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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권 건강 칼럼]열실신·열피로…‘폭염병’ 안 걸리려면?

너무 더우면 심박수 증가하면서 온갖 문제…잠자기 좋은 온도는 27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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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7호 박현준⁄ 2012.08.13 13:07:47

최근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 낮이면 더위에 지쳐서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밤에는 더위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건강한 사람들도 지내기 힘들지만 산업현장 또는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나, 야외활동이 많은 군인, 운동선수들도 더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최근 밤에는 열대야가, 낮에는 폭염이 사람을 쉽게 지치게 만든다. 냉방시설이 잘 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실내외 기온의 급격한 변동으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또 여름철 음식은 상하기가 쉽고 세균이 번식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복통이나 설사 등 장염도 자주 일어난다. 강한 자외선으로 피부가 약해지고 야외 생활 탓에 손상이 많아지기도 한다. 몇 가지 대표적인 여름철 질병에 대한 예방책을 알아보자. 폭염 시 신체의 변화 ■ 1차적 생리적 변화 피부혈관의 확장작용으로 체열방출을 늘리기 위해 순환혈액량이 많아지고 피부온도는 올라가 피부혈관이 확장된다. 또는 피부온도 34.5도부터 땀이 나기 시작하고 근육이완, 호흡증가, 체표면적 증가 등의 신체변화가 일어난다. ■ 2차적 생리적 변화 -심혈관 장애 : 피부혈관의 확장으로 혈류량이 증가되고 내장의 혈관은 상대적으로 수축된다. 이런 결과로 맥박이 빨라지고 심혈관 계통의 장애가 일어난다. -수분과 염분부족 : 땀이 심해지면 수분과 염분이 방출되고 탈진상태가 일어난다. -신장장애 : 신장의 혈관은 수축되어 혈류량이 감소되고 세뇨관 장애가 일어나 항이뇨호르몬(ADH)의 분비량이 증가해 소변의 배설량이 감소한다. -위장장애 : 위장관 계통의 혈류량 감소로 인한 소화기능의 감소, 식욕감소, 변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신경계 장애 : 뇌혈류량의 부족으로 산소부족 및 대뇌피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이 결과로 단순한 권태나 피로(Lassitude)에서 무의식 상태까지 온다. 고온 관련 질환 여름철이면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증상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피로감, 짜증, 무기력, 집중력장애, 식욕부진 등의 여러 증상이 나타나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작업장에서는 산업재해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은 만성병의 초기증상일 수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그런 경우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과로와 더위로 인한 신체리듬의 부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휴식, 특히 수면은 기온과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일수록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기온이 오를수록 잠자는 동안 심박수가 증가하고 몸 움직임이 잦아지며 잠의 깊이가 감소한다. 따라서 잠을 자고도 통 잔 것 같지 않고 원기 회복이 안 되는 수면상태가 계속되다 보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략 섭씨 27도의 실내온도가 잠자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로 알려져 있으므로 여름철의 실내 온도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수면이 부족하면 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열실신(Heat Syncope) ㉮ 발생원인 고열 환경에 노출될 때 혈관장해가 일어나 정맥혈이 말초혈관에 축적돼 혈액순환이 잘 안됨에 따라 저혈압, 뇌의 산소부족으로 실신하거나 현기증이 나고 급성신체적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수분이나 염분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어난다. ㉯ 주요 증상 가벼운 증상의 경우, 고온 환경에서 일할 때 머리가 아프다거나, 한두 차례 어지럽다는 것을 느끼며 이러한 증상은 자세를 바꾸거나 오래 서 있을 때나 무리한 작업을 할 때 주로 일어난다. ㉰ 응급조치 서늘한 곳에 작업자를 눕히고 수분 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의료팀을 부른다. 