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하늘의 인상적인 모습을 전통적인 회화 기접으로 차분하게 포착해놓은 우명하 작가의 작품들는 일상의 풍경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내는 작가만의 감수성과 성찰이 담긴 작품들로 잘 알려져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기호와 관념 등의 많은 지식을 쏟아내고 있지만 존재에 대한 실재적인 지식과 경험은 오히려 희미해지고 있는 것으로 느껴질 때가 종종 발생한다. 우명하 작가는 "모든 학문과 철학, 종교, 예술을 형성하는 것들은 유추와 추론일 뿐 확증적인 것은 없다. 걷다가 발끝에 걸리는 돌멩이 하나, 낙엽, 눈에 보이는 산과 하늘이 신비로운 존재로 다가와 숭고함에 대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하늘의 깊은 공간을 표현한 작업은 사실적인 풍경인 만큼 작업방식이 주로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만들지만 표면적인 모습만을 그려내는 것을 우려래 긴 시간 관찰해두었던 기억을 바탕으로 완성한 작업이라고 한다.
거대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조화와 대비, 격정과 고요함, 빛의 강렬하면서도 조화로운 변화에 대한 생생함이 담겨진 그의 화면은 작품의 명제처럼 하늘의 소리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비추고 있는 작가 내면의 소리이다. 사방이 갑갑하게 둘러싸인 도시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하늘은 고개만 들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자연의 모습이다. "땅에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인간에 의해서 오염되고 변질된 땅의 모습과 대비되는 하늘의 모습은 잃어버린 본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듯 하죠" 우명하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난해한 담론이나 전위적인 실험, 자기 복제적인 형식 논리와는 거리를 가지며, 실존에 대한 깊은 인식으로부터 근원에 대한 접근과 진정한 새로움을 추구하는 길을 걷고자 하고 있다. 전시는 2월 1일부터 25일까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문의 051-731-5878.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