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의 입시가 창의성을 기르는 데 미진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이 2013년 공예·디자인과 신입생 전형부터 기초디자인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전형안을 마련해 관심을 사고 있다.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미래의 예술인을 기르기 위한 개혁안이다. 성신여대 미대 이재선 학장은 “학생들이 잠재력과 상관없이 입시 위주의 기능적 교육을 받고 있어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힘들었습니다. 암기할 수 없는 소묘 능력과 조형, 창의력을 평가하기 위해 그리는 능력을 평가하려고 합니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재선 학장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서울 지역 미술대학 중에서 상위에 속하는 성신여대 역시 다른 대학들의 변화 움직임과 보조를 함께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의도를 전했다. ‘실기 위주의 창의력을 중시하는 방침’에 대해 이 학장은 “사교육 중심의 미술대학 입시 관행에 제동을 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기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중고교에서 미술 교육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않는 현실에서 대안으로 활용되던 입시 미술학원의 제도를 평가절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것이 각 대학들의 공통된 입장이라는 것이다. 성신여대의 이번 입시제도 변경은 전체 미대의 모든 학과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예·디자인학과가 우선적으로 제도를 변경하고, 이후 반응과 결과를 종합해 모든 학과가 균형을 유지하려는 계획이다. 2013 학년도부터 ‘기초디자인’ ‘사고의 전환’ 중 택일해 실기시험 이 학장은 “미래 예술가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너무 테크닉으로 치중했던 것 같아요. 우리의 변화가 진정으로 미술 교육의 본질을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라며 “교과부와 다른 대학들, 그리고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의식이 함께 변화돼야 입시미술의 오래된 관행과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신여대 공예과와 산업디자인의 입학 지원자는 2013년도부터 ‘기초디자인’ ‘사고의 전환’ 중 하나를 선택해 실기 시험을 치러야 한다. 전형요소 반영 비율은 수시의 경우 수능 4개 지정 영역 중 2개 영역이 각각 5등급 이내 또는 1개 영역이 4등급 이내일 경우 1개 영역은 6등급 이내인 자로, 평가는 실기만 100%를 반영한다. 정시의 경우 가 군은 수능 50%를 반영하고, 나 군은 수능 60%, 실기 40%를 반영한다. 다음은 새로운 전형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 신설되는 ‘기초디자인’ 실기고사는 어떤 방식으로 치러지나요? “‘기초디자인’ 실기고사를 도입한 이유는 사고력과 함께 창의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주제 해석 능력이 미흡하고, 출제 의도와 상관없이 암기로 배운 획일화된 그림을 그리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초디자인을 도입했으며, 소묘 능력, 조형 능력, 창의력을 각각 다른 화지에 표현해 종합평가 할 계획입니다. 총 5시간의 시험 시간과 화지 4절 3장으로 진행되는 평가 방법은 화지 3장을 따로 채점하여 전산으로 합산해 순위를 정할 계획입니다. 기존 입시 유형에서는 소묘, 조형, 창의력을 한 장으로 평가해 변별력에 한계가 있었으나 3장으로 나눠 분별력을 높이고자 한 것입니다.” - 기초디자인 실기고사 평가의 주안점은? “3장의 화지를 통해 소묘 능력, 조형 능력, 창의력을 각각 평가합니다. 화지 1은 묘사력이 우수한 그림에 높은 점수를 배점하며, 화지 2는 조형 능력이 우수한 그림에 높은 점수를 배점합니다. 화지 3은 아이디어 발상 능력이 우수한 그림에 높은 점수를 줄 계획입니다.” - 평가 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작품, 반대로 감점 요인의 되는 작품이 있다면? “주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그림은, 테크닉적으로 조금 부족해도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주제와 상관없이 암기에 의한 그림은 잘 그렸다 할지라도 하위 등급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암기에 의한 그림 그리기를 배제하자는 것이지요.” - 2013학년도 성신여대 공예과, 산업디자인과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틀에 박힌 조형이나 발상 능력이 아니라 본인 고유의 조형 감각 및 아이디어 발상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습하기 바랍니다. 특정 사물이나 주제에 대해 본인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성신여자대학교 공예과는 주얼리 디자인, 제품 도자 디자인, 텍스타일 디자인을 세부 전공으로 두고 있다.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을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며, 조형의 원리를 통해 고유한 전통미를 현대적 디자인 흐름에 접목시킨다. 새로운 기법을 개발-활용해 현대 공예와 생활제품 디자인에 대한 미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교육의 주안점을 둔다. 또한 산업디자인과는 리빙스페이스 디자인 전공, 시각미디어 디자인 전공, 시각정보 디자인 전공, 인터랙션/프로덕트 디자인 전공을 세부 전공으로 하고 있다. 2학년 때 전공을 분리해 여성 디자이너로서 필요한 리더십과 인성 중심의 교육을 기본으로 실무형 여성인재 양성을 학과의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융합형 디자인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돼 융합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