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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민주통합당 설훈 의원(3선, 부천 원미을)

“박근혜, 유신을 적극 옹호한 퍼스트레이디로 대통령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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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1호 심원섭⁄ 2012.09.10 13:12:23

“피고인 설훈이 배석판사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묻겠다.” 지난 9월6일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두 번째 질문자로 나선 민주통합당 설훈 의원이 김황식 국무총리를 답변자로 불러내면서 이 같이 말해 주위에서는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설 의원의 다음 발언에서 의아심이 풀렸다. 작심한 듯 자신의 개인사를 털어놓은 설 의원은 1977년 5월 ‘유신헌법철폐시위를 위한 구국선언문’ 유인물을 제작·배포,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재직 중이었던 김 총리는 ‘피고인 설훈’ 재판의 배석판사였던 것이다. 이처럼 법정에서 판사와 피고인으로 만났던 김 총리와 설 의원이 35년 만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얼굴을 맞댄 것이다. 설 의원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유신과 관련해 “법치주의와 국민의 기본권,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짓밟는 초법적 발상”이라며 “참혹한 역사를 만든 유신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김 총리에게 강하게 주문했다. 설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 발언 등으로 역사관 논란이 대선 핫이슈로 급부상하는 가운데서 강공을 날린 것이다. 이에 김 총리는 “당시에는 실정법을 존중했어야 했다”면서도 “민주화를 위해 고통 받은 분들에게는 저를 포함해 사법부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수차례 드렸다”고 자세를 낮췄다. 설 의원은 계속해서 “박근혜 후보는 ‘유신의 퍼스트레이디’로서 국민의 정신을 개조하는 데 앞장서고 유신체제를 대중적으로 확대하는 데 앞장서왔다”며 “법치주의와 국민의 기본권,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짓밟는 유신체제를 적극 옹호하고 전파했던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고 작심한 듯 몰아붙였다. 설 의원은 “이런 사람이 헌법을 수호하고, 올바른 국가관, 역사관을 가지고 국가를 통치해야 할 지도자의 자리에 올라도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러한 반민주적 세력이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행사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설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번지고 있는 ‘묻지마식 아동 범죄’와 관련해 “아동 관련 범죄가 지난 2007년 비해 139%나 급증했고 묻지마식 범죄는 5년 사이 41% 증가했다”고 전제하고 “그 원인은 실패한 정부의 실패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묻지마식 범죄는 범죄의 문제로만 접근해 감시체계를 강화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은둔자가 범인일 확률이 높은 각종 흉악범죄는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안정망 구축 등이 수반돼야 하는 사회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설 의원은 8월24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구태정치가 범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국정 책임이 있는 한 사람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에 살인사건까지 야당 흠집 내기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1953년 경남 창원에서 독립유공자 설철수 선생의 3남으로 태어났으며, 이후 온갖 협박과 회유, 유혹에도 당당하게 맞서온 민주인사로 정평이 나 있다. 마산고등학교 학생회장을 거쳐 고려대 사학과에 입학해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제적당하고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되어 2년 넘게 옥고를 치렀다. 그리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공범자로 조작되어 7년형을 선고받는 등 양심범 전과 4범으로 도합 5년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이후 민주화운동연합(민청련)의 창립 등으로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가 김대중 총재의 비서 등을 거쳐 15대 국회에 여의도에 입성해 16대 국회까지 연속으로 당선됐으나 17~18대 국회를 건너뛰고 이번 4·11 총선에서 당선되어 8년 만에 재입성 했다. 다음은 민주통합당 설훈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8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와 3개월가량 흘렀는데 소감을 말해 달라. “세 번째로 국회의원을 하고 있지만 초선이라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8년간의 공백이 염려되기도 했지만 선배-동료 의원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처음 기획재정위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가계부채, 물가 등 시급을 요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3개월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했다.” - 16대 국회 이후 정치권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텐데…. “우선 외형적으로 제2 의원회관이 건립이 돼 16대 국회에 비해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16대까지만 해도 본회의장에 노트북을 가지고 들어간다는 것은 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상상도 못했는데 이제는 각 의원 자리마다 컴퓨터가 버젓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여성의원들이 많이 늘어났고, 얼굴이 낯선 정치신인들도 많아 새롭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은 분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해서 더 활기찬 것 같다. 특히 올해는 국가대사인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여서 촉박한 정치 일정에 적응하려고 열심히 뛰고 있다.” - 특히 어떤 점이 많이 달라졌다고 실감하고 있는가. “세월이 흐른 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다. 과거 권위적이고 딱딱했던 모습에 비해 많이 자유분방해졌다. 의원 스스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SNS로 대표되는 쌍방향-수평적 관계가 정치권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 특히 처음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새로운 얼굴들이 많아져 중진이라는 부담을 갖고 있다.” - 19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먼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그 이유는? “지난 15대, 16대 8년 동안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해 왔기에 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가의 미래는 교육에 있다는 신념에 지금도 변함이 없다. 최근 언론보도와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일부 사립대학에서 학교에 대한 기부금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관리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법인 또는 개인이 기부한 목적과 달리 집행하는 사례가 적발되어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다. 현행법을 보면 제28조 제6항에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도록 나와 있는데 특히 기부금의 경우에는 교비회계에 속한다는 규정이 없어서 학교법인의 임의에 따라 법인회계나 교비회계로 운영을 해왔다. 그래서 기부금의 경우 교비회계의 수입으로 하도록 하여 법인회계로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사립재단의 투명성 등 매우 중요한 문제라서 이 법안을 첫 번째 법안으로 발의하게 되었다.”

