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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준 건강 칼럼]기름진 추석음식에서 기름 쏙 빼려면

전자레인지로 데우고, 국은 냉장고에서 식혀 기름 걷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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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3호 박현준⁄ 2012.09.24 13:19:44

먹을 것이 풍부하고 마음도 넉넉해지는 명절이다. 하지만 평소에 잘 만나지 못하던 일가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들뜬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아이들과 달리, 어른들은 장거리 운전이나 평소 두 세배의 강도 높은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져 연휴가 지난 뒤 흐트러진 생활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며칠, 길게는 일주일 정도가 소요되는 경우가 있다. 탈 없이 건강하게, 명절 연휴를 보내는 방법을 살펴보자. 식중독 등 위장관 질환: 규칙적인 식사시간, 음식은 냉장보관 가장 흔히 발생하는 건강 문제는 과음, 과식, 불규칙한 식사시간으로 인한 위장관 질환이다. 장시간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인스턴트식품이나 휴게소에서 간단한 스낵으로 식사를 대신한 뒤에 밤늦게 과식하기 쉽다. 또 차례를 지낸 후 늦은 아침을 먹고 점심, 저녁 식사 시간 또한 늦어지게 되어 기능성 위장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한 뒤 실온에 방치할 경우 세균에 오염되거나 상할 위험이 있고, 이러한 음식을 먹게 되면 식중독이나 급성 위장관염이 생길 위험이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평상시와 비슷한 시간에 식사할 수 있도록 도시락을 준비해 떠나거나, 밤늦게 저녁식사를 하지 않도록 식사시간을 조절하고, 조리된 음식일지라도 가능하면 냉장 보관을 하도록 주의한다. 만성질환자: 칼로리 낮춘 건강식, 본인의 절제력 중요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진료실에서는 평소에 조절을 잘 하던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분들이 혈당이나 혈압 조절이 안 된 상태로 오시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명절 동안 평소에 규칙적으로 하던 운동을 못하는 것도 원인이 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원인은 역시 명절 동안 각종 전, 갈비찜, 고기류, 튀김, 견과류 등의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과식하기 때문이다. 평소 식이요법을 철저히 잘 해오던 분들도 하루 종일 전을 부치는 고소한 기름 냄새를 맡다보면 평소의 절제력이 무너지는 경우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칼로리 제한을 해야 하는 만성질환 환자가 있거나 체중조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 가정에서는 명절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칼로리를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기를 준비할 때 눈에 보이는 기름 부위를 가능한 한 전부 제거한다. 또한 등심, 갈비, 삼겹살 등에서 기름이 많은 부위를 피하고 살코기를 이용해 요리를 하는 것이 좋다. 전을 부칠 때는 가능하면 식용유를 적게 사용하기 위해 잘 달라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이용하고, 키친타월 등을 이용해서 기름기를 충분히 닦아내는 것이 좋다. 데울 때에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는 대신 전자레인지 등을 이용해야 칼로리가 더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닭고기의 경우 지방이 많은 껍질을 벗긴 뒤에 조리하는 것이 좋고, 고지혈증이 있는 분은 오징어, 새우, 굴 등을 가능하면 먹지 않아야 한다. 탕국 등은 미리 끓여서 차가운 곳에 식힌 뒤 기름을 충분히 걷어낸 뒤에 먹도록 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식의 고소한 맛과 기름기 자르르한 모양보다는, 칼로리를 낮춘 건강식으로 준비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출 것을 권한다.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의 이런 노력도 중요하지만 평소처럼 절제심을 잃지 않고, 적당히 배가 부를 때 수저를 놓는 본인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근골격계 질환: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으로 예방 명절 연휴 뒤에 많이 생기는 문제는 역시 과도한 가사노동이나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요통, 관절통, 어깨 통증 등의 근골격계 질환이다. 장거리 운전일 경우 운전자의 자세가 중요하다. 허리가 편안히 이완될 수 있도록 등받이 쿠션 등을 사용하고 운전석 끝까지 충분히 엉덩이를 밀어 넣고 앉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엉덩이를 빼고 구부정한 자세로 운전하는 것은 특히 요통환자에게 절대 금물이다. 차량 정체로 서있게 되면 그 틈을 이용하여 팔이나 목의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장거리 운전 후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잠자기 전에 핫팩이나 얼음찜질 등을 이용해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종일 음식준비와 설거지 등의 강도 높은 가사노동을 갑자기 할 경우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틈틈이 팔, 목, 허리, 다리 등의 스트레칭 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주부습진: 면장갑과 고무장갑 사용하고 충분히 건조 과도한 물 일로 평소 예민한 피부를 가진 여성의 경우 주부습진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물이나 세제를 직접 만지지 않도록 면장갑과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하는 것이 좋고, 물을 만진 뒤에는 수건으로 잘 닦아서 충분히 건조시켜 준다. 