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관계가 없을 사람들에게 진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과연 그들은 자신의 속 깊은 이야기들을 꺼내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 프로젝트인 ‘도시의 섬-관계자 출입금지’가 스페이스윌링앤딜에서 28일부터 2013년 1월 20까지 열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재학 중인 박성호 작가의 영상 실험 프로젝트로 타인에게 쉽게 꺼내 보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당당히 그 존재를 드러낼 수 있도록 나와 함께 살고 있지만 아직은 직접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비밀을 말하는 실험이 진행된다. 이 실험에서는 타인이 실제 옆에 존재한다고 해도 그와의 관계가 전혀 형성되지 않을 공간이 만들어지고 그 곳에서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비밀을 공유하지만 그 익명성은 철저히 보장 받게 된다. 그렇게 밝혀진 비밀 혹은 진실들은 어떻게 공존하며 실험에 응한 참가자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의문의 답을 얻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공간에서 만난 익명의 사람들은 각각 다른 시간대에 세 가지 다른 주제로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첫 번째는 프로젝트를 구성한 작가와 관계가 있는 사람과 어떠한 방식으로든 관계가 있는 사람들 그러나 작가 그리고 참여자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한 실험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익명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모집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이야기, 마지막 세 번째는 우리와 가장 가깝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그들의 진심을 듣는 것은 매우 어려운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된다. 실험은 세 가지 다른 집단들로 구성되지만 관계가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관계가 없을 사람들과의 대화라는 명제는 반드시 지켜지며 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이렇게 기록된 영상은 두 가지 다른 형식으로 프로젝트 진행 당시 세워졌던 설치 그리고 참가자들이 사용했던 오브제들과 함께 전시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실험 당시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관객 역시 스스로 감추어왔던 이야기들을 어떻게 표현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