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이 책은 함정임 작가가 펴낸 미술 에세이집이다. 소설쓰기를 본업으로 영화, 사진, 건축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로서의 삶’을 지향해온 저자의 명화에 대한 단상이다. 지금도 일 년에 두 차례 전 세계로 예술 기행을 떠난다는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나 소중한 인연이 된 작가와 작품들을 이 책에 소개한다. 프리다 칼로, 반 고흐와 같은 익숙한 화가에서부터 사이 톰블리, 토마스 스트루스 등의 현대 작가들까지 폭 넓게 아우르며, 미술에 대한 오랜 애정을 탄탄한 지식과 작가적인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또한, 중간 중간 시의 형태로 쓰인 부록을 통해 저자의 아름다운 문장을 음미하는 기쁨도 크다. 정보 위주의 딱딱하고 어려운 미술책에 만족하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이 에세이에 주목해보길 권한다. 함정임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1만2500원, 216쪽.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