의식은 2~3분 이내에 회복하는 것이 보통이다. 고온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혈압, 맥박수, 자각증상 등이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 1~2시간이 걸린다. 회복 후 환자는 창백하고 불안감을 느끼지만, 안심시키면 혼자 있기를 원하거나 잠을 잔다. ■ 열경련(Heat Cramp) ㉮ 발생원인 고온 환경에서 심한 육체적 노동이나 운동을 함으로써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열경련 요인은 심한 육체적 노동, 고온 환경과 땀의 양이다. 고온적응 여부도 중요 요인의 하나로 고온의 환경을 떠나 2~3일 쉬고 다시 되돌아올 때 열경련이 많이 발생한다. ㉯ 주요증상 임상증상으로는 근육에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며, 심할 때에는 2~3분 동안 지속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많이 사용하는 피로한 근육, 즉 팔 다리의 사지근육, 복근, 배근(등쪽 근육), 수지(손가락)의 굴근에 많이 일어난다. ㉰ 응급조치 -0.1% 식염수를 마시게 한다(물 1리터에 소금 한 티스푼 정도) -경련이 일어난 근육을 마사지해준다. ■ 열피로(Heat Exhaustion) ㉮ 발생원인 좀 심하게 더위를 먹는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온에서 장시간 힘든 일을 하거나 심한 운동으로 땀을 다량 흘렸을 때 흔히 나타나는 게 열피로다. 대개 어지럽고, 기운이 없고,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을 느낀다. 이는 땀으로 나간 수분과 염분이 제때 보충되지 않아 일어나는 증세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쉽게 회복된다. 예방하려면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자주 물을 먹는 것이 좋은데 맹물은 좋지 않으며 또 염분섭취를 한다고 소금가루를 통째로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위 이온 음료도 좋은 보충제이다. ㉯ 주요 증상 대개 어지럽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두통, 변비 또는 설사는 비교적 흔히 나타나며 실신하는 일도 있다. ㉰ 응급조치 환자를 서늘한 장소에 옮겨 열을 식힌 후 0.1% 식염수를 공급한다(물 1리터에 소금 한 티스푼 정도). 심한 경우에는 의사에게 진단을 받도록 한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릴 때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소위 이온음료를 마셔도 좋다. ■ 열사병(Heat Stroke) ㉮ 발생원인 열피로와 달리 아주 심각한 질병이 열사병이다.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기능 중추가 마비되어 체온이 위험할 정도로 상승해서 의식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하므로, 병원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증상이다. 대개 고온에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한 훈련을 하는 군인들이나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이나 환자들에서 생기기 쉽다. ㉯ 주요 증상 열피로와 달리 증세가 심각하다. 주증상은 중추 신경장애이며 현기증, 오심, 구토, 두통, 발한 정지에 의한 피부건조, 허탈, 혼수상태, 헛소리 등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인다. ㉰ 응급조치 지체 없이 입원해야 하며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다음의 응급처치를 한다.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겨 열을 식힌다. -환자의 옷을 시원한 물로 흠뻑 적시고 몸을 선풍기 등으로 시원하게 해준다. ■ 땀띠(Heat Rash) ㉮ 발생원인 고열과 습도로 땀을 많이 흘릴 때 땀샘의 개구부가 막혀 땀샘에 염증이 발생되는 상태다. 고온, 다습하고 통풍이 잘되지 않는 환경에서 작업할 때 많이 발생한다. ㉯ 주요 증상 처음에는 약간 홍반성 피부에 조그만 붉은 구진이 무수하게 나타난다. 대개는 곧이어 맑거나 우윳빛 액체가 찬 수포로 변하고 주의에는 홍륜이 생긴다.