-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7월 9일에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법안이 회부되었고, 8월 23일에 상정되었다. 현재 상임위 논의 과정에 있는데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좀 더 발전적이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법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민주당 등 야당의 전유물이었던 반값등록금 문제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들고 나와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에서까지 이를 요구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박근혜 후보가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반값등록금은 이미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웠던 대표적인 공약이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의 바람과 달리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박 후보도 마찬가지로 선거 때 표를 의식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적인 사고에 기인한 행동이라면 참으로 곤란하다. 박 후보는 ‘대학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낮추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약속드릴 수 있다.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거짓말하는 후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반값등록금 문제는 국가의 장래와 대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정책이라 생각한다. 박근혜 후보가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당장 반값등록금 협상에 나서야 한다.” - 민주당 반값등록금 안과 차이점이 있다면…. “민주당의 반값등록금은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통해서 교부금 형태로 대학에 지원해 등록금 액수를 반으로 줄이는 방안인데 반해 새누리당의 반값등록금은 국가 장학금을 소득 수준과 연계해 지급하여 등록금의 부담을 반으로 줄이는 것으로서 사실상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반값등록금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이다.” - 15~16대 국회 8년 동안 교육위를 거친 교육통으로 정평이 나 있었는데 기재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개이다. 그동안 교육위에 있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많은 정책적 대안을 마련했지만 항상 어려운 부분이 바로 예산 문제였다. 그래서 기획재정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가의 전체적인 예산 시스템을 톺아보고, 예산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지 공부하고 싶었다. 또한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가계부채 문제 등 파탄에 빠진 서민경제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 하는 문제의식과 함께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마련이 시급했다. 이러한 연유로 기획재정위원회를 선택하게 되었다.” - 올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라며 747 공약을 내세웠다. 7%의 성장, 4만 불의 국민소득, 세계 7대강국이라는 모토아래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상황은 암울하다. 국민의 삶이 너무 어렵고 불안하다. 중산층이 붕괴하고, 빈곤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높은 자살률과 생계형 범죄, 묻지마 폭력 등 이런 사회적 문제는 바로 불평등한 경제구조에서 파생된 문제이다. 1%의 특권층이 99%를 독식하는 이런 사회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지난 참여정부 때보다 현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국민의 삶이 훨씬 더 피폐해졌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으로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이 되었다. 대기업과 재벌이 독식하고 있는 경제력 집중 현상을 개선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날 수 있고, 보편적 복지도 달성할 수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복지국가를 말할 수 없다. 당연히 올해 대선은 우리나라가 경제민주화를 통해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복지국가로 가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 경제민주화 역시 민주당 등 야당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뒤늦게 새누리당 경선 때부터 박 후보가 들고 나왔다. 그 논리에 대해 찬성하는가. “박근혜 후보는 2007년 대선에 줄푸세 공약을 내세웠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의미로 감세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사실상 이명박 정부 임기동안 이뤄진 감세에 보조를 맞춰왔다. 비록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줄푸세에 대해 분명한 포기 입장을 밝히고,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보편적 증세’인지 ‘부자증세’인지 확실하게 입장을 밝혀야만 박 후보의 진정성과 논리가 담보될 수 있다. 따라서 과연 박 후보가 말하는 경제민주화가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경제민주화인지 의문이다.” - 야당 일각에서는 사이비 경제민주화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결코 증세 없이 복지지출은 불가능하며, 증세를 안 하고 복지를 늘린다는 것은 포퓰리즘이고 대국민 사기다.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줄푸세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한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사이비 경제민주화라고 할 수 있다.” - 민주당의 논리와 어떤 점이 다른가. 구체적으로 명시해 달라.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대기업의 순환출자와 총액출자제한이 이미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대로 두고 신규로 더 이상 못하게 금지하겠다는 방안인데 이것은 사실상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 반면 민주당은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도입, 부당내부거래 및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강화, 담합 등 중대범죄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를 추진키로 했다. 이런 실질적인 변화만이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인 소수의 경제독점을 해체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오늘(9월6일) 대정부질문에서 ‘묻지마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지적했는데…. “아동 관련 범죄가 지난 2007년보다 139%나 급증했고 ‘묻지마식’ 범죄는 5년 사이 41% 증가했다. 실패한 정부의 실패한 정책 때문이다. 은둔자가 범인일 확률이 높은 각종 흉악범죄는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안정망 구축 등이 수반돼야 하는 사회문제다. 묻지마식 범죄는 범죄의 문제로만 접근해 감시체계를 강화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지난8월 24일 ‘민주당의 구태정치가 범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국정 책임이 있는 한 사람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에 살인사건까지 야당 흠집내기에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부천 지역의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부천의 미래는 교육에 있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제가 제시했던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 지역 공동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교육, 폭력이 없는 학교에 대한 교육 등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서울 외곽도로 지하도로화, 지하철 7호선 비용 문제와 같은 여러 의제들이 산적해 있다. 궁극적으로 긴 안목을 갖고 부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열린 TFT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 문제들은 모두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국민의 세금을 통해 이루어야 하는 사업이므로 그 효과와 우선순위에 대한 부천 시민들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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