 애착이 남다를 것 같다. 3편에서는 1969년으로 과거 여행을 떠나는데 실제 과거로 돌아간다면 뭘 가지고 오고 싶은가? 윌 스미스 “‘맨 인 블랙’은 내 첫 3부작 영화로, 4년 만에 다시 촬영하니 고향에 돌아가서 가족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었다. 1969년에 난 1살이었는데 그 때는 미국 음악의 최고 전성기였던 것 같다. 그래서 지미 헨드릭스를 모셔오고 싶다.” - 1편에서 2편까지 5년, 2편에서 3편까지 10년이 걸렸다. 4편은 언제 나올 예정인가? 감독 “3편을 기획할 때 새로운 영화가 아니면 만들지 않으려고 해서 오래 걸렸다. 4편은 한 20년 쯤 걸릴 것이다(일동 웃음). 그때쯤 되면 윌 스미스는 63세, 토미 리 존스는 142세쯤이다. 3편에서는 케이의 과거로 돌아가는데 4편에서는 제이의 과거로 돌아가서 윌 스미스의 아들 제이든을 캐스팅해서 진행해도 재밌을 것 같다(일동 웃음).” - 젊은 시절의 케이를 연기했는데 토미 리 존스의 반응은 어땠나? 조쉬 브롤린 “젊은 시절 케이를 연기하면서 거의 무아지경에 빠져 살았다. 토미 리 존스는 내 연기를 보고 무표정으로 딱 한 마디 했다. “음흠…(일동 웃음).” 맞지 않아 아주 다행이라 생각한다(일동 웃음). 내 연기에 대해 좋게 평가했다고 기자를 통해 들었다. 나를 어떤 젊은 배우가 연기하면 이상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감사하다.” - 레이디 가가가 외계인으로 깜짝 출연한다. 실제로 제일 외계인 같은 사람은 누구인가? 윌 스미스 “딸이랑 이야기했는데 원더걸스가 외계인 같다. 아내와 딸이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좋아해서 원더걸스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조쉬 브롤린 “주변에 있는 모든 이가 외계인처럼 느껴진다. ‘맨 인 블랙’ 작품도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외계인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 착안한 것처럼 말이다.” 감독 “아마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미국의 직전 부통령 딕 체이니가 최근 심장수술을 받았는데 난 그 분이 외계인 아닌가 생각한다(극보수적인 체이니에 대한 야유).” - ‘맨 인 블랙’ 3편이 1, 2편과 달라진 점은? 감독 “1편은 영화의 콘셉트와 캐릭터 제이와 케이를 소개했다. 2편은 강아지 캐릭터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넣는 등 코미디적 요소를 강조했다. 3편은 관객들이 좀 더 캐릭터 사이의 관계를 기대하는 것 같아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 윌 스미스와 조쉬 브롤린 사이의 관계에 무게를 실었다. 그 밖에 더 많은 액션과 외계인들이 들어갔다. 3편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설정은 윌 스미스가 2편을 찍을 당시 제안했다. 1969년은 인류가 지구를 떠나서 달이라는 곳에 착륙한 매우 중요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데 그 비결이 궁금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전 세계 월드 프리미어를 처음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윌 스미스 “나는 건전지를 많이 먹는다(일동 웃음). 애들은 절대로 집에서 따라하지 말아 달라(일동 웃음). 10년 전 영화 홍보 때문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매우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급성장 중인 영화 시장 중 하나가 한국이고, 월드 프리미어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해 선정했다.”

