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가지고 있는 마력, 그 모호한 정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린의 도예전이 통인화랑에서 12일부터 2013년 1월 8일까지 열린다. 미국유학 후 수년간 독자적인 노력에 의해 형태와 제작기법 및 새로운 유약의 사용법을 고안해 낸 그는 액체 형태로 쓰는 일반적인 유약사용방식을 탈피하여 고체형태로 만들어 전혀 새로운 표면효과를 보여준다.
그릇 등의 생활자기로서의 효용성보다는 유약과 형태가 만들어내는 특이한 표면효과와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도조의 개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점에서 그의 평판작업들은 도예라기 보단 새로운 개념의 회화세계가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평판화에는 인위적이면서도 인간의 지적인 조작이나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꿔 말해 불의 조화가 만들어낸 신비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다. 그 신비적인 요소가 우리를 매료시킨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또 다른 형태의 조형적인 세계와의 만남에 우리의 미적 감수성이 흔들리게 된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