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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 주목 작가]이선우, 리얼리티로 그려낸 현대 한국화

풍경의 의미를 '삶의 흔적'에서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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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2호 왕진오⁄ 2012.11.26 10:33:22

상징적 여백의 표현으로 이선우 화백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영역을 지니고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초기 도시풍경을 화면으로 끌고 들어와 수묵으로 실험하던 시기에서 최근 도시를 탈출해 고향의 이미지와 선과 면 그리고 여백에 대한 조형적 심미적 탐구기에 다다랐다. 평소 여행을 다니며 풍경 속에서 사색하고, 걸러진 명상적 이미지를 시처럼 그리고 싶다고 말하는 작가에게 있어 여백은 이미 그림의 목적이자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명상의 영역, 즉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림이라는 게 색이 걸리면 학습적인 이미지로 비춰집니다. 여백의 이미지는 제 그림을 위한 모티브일 뿐이죠. 여백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상 풍경 속에서 사라져가는 삶의 흔적과 이미지 조각들을 채집하듯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재현과 조합의 과정을 통해 시간 속에 잊혀진 삶의 이야기들을 복원해가며 자신의 실존적 모습을 상상하는 그림들을 11월 21일부터 27일까지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그림손에 펼쳐놓았다. 이선우 화백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시간과 계절의 보이지 않는 공간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명상적인 이미지로 관객에게 어필하려고 한다. 자신이 그려낸 풍경속 공간을 사람들이 우리 동네라고 하는데, 그것은 착각이라는 말도 전한다. "그림 속 기억의 흔적을 본 것입니다. 그림 자체는 공간을 끌고 가면서 그런 모티브를 채집한 것이죠. 나만의 유토피아 같은 공간은 환상의 공간이 아니고 삶속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입니다"

이선우 화백이 말하듯 그의 그림에는 어디서 본 듯한 느낌, 고향 또는 여행에서 본 느낌이 강하게 드리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스승으로서 이선우 화백은 "우리 미술이 정말 잘못된 것 같다. 기법만을 전수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리는 목적을 알려주고 싶다"는 말도 꺼냈다. 최근의 예비 화가들이 물질이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거기서 자기 것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지만 곧 회귀할 때가 됐다고 힘을 주었다. 이제 정신문화가 꽃을 피우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선우 화백은 "죽어도 자빠지지 않는다"며 수묵으로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다. 또한 사유구조는 변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동양화는 그림을 접근하는 방법이 서양화와는 반대라는 것이다. 동양에서 바라보는 것은 결코 외형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원하는 추상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걸 맞춰주기에는 수묵 같은 재료가 오히려 합리적이고, 사람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붓이 발전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그냥 멍해지는 것. 시간이 멈추는 듯, 자기를 잃어버린 듯, 일상 쳇바퀴에서 잠시 영상을 본다는 느낌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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