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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문화 칼럼]프랑스, 미술관 지원 기업에 “파격 혜택”

‘공인 미술관’에는 작품 구입·운영비에 세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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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0호 박현준⁄ 2012.06.25 11:12:43

지난 호에 이어 각 국의 미술관 지원 제도를 알아본다. 라. 프랑스 지난 600여 년 동안 철저하게 중앙집권적 입장을 취한 프랑스는 관료주의와 타성으로 인해 미술관의 효율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문화예술 중심 국가라는 자존심에 상처가 나자 과감히 정책을 전환해 민간 부문으로 눈을 돌렸다. 프랑스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문화예술 재원의 99%를 공공부문에서 조달했지만 이후 미술관·박물관의 법인화를 추진했고 2003년부터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메세나 법을 시행하면서 프랑스의 옛 영광을 찾고자 여념이 없다. 프랑스는 1972년 프랑스 문화부에 박물관 국을 두어 전국의 미술관, 박물관, 고문서 보관서, 도서관을 관장하도록 했다. 하지만 1997년부터 정부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자율권이 강화된 국가관할서비스 도입되거나 법인 형태의 자율성을 지닌 공공기관으로 변화가 시작됐다. 공공 기관으로서의 미술관은 법률상 법인격을 지니며 역할과 권한이 법률에 명시돼 있고 재정 운영은 정부의 감독을 받지만 자율적으로 독자적인 예산 집행이 가능하다. 공공 기관인 루브르 미술관은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운영위원회를 두고 있다. 운영위원장은 문화부가 추천하고 정부가 임명하는 관장이 겸임하며, 운영위는 3인의 정부 측 인사, 1인의 국립박물관 연합대표, 7인의 국립미술관 관련 전문가, 3인의 학예원 대표, 3인의 직원 대표로 구성된다. 하지만 정부 측 인사 3인으로 인해 자율성 침해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한다. 이와 함께 2002년부터 미술관 공인 제도를 도입-시행해 커다란 정책적 전환을 시도했다. 미술관으로 공인받으면 소장품 구입과 운영에 있어서 정부의 지원과 세제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소장품의 공개와 소유권 이전 등에 있어서 정부의 통제를 받는 시스템으로 공공성이 훼손되는 일은 없다. 특히 2003년 ‘메세나와 재단 그리고 협회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150여 개 기업이 참여한 아드미칼(ADMICAL; 프랑스 기업메세나 협의회)이 발족했고 이를 통해 문화-예술을 위한 기부금이 급증했다. 법안 통과 후 2002년에 3억4000유로(약 5100억 원)였던 기업의 문화예술기부금이 2008년 약 10억 유로(약 1조 5000억 원)로 약 3배 증가했다.

이 법률에 의하면 프랑스에선 개인이 공익 단체나 종교 단체에 기부할 경우 기부 금액의 66%까지 세액을 공제해주며 과세 소득의 20%를 넘을 수 없다. 또 특정 자선 단체에 대한 기부는 510유로까지는 75%의 세액 공제를, 그리고 그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과세 소득의 20~66%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법인 즉 기업의 경우 문화-예술에 지원한 금액에 대해 매출액의 0.5% 한도 내에서 60%를 세액 공제받을 수 있다. 가히 파격적인 세금 감면제도다. 이와 함께 프랑스 메세나 법은 기업이 미술품을 구입해 국가기관에 기증하거나 또는 국공립 미술관이 구입하는 미술품에 비용을 지원하면 해당 금액의 90%까지를 세액 공제 받는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문화예술 기부금에 대해 손금산입 이외에 기부금의 10%를 추가로 세액공제해주는 한편 문화예술 관련 비영리 법인에 대한 지방세를 현행 세율 0.2%에서 0.1%로 인하했다. 또한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기업의 교육훈련비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20%, 대기업 10%의 지출금 세액 공제, 문화 접대비 손금산입 한도 확대 등의 혜택을 담고 있다. 이 제도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한 예는 2007년 니콜라 푸생의 ‘이집트로의 비상’을 각계의 기부금으로 구입한 것이다. 그간 소장했던 개인 소장가가 경매에 내놓으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외로 팔려 나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루브르가 나서 기업들에게 작품 구입을 위한 모금을 요청했고 이에 생명보험사 AXA, 석유화학회사 토탈 등 20여 기업이 참여해 1700만 유로를 모아 작품을 구입했다. 이에 따라 이 작품은 처음 전시됐던 리옹미술관에 남게 됐다. - 정준모 한국미술산업발전협의회 실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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