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코를 단지 냄새를 맡는 감각기관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사람의 코는 얼굴 가운데 위치해 온도와 습도의 중심을 잡아주는 등 건강에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코의 입구가 좁아서 육안으로 직접 콧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코 안은 예상보다 넓고 복잡한 구조로 돼 있으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많은 기능적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코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알아보자. 코의 뼈와 연골 코 내부를 들여다보면 코는 텅 비어 있는 게 아니라 복잡한 구조와 미로를 가지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동굴탐사 같은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이 찬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 넓은 광장이 나오고 또 탐사하기 어려운 미로 같은 곳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코 안을 여행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코의 구조는 크게 외부 구조와 내부 구조로 나눌 수 있다. 얼굴에 드러나 있는 코의 바깥 부분을 말하는 코의 외부 구조는 크게 3가지로, 골격, 연결 조직, 연부 조직으로 돼 있다. 골격은 코의 형태를 유지하는 조직은 뼈와 연골로 구성돼 있으며 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위쪽 3분의 1은 뼈, 아래쪽 3분의 2는 연골로 이뤄져 있다. 코 연골은 주로 외측연골과 비익연골로 구성되며 중앙에는 비중격연골이 존재해 주위 조직과 연결돼 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의 뼈와 연골의 상호작용으로 코의 형태가 결정된다. 연결 조직은 골격 구조를 이루는 뼈와 연골 사이를 연결해 주는 조직을 말하며, 인대와 작은 조각 연골로 이뤄져 코의 형태를 유지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연부 조직은 코의 골격을 덮고 있는 조직으로 피부와 피부 밑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코의 피부는 특징적으로 코가 시작하는 지점의 피부가 가장 두껍고 콧등으로 내려오면서 얇아졌다가 코끝에서는 다시 두꺼워진다.
비전정(코안뜰) 비중격 코의 내부 구조는 크게 비강과 부비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코의 중앙을 이루는 비중격이라는 벽이 코의 내부를 양쪽으로 나눈다. 먼저 코 안 앞부분 약 1cm 부위는 콧방울의 안쪽 공간으로 코안뜰 혹은 비전정이라 부른다. 코안뜰은 콧구멍보다 공간이 아주 넓어 코로 들어온 공기는 속도가 줄어 잠시 머물면서 비전정 천장을 따라 한 바퀴 돌게 된다. 이때 공기는 점막으로부터 습기와 온기를 얻어 폐가 좋아하는 상태로 변한다. 코안뜰은 피부로 덮여 있고 주변에는 코털이 무성하게 나 있어 공기 중에 섞인 불순물을 일차적으로 걸러낸다. 코 안쪽 한가운데는 물렁뼈와 딱딱한 뼈로 만들어진 칸막이가 있다. 이를 비중격이라 하며 앞부분은 물렁뼈, 안으로 들어갈수록 단단한 뼈로 돼 있으며, 비강을 유지하고 코끝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비중격 앞쪽 아랫부분에는 혈관이 풍부한 점막이 있는데 코로 흐르는 동맥이 모여 온도조절을 하는 곳이다. 여기를 ‘키젤바흐 부위’라 하는데 코피가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비강, 부비동, 비갑개 비강은 콧구멍 입구에서부터 비인강까지의 공간을 말하며, 부비동은 비강에서 연결된 4종류의 큰 동굴을 말한다. 가운데의 비중격 옆에는 좌우 양쪽 벽에 3쌍의 라디에이터 같은 구조물이 있는데 이를 비갑개라고 한다. 이들을 상, 중, 하 비갑개로 구분하며 비갑개의 아래 공간을 각각 상, 중, 하 비도라고 한다. 특히 하비갑개는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만약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이 구조물이 커져서 코막힘이 발생하면 하비갑개의 부분적 절개를 시행하기도 한다. 비갑개의 점막에는 모세혈관이 많이 분포하며 흡입된 공기가 4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에 비강을 거치면서 폐로 들어가게 되는 역할을 한다. 코점막의 상피에는 섬모가 깔려 있고 이 섬모의 운동으로 콧속의 이물이나 분비되는 점액들이 모두 인두로 운반된다. 하루에 분비되는 이 점액의 양은 1000cc가량 되며 알레르기나 감기가 생기면 훨씬 많은 양의 수분이 분비된다. ‘콧속 동굴’로 들어서면 갑자기 넓은 광장 나오고 이 광장에서 외부 공기는 살살 돌면서 털로 먼지 걸러지고 피의 온도로 온도-습도 적당하게 맞춰져 코의 기능 코는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우선 코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숨을 쉬는 것이다. 숨을 쉬지 않으면 우리가 살아갈 수 없는 만큼 비염이나 축농증 때문에 코가 막히는 경우 이비인후과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코의 두 번째 기능은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공기는 폐에 도달하기 전에 코를 통과하는데 이때 온도와 습도가 높여진다. 인체의 적당한 습도는 55~60% 정도인데 건조한 계절에는 코의 점막에서 많은 양의 수분을 배출해 습도를 맞춰준다. 코가 막히면서 입으로 숨을 쉬면 공기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해 기관지와 폐는 항상 차고 메마른 환경에 노출돼 폐 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다음으로 코의 기능에는 공기 정화 기능도 있다. 공기가 코로 들어올 때 비강 입구의 코털과 비갑개는 폐 속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코의 다른 중요한 역할은 냄새를 맡는 것도 있다. 콧속 천장 부분에 있는 신경 상피에 후각 세포가 분포해 콧속으로 들어온 공기 중의 냄새를 맡는다. 마지막으로 코는 목소리를 만드는 데도 관여한다. 우리가 보통 ‘콧소리’라고 부르는 것은 성대를 진동시켜 발생한 소리가 목구멍, 입안, 콧속을 통해 나오는 것으로 이때 코는 개인에 따라 특유한 음색을 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코는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서 코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의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코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 김현직·김경수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