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의 그림들’ 현대 판타지 문학의 대부 J.R.R. 톨킨. 그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81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약 800여 편의 그림을 그려왔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전문적인 화가는 아니었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톨킨은 자신의 생각에서 싹튼 비전을 글뿐 아니라 그림으로 표현하려 했다. 사실 그림은 언어 못지않게 그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또 다른 표현 수단이었다. 그는 항상 가로세로가 30cm도 되지 않는, 또는 그보다도 훨씬 작은 종이에 그림을 그렸다. 신문잡지, 편지봉투, 시험 답안지 등 손에 닿는 어떤 종이에도 순간 번뜩인 착상을 스케치하곤 했는데, 말 그대로 이런 쪽지그림들을 거의 다 간직했다. 그는 기록을 보관하는 데에도 남다른 열정이 있어서 시간이 꽤 흐른 후 이 그림들에 제목이나 날짜를 적어 넣었다. 이 책의 저자는 꼼꼼한 자료 조사와 선별 작업을 통해 톨킨의 그림들 중 200점을 추려내 시기별, 주제별로 설명한다. 웨인 G.해먼드·크리스티나 스컬 지음, J.R.R. 톨킨 그림, 이미애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 2만2000원, 356쪽.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