- 박찬욱 감독 작 ‘올드보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에 출연하는데 박 감독의 첫인상은? 조쉬 브롤린 “올해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친절한 금자씨’ 등 여러 작품에 감동을 받았다. 지금 두렵고 긴장된 마음으로 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뿐 아니라 역대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매우 유명한 사람으로 아는데 겸손해서 놀랐다.” - 영화 시장에서 현재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 영화 또는 감독이 있는가? 아시아 영화 시장에 대한 생각은? 윌 스미스 “일단 박찬욱 감독이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최근에 감독을 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촬영 기술이 다른 아시아 영화와 차별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 “3편은 ‘맨 인 블랙’ 시리즈의 첫 3D 작품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최고의 3D 작품이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특히 3D가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걸로 아는데 꼭 와서 보길 바란다.” 조쉬 브롤린 “봉준호 감독 역시 해외에서 유명한 감독이 아닌가 싶다. 봉 감독의 ‘괴물’에 나오는 괴물이 물론 외계인은 아니지만 우리 작품 속 외계인과 유사했던 것 같다. 창의적인 요소를 잘 반영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소넨필드와 스미스, 브롤린은 인터뷰 내내 쾌활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호감을 줬다. 이들의 환상적인 호흡은 영화 ‘맨 인 블랙3’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리뷰] 인간관계에 주목해 감동 임팩트 강한 외계인의 부재는 아쉬워 10년 만에 돌아온 ‘맨 인 블랙3’은 더욱 화려하게 중무장했다. 3D 기술이 접목돼 영상은 생동감이 넘쳤으며 10년이 지나도 전혀 안 늙은 것 같은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의 환상적인 연기 콤비도 여전했다. 여기에 노안(?)을 자랑하며 토미 리 존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조쉬 브롤린의 합세도 신선하다. 1, 2편이 MIB 요원 케이(토미 리 존스)와 제이(윌 스미스)가 지구에 숨어 사는 외계인들을 관리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면, 3편에서는 케이와 제이의 관계에 보다 포커스를 맞춘다. 변함없이 불량 외계인들을 소탕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제이는 케이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무언가 감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 그러던 중 과거에 케이에게 한 쪽 팔목이 잘리고 달 교도소에 수감된 외계인 보리스가 복수를 꿈꾸며 탈출하고, 하루아침에 케이가 사라져 버려 지구는 외계인들의 침공 위협을 받는다. 제이는 과거의 케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하고, 케이가 보리스를 체포하던 1969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1969년 과거로 돌아가다 보니 3D 영상 자체가 화려해진다. 여기에 복고풍 배경과 외계인이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외계인 전문 디자이너 릭 베이커는 60년대 공상과학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애벌레 외계인, 물고기 외계인, 커다란 두뇌를 가진 외계인 등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또 흑인을 차별하던 당시의 사회적 배경도 거침없이 등장하는데 이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기억을 지우는 장치 뉴럴라이저의 초기 버전, 특이한 외형의 자동차 모노사이클도 눈길을 끈다. 이런 배경뿐 아니라 현재는 무뚝뚝하고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케이의 다정하고 위트 있는 20대 시절 모습, MIB 여성 요원 오와의 로맨스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가장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건 케이와 제이의 새로운 관계 구축이다. 과거의 케이를 만난 제이는 그와 호흡을 맞추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케이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과거의 케이를 만나 너무 좋은 나머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며 마냥 웃는 제이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또 제이와 케이의 인연이 1969년부터 시작됐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처음엔 이 사실이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땐 따뜻한 감성을 자극한다. 화려한 액션에 따뜻한 감성이 적절히 조화됐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케이와 제이와 적대하는 외계인 보리스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3편에 유독 많은 외계인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메인급이랄 수 있는 외계인의 존재감은 당연히 부각됐어야 한다. 그러나 연신 손에서 가시 같은 물질을 쏘아대며 공격하는 것 말고는 특별히 임팩트를 주지 않는다. 차라리 잠깐 외계인으로 깜짝 출연한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더 기억에 남는다. 2편에 등장한 강아지 외계인은 특유의 귀여움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보리스는 3편에서 바로 잊힐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케이와 제이의 새로운 모습은 큰 수확이다. 소넨필드 감독은 4편이 20년쯤 뒤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졌는데 그래도 4편을 기다려본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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