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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발목잡기’ 대신 ‘손목잡기’로 박근혜 당선인과 적극 협조”

“안철수, ‘악마의 유혹’에 빠져 신당 만들면 야권 전체가 공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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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4호 심원섭⁄ 2013.02.18 12:33:55

“야당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그러므로 민주통합당은 민생, 생활, 현장에서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겠다. 서민들의 아픔과 설움을 정책적으로 대변하겠다. 야당을 키워 달라. 힘이 빠져 아무것도 안 되는 야당이 되면 여당과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독선에 빠지고 그대로 망해버린다. 따라서 민주당이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거듭나려는데 그나마 싹을 잘라 버리면 절대로 안된다. 도와 달라.” 대선 패배 뒤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을 재생시켜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 13일 CNB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1월9일 당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문 위원장으로서는 당을 재생시켜야 할 의무는 ‘무한대’인 반면, 권한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성과를 내기에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구조지만 계파 간 알력을 조정하면서 당 재생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문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희망을 봤다”고 투지를 드러내면서 당 분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과오에 대한 고백은 수없이 했다. 왈가왈부해서 의원직 사퇴 등 물러나라는 것은 부관참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문 위원장은 당 혁신의 또 하나의 핵심인 ‘안철수 신당’에 대해 “안철수 전 교수에게 신당 만들자고 하는 것은 악마의 유혹”이라며 “신당이 뜨면 야권 전체가 공멸한다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문 위원장은 “내가 안철수 전 교수라면 라면 절대로 신당을 만들지 않는다. 학습 효과에 의해 제대로 된 의원들은 절대 신당에 안 간다. 만약 갈 의사가 있었다면 지난 대선 때 왕창 갔을 것이다. 그럼에도 갈 사람이 있다면 아마 공천 탈락자 내지 불평하는 B급 정치인들이 갈 것이다. 그런 집안 치고 잘되는 집안 못 봤다. 망하는 길이다. 안철수 현상까지 죽이게 된다. 새 정치가 아니라 전형적인 헌 정치다. 민주당이 망하기를 기다렸다가 득이나 보려 하는 것도 전형적인 구태 정치”라고 평가했다. 또한 문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당선인과의 향후 관계에 대해서는 “트집 잡기, 발목 잡기 하는 대신 ‘손목 잡기’를 하면서 100일 동안 국정 운영 틀이 완성될 시간을 줘야 하며 정부 조직 개편안과 총리 임명 동의안 처리도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확실히 돕겠다”며 “그러나 박 당선인의 인사와 불통 논란에 대해서는 ‘나 홀로 인사’를 해서는 안 되고 소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섬의 공주’로 전락할 것”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경기 의정부 출신으로 5선 의원인 문 위원장은 겉은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張飛)같이 우락부락한 외모지만 속은 조조(曹操)처럼 지혜와 기지를 갖춘 인물로서 정국을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신망이 두터워 대인 관계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즉 민주당 내 인사로는 사리분별력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음은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1월9일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소회는. “가장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무를 맡았다. 민주당은 지금 ‘백척간두’에 서 있다. 혁신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 마냥 좌절하고 있을 수 없다. 새 길을 개척해야 한다. 첫째도 혁신, 둘째도 혁신, 셋째도 혁신이란 각오로 지냈다. ‘문희상 비대위’가 활동을 마칠 때 쯤 “혁신위원회였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적어도 혁신에 관해선 창대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마음을 비웠다. 혁신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 - 2-12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전례없이 강력한 매시지를 내놨는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북한의 핵도발은 강력히 규탄받아 마땅하다. 7천만 겨레의 안위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뒤흔든 만행이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6자회담 당사국은 물론, 세계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정당한 요구를 깡그리 무시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등, 앞으로 벌어질 모든 사태의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세 번이나 파기한 북한의 태도는 그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으며, 비난 받아 마땅하다. 핵으로는 한반도 평화도, 남북통일도, 세계평화도 실현할 수 없다. 북한 핵문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유엔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불가피하다. 다만, 대북 제재는 철저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그리고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가진 보편타당한 국제적 합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무력충돌 가능성이 있는 선제타격 주장이나, 폭력적 제재 주장에 반대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논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흥분은 금물이다. 박 당선인은 이번 핵도발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대북 특사 파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 지난 2월7일 박근혜 당선인과 여야 대표들간 긴급회동이 민주당으로서도 플러스 요인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지금 우리 서민들 먹고살기 너무나도 힘들다. 물가폭탄에 공공요금 인상, 전세대란에 신학기 등록금 등, 해결이 시급한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래서 2.7회담에서 민생현안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협력하고, 민생관련 공통공약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건 우리 국민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당장 할 것으로 믿는다.” - 이날 회담은 박 당선인이 제안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시발점이 된다고 봐도 되는가.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2.7회동은 ‘북한 핵’이란 쟁점을 매개로 한 긴급회동이었다. 앞으로 ‘민생’을 화두로 모이자고 한다면 안 나갈 이유가 없다. 