탈수현상 땐 전해질 용액 먹여야 이온음료는 수분보충에만 도움될 뿐 여름철에는 한두 번 설사증세를 겪는 경우가 많다. 흔히 식중독이라 일컫는 것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으로, 세균에 오염된 음식 속의 독소를 섭취함으로써 심한 복통과 설사가 나타나는 증세다. 잠복기가 짧아 오염된 음식을 먹고 난 뒤 6시간 내에 발병하며 하루 이틀 지나면 회복되기 시작한다. 손의 상처에 포도상 구균이 잘 자라므로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해서는 안 된다. 여름철 장염의 발생원인은 다양하다. 바이러스 감염, 대장균, 살모넬라 같은 세균이나 기생충에 의한 감염, 알레르기, 식품에 대한 반응 등이 있다. 설사 증세가 있을 때 흔히 일반인이 잘 못 대처하는 것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설사를 멈추는 것이 최고라면서 설사 멈춤 약을 함부로 먹어 증세만 오래가게 하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설사 때는 속을 비워야 한다며 물조차 먹지 않고 굶어 버리는 경우다.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는 자연히 멎을 때가 많거니와 다른 원인으로 인한 설사에도 공통적인 치료는 몸의 수분과 전해질이 지나치게 빠져나가서 문제가 되는 탈수현상을 막는 것이다. 즉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사제를 먹고 증세만 오래 끄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는 마치 개수대 구멍이 막혀 오물이 못 빠져나가 더 큰일이 나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탈수현상은 설사의 가장 큰 해로서 어른보다도 몸집이 작은 어린이와 젖먹이들이 특히 위험하다. 이런 애들은 조금만 설사를 오래해도 빠져나간 물이 전체 몸 수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므로 즉각 적절한 처치를 해줘야한다. 보통 설사를 하면 과일 주스 같은 것을 많이 마시는데 설사를 더 심하게 하므로 피한다. 또 맹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못 된다. 이는 설사 때 빠져나가는 것이 물만이 아니고 우리 몸에 필수인 전해질, 특히 나트륨과 칼륨이 함께 소실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집에서 전해질 용액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전해질 용액은 물 1 리터에 소금 반 찻술, 소다 반 찻술, 설탕 2큰술 정도를 섞어 만든다. 성분을 잘못 섞어 오히려 심한 전해질 이상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시판되는 이온 음료는 흘린 땀을 보충할 수는 있어도 설사로 빠져나가는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사실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여름철 장염 예방을 위해서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은 청결한 음식물 보관과 손 씻기다. 냉동된 육류를 조리하기 전에 실온에 방치해 녹이지 말고 미리 하루 전쯤 냉장실로 옮겨 녹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장염 감염 경로는 오염된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므로 자주 손을 씻는 것만큼 장염 예방에 중요한 것도 없다. ‘워커홀릭’ 벗어나야 여름이 편안 잘 자고 잘 쉬는 ‘폭염시 건강 유지법’ - 숙면을 위한 조언 : 에어컨을 틀고 수면을 취하기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시원한 물로 목욕을 한 후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들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 일상생활 : 무더운 시기에는 중요한 업무 이외에는 가급적 스케줄을 줄이는 게 좋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규칙적이고 여유 있게 생활하는 것이 정신과 신체 건강에 좋다. - 에어컨 :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냉방에의 노출시간을 줄이고 실내외의 온도 차이를 섭씨 5~8도 내외로 유지한다. 한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건강을 위해 좋다. - 개인건강 관리 ▲고령층은 신체의 체온중추신경이 잘 조절되지 않아 신체가 무더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므로 직사광선 등 더위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수분을 평소보다 충분히 섭취한다. ▲당뇨 등 지병이 있는 환자는 혈당조절 등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에어컨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면 외부와의 온도 차이로 각종 질병이 오기 쉬우므로 실내외 온도차를 섭씨 5~8도 내외로 유지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며 평소 수면습관을 유지한다. ▲한낮 무더위 때 등산, 운동 등을 피한다. ▲운동은 무더위를 피해 1시간 내외, 낮은 강도로 한다. ▲아침식사를 꼭 하며 비타민이 많은 과일을 자주 먹는다. ▲과로를 피하고 과도한 음주를 피한다. ▲흡연은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키고 여름철 감기를 더 잘 걸리게 하는 주범이므로 금연을 실천한다. - 이정권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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