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적 소재를 사용한 회화를 선보이는 김은옥, 김태우, 황세진 등 3인의 작가가 화려한 무늬와 색상이 돋보이는 전통적 소재를 이용해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히는 작품을 3월 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청동 가모갤러리 펼쳐놓는다. 김은옥은 복주머니, 보자기 등의 화려한 색감을 살린 유화 연작 '소중한 메시지'를 선보인다. 이 연작은 제목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귀중한 물품, 소중한 보물을 담은 상태를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하게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김태우는 관념산수와 문인화를 접목시켜 스스로의 심상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세세하게 묘사된 산수와, 이에 대비되는 강렬한 색상으로 파초로 구성됐다. 옛 그림의 전통적 관점에서 파초는 "주어진 삶을 사유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작가는 관념산수 위에 파초를 그리면서 현시과 관념의 경계에서 선 작가 스스로를 설명한다.
황세진은 꽃무늬 천을 캔버스에 오려 붙이고 아크릴로 채색해 더 없이 화려한 화면을 만든다. 작품에는 필치뿐 아니라 콜라주 기법 역시 섬세해 높은 밀도를 자랑한다. 밀도 있고 화사한 화면으로 나타나는 미적 이미지와 달리, 작가는 명품 가방, 핸드백, 하이힐 등의 소재를 통해 현대사회에 만연한 왜곡된 상업적 탐미주의를 비판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