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이 개봉 이전부터 화제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등을 선보인 최동훈 감독이 3년 만에 그의 주특기인 내면 심리를 파고드는 추리극을 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윤석, 이정재, 김수현, 김해숙, 오달수 등 화려한 배우들이 한꺼번에 출연한다.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눈길을 끌지만 하지만 유독 주목받는 그녀들이 있으니 김혜수와 전지현이다. 이름만 들어도 섹시한 이들이 한 영화에 동시에 출연해 펼치는 매력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동훈과 그녀들 김혜수는 2006년 이미 ‘타짜’에서 최동훈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타짜’ 이전에 2004년 ‘얼굴 없는 미녀’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기는 했으나 스크린에서 특별한 흥행을 거두지 못했던 김혜수는 ‘타짜’로 흥행도, 연기력도 인정받으며 충무로의 여신으로 떠올랐다. ‘타짜’는 전국 관객 685만 명을 기록하면서 2007년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김혜수는 2006년 청룡영화상과 이천 춘사대상영화제, 2007년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타짜’에서 도박의 세계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정 마담’으로 활약한 김혜수는 영화에서 고혹적인 섹시함을 드러냈다. 김혜수는 ‘타짜’를 마치고 나서 “최동훈 감독과 앞으로 작업할 배우들이 부럽다”고 했고, 최 감독은 “김혜수는 카리스마 있고 허튼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는 배우”라며 서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들의 찰떡 호흡이 이뤄진다. 전지현은 김혜수에 이어 최동훈 감독의 새로운 그녀다. ‘범죄의 재구성’에서 염정아, ‘전우치’에서 임수정, ‘타짜’에서 김혜수 등 여배우들을 유독 빛나게 만들었던 최동훈 감독은 이번에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다시 발굴했다. 전지현은 2001년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스크린 스타로 떠올랐다. ‘엽기적인 그녀’는 전국 관객 488만을 동원했으며 2001년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위에 올랐고, 전지현은 이 영화로 2002년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자인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독특한 소재와 인기에 힘입어 홍콩,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되기도 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청순하면서도 상큼 발랄한 매력을 보여준 전지현은 그대로 승승장구하는 듯 했으나 뒤이어 선보인 ‘4인용 식탁’과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데이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등은 모두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2009년 이후에는 해외 진출을 위해 홍콩 영화 ‘블러드’ 중국 영화 ‘설화와 비밀의 부채’ 등에 출연했다. 스크린과 방송에서 꾸준히 활발하게 활동해온 김혜수와 달리 전지현을 국내에서 거의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찾아온 만큼 그녀에게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감독은 전지현에 대해 “마릴린 먼로처럼 즐거운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도둑들’에서 전지현의 그런 매력이 어떻게 표현될지 주목된다.
섹시한 금고털이 vs 줄타기 전문 ‘도둑들’에서 김혜수는 손에 걸리는 것은 무엇이든 따는 미모의 금고털이 펩시를 연기한다. 도둑질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모토를 가진 그녀는 겉으로 보기엔 도도하고 차가워 보이지만 언제라도 도둑질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첫 등장 장면부터 김혜수는 섹시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감옥에서 출소하는 날 자신을 데리러 온 전지현이 “나를 아느냐”고 묻자 “내가 널 어떻게 아니” 하고 시크하게 내뱉는 말은 앞으로 벌어질 그녀들의 기 싸움을 예고한다. 다만 ‘도둑들’에서 나오는 펩시의 모습은 ‘타짜’의 정 마담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점이 있다. 차갑고 도도하면서 섹시한 매력에다가 짧은 머리까지. 정 마담이 도박을 그만두고 이제는 금고를 터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수가 이 영화에서 빛을 발하는 건 섹시함이 깃든 연기가 그녀의 주특기이자 가장 매력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볼륨감 넘치는 몸매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영화 후반부에 들어설수록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펩시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초췌한 옷을 입어도 섹시해 보이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김혜수가 ‘차도녀’ 같은 섹시함을 보여준다면 전지현은 보다 역동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범죄가 부르면 언제든지 “예~” 하고 달려가는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로 분한다. 자신의 돈을 내고는 절대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프로페셔널한 신념을 지닌 그녀는 동지애보다는 현찰, 팀워크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쿨한 마인드의 소유자다. 그래서 펩시와 달리 영화가 끝날 때까지 속내를 종잡을 수 없는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다. 줄타기 전문도둑인 만큼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주로 입고 등장하는데 S라인 몸매의 ‘갑’으로 꼽히는 전지현의 몸매가 영화 내내 시종일관 드러나 남성 관객들에겐 환호를, 여성 관객들에겐 질투를 불러일으킨다. 김혜수보다 몸매 노출 장면이 더 많고 기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극 중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내가 원래 나이 많은 여자랑 잘 지낸다”고 말할 때 김혜수의 얼굴 표정이 구겨지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 전지현 또한 엽기적으로 춤추고 푼수끼 넘치는 예니콜의 모습에서 ‘엽기적인 그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말. 말. 말 전지현 “바스트 사이즈가…” 김혜수 “미모보고 대결마음 접어” 영화 개봉 이전부터 김혜수와 전지현의 매력들이 더욱 기대되는 건 그녀들의 여러 말 때문이다. 6월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전지현은 “‘도둑들’에서 비주얼을 맡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는데 김혜수가 이에 폭소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날 최동훈 감독은 “김혜수와 전지현이 만약 싸우면 어떻게 중재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7월 진행된 ‘도둑들’ 언론 시사회에서는 서로에 대한 평가도 거침없이 이어졌다. 미모 대결 질문에 대해 김혜수는 “솔직히 미모 대결이라니 민망하다. 대결하지 않았다. 전지현의 미모를 보고 대결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정말 사랑스러운 배우”라며 “배우들마다 가진 연기의 색깔이 다르고, 화면에 최대한 각자의 캐릭터가 빛을 발하는 게 영화 자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에 전지현은 “미모 대결이 부끄러울 정도로 내가 까마득한 후배다. 영화에서 연기가 겹치는 부분이 없었고 각자 색을 발하는 부분을 존중했다”면서 “바스트 사이즈만 봐도 알지만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능청스레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전지현의 발언은 당일 인터넷 검색어 순위권에 오르는 등 이 두 여배우의 만남에 쏠리는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입증했다. 섹시 매력 대결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도둑들’ 메인 포스터에서부터 나란히 서서 ‘미친 섹시함’을 발하는 김혜수와 전지현의 매력 대결은 7월 25일부터 영화관에서 펼쳐진다. - 김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