명절은 분명 가족이 화합(和合)하고 맛있는 것이 풍성한 즐거운 날임에 틀림없지만, 평소 생활리듬이 무너지기 쉬워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올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명절 후에 겪는 건강상의 여러 가지 후유증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는 식사시간을 평소와 같이 규칙적으로 지키고, 폭식하지 않도록 절제력을 잘 발휘해야 하며, 무엇보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할 것을 강조하고 싶다. 짜증나는 추석증후군, 두 가지만 하면 줄어든다 명절이 되면 주부들은 수많은 음식 준비로 눈코 뜰 새가 없다. 그것도 익숙한 자기 집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댁에 가서 시부모님의 눈치를 보아가며 차례 음식들을 준비하는 것이라 쉬울 리가 없다. 게다가 차례를 겨우 모시고 나면 이후 찾아드는 친지와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상을 차리고 치우기를 반복해야 하고, 수많은 설거지도 해결하는 중노동 상황이 계속된다. 반면 남편은 차려진 음식을 먹거나 손님들과 시간을 보내며 전혀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기 일쑤. 결국 이 집에 나 혼자만이 외톨이고 일꾼이구나 하는 생각에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명절은 우리 민족의 삶과 얼이 스며들어 있는 소중한 전통이자 문화이다. 그런데 이렇게 여성들에게는 괴로운 스트레스가 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여성들만이 명절 증후군을 겪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도 나름대로의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고 한다. 고향에 가기 위해 도로 위에서 하루 종일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하는 괴로움과 힘들어하는 아내를 바라보면서도 집안 눈치 때문에 도와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겹친다. 그래서 부부싸움의 빌미가 생기면 남성에게도 명절이 과히 반갑지 않은 애물단지가 되고 마는 것이다. 또한 요즘에는 처가의 입김이 세어지면서 반대로 처가에서의 명절을 괴로워하는 남편들도 생기고 있다. 그럼 우리의 명절을 어떻게 보내야 즐거울 수 있을까? 사실 명절 증후군을 자세히 살펴보면 편하지 않은 사람과 장소, 그리고 사고방식에 적응하기 위한 스트레스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주 만나지 않아 서먹한 시댁 식구들, 항상 불편한 눈길을 보내는 시어머니를 대하면서 일을 하는 것이 힘든 것이다. 또한 남편이 평소와는 달리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에 동화(同化)되어 얄미운 행동을 하는 것 역시 화가 난다. 가장 많이 호소하는 명절 증후군 증상이 짜증, 두통, 가슴 답답함, 우울 등인 것을 보면 사실 일 자체가 힘들다기보다는 심리적인 고통이 더 심한 것이 분명하다. 결국 주부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과 가족들의 도움이 명절 증후군 퇴치에 무척 중요하다. 그럼 명절 증후군을 이기기 위한 몇 가지 법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물론 이 법칙들은 주부뿐 아니라 모든 가족들이 명심해야 하는 수칙이다. 지친 아내와 잠깐산책-대화시간 가지면… ① 명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즐기려고 애쓴다. 명절은 피한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이왕 오는 것은 즐겁게 긍정적으로 맞이하자. 명절을 통해 가족 간의 우의를 생각해보고 껄끄러운 관계는 해결하도록 노력해보자. ② 가사노동을 분담하고, 가부장적 분위기를 완화시키려 노력한다. 이것은 남편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남편은 아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가사분담에 대해 부모님을 설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내가 힘들고 결국 부부 사이가 좋지 않으면 어떻게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인가? ③ 주위 사람들과의 편안한 대화를 통해 일로 쌓인 피로를 푼다. 결국 시댁이나 친지들과의 화목한 관계가 명절 증후군의 특효약이다. 함께 일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로 긴장을 풀고 일의 지겨움도 날려버리자. ④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함께하는 가벼운 외출도 도움이 된다. 과도한 일을 지속하면 몸에 이상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일. 어느 정도 일을 했으면 잠시 몸을 펴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적절하게 몸에 휴식을 줘야 한다. 또한 하루 종일 손님만 접대하는 명절에서 벗어나 차례를 마친 후 식구들끼리 가벼운 영화관람, 노래방 등으로 외출을 하는 것도 즐거운 명절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⑤ 저녁때에는 부부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일하다보면 작은 오해가 생기거나 대인관계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 부부 사이의 대화를 통해 오늘 힘들었던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위로,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이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명절이라고 누구 하나의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즐겁고 행복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 양윤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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