실제로 시급한 민생현안이 도처에 깔려 있다.” - 박근혜 당선인과의 향후 어떤 관계를 형성 할 예정인가. “무조건 트집 잡기, 발목 잡기를 하는 대신에 부드럽게 ‘손목 잡기’를 하면서 100일 동안 국정 운영 틀이 완성될 시간을 줘야 하며 정부 조직 개편안과 총리 임명 동의안 처리도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확실히 돕겠다. 그렇지만 박 당선인의 인사와 불통 논란에 대해서는 ‘나 홀로’ 인사를 해서는 안되고 소통해야 한다. 안 그러면 ‘섬의 공주’로 전락할 것이다.” - 민주당 일각에서는 ‘야성(野性)을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여야가 만나기만 해도 ‘야성’을 잃어버리는 것인가? 그럼 여당은 ‘여성(與性)’을 잃어버리는 것이 되는가? 그건 아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그리 호락호락한 당이 아니다. 민생을 회복하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 야당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민생, 생활, 현장에서 정책정당이 돼야 한다. 서민의 아픔과 설움을 정책으로 대변하겠다. 이것이 강한 야당, 선명 야당이다. 야당이 힘이 빠져 아무것도 못하면 정부 여당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다. 다 망한다.” - 전당대회가 3월 초순경으로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미를 둔다면. “비대위 임기는 5월 18일까지다. 하지만 비상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전대준비위에서 차기 전당대회를 3월 말 내지 4월 초에 개최하기로 했는데, 아직 확정은 아니다. 조만간 더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다.” - 비대위원장으로서 어떤 사람이 차기 당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고 보는가. “지금 민주당은 혁신 또 혁신을 위해 매진하고 실천할 때다. 또, 제 소임은 정치혁신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새 지도부는 환골탈태한 민주당의 바통을 이어간다. 따라서 차기 당 대표는 일체의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당 혁신과 정치혁신을 성공시켜야 한다. 민주당을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야당다운 야당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 지난 충남 보령에서 개최된 민주당 워크숍에서 ‘내가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이 말만 무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근본적으로 정치인은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 질 사람은 져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뒤집으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말이다. 친노가 됐든 비노가 됐든 상관이 없다. 둘 다 주도적으로 선거를 치렀다면 둘 다 책임져야 한다. 후보는 무한 책임이다. 문 전 후보가 주연을 했다면 안 전 교수는 공동 주연 내지는 조연을 했다. 그쪽에서 이쪽 탓을 하고 이쪽에서 그쪽 탓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동의 책임이다.” - 워크숍에 문재인, 이해찬, 한명숙 의원 등이 불참했는데. “거꾸로 생각해보자. 세 사람이 안 온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머지는 다 왔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 민주당은 위기에 강하다. 세 사람이 못 온 것은 면목이 없어서다. 그것이야말로 책임의식이 있다는 것 아닌가. 안왔다고 책임의식이 없다는 것은 당파적 발상이다.” -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을 비롯한 당 일각에서는 문 전 후보가 의원직 사퇴,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문 위원장은 ‘부관참시’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그것은 당이나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왈가왈부해서 물러나라고 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 48%의 선택을 받은 우리당의 인재다. 속 시원하자고 아까운 인재를 죽여서야 되겠는가. 물론 후보이기 때문에 무한 책임이 있다. 그러나 책임을 지우겠다면 후보 한사람이 아닌 선거에 참여한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지금 모두가 힘든 시기다. 어려운 때 일수록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 당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계파 패권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이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대선 패배에 대한 참회의 과정에서 가장 많이 지적받은 것이 바로 계파 패권주의다. 그래서 비대위원장으로서 계파 패권주의를 없애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많은 논의들이 있었고 워크숍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이번 전대는 단일성집단체제로 가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금 위기상황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대표에게 강력한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옳다. 구체적인 내용은 앞으로 전준위 당헌당규분과에서 논의 할 것이다.” - 대선 평가와 관련해 향후 중도 노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민주당의 바탕은 중산층과 서민이다. 그리고 선거시기에는 중도층을 확장해야 이긴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이 부분을 놓쳤다. 새누리당이 중도를 선점했다. 그래서 대선 패인으로 중도층 견인 실패라는 평가가 있다. 중도개혁주의는 김대중 대통령 이후 일관된 지향이다. 우리 정체성을 지키면서 선명야당으로 가면된다. 배고픈 사람, 등 시린 사람, 억울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주당이 돼야한다. 우향우니, 좌향좌니 하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 대선이 보여주지 않았나.” -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모바일 투표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주류 측은 모바일 투표가 당심(黨心)을 왜곡시킨다면서 폐지를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누이 말했지만, 모바일 자체야 무슨 죄가 있나. 문제는 일부 기계적 결함과 계파 간 유불리에 따른 불신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면 모바일처럼 편리한 투표가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직접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모바일 투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어떤 룰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생기면 불신이 생긴다. 그러면 백약이 무효다. 문제는 합의다. 모바일은 특정인이나, 특정 계파에게 유리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전준위에서 잘 합의해 공명정대한 룰을 결정할 것이다.” - 최근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 입당을 권유했는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발언한 배경을 설명해 달라. “안철수 전 후보 주변에선 새로운 밭을 개간하자고 부추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큰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민주당과 함께하는 것이 안 전 후보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민주당은 60년 전통과 역사의 야당이다. 패배는 했지만, 문패가 있다. 민주당이 혁신을 해서 옥답을 가꾸고 함께 소출을 늘린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지금 모두가 어려운 위기상황이다. 이럴 때 입당해 소출을 늘리고 국민의 지지를 올리면, 그것은 모두 안 정 후보의 지분이 된다.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 안 전 후보가 신당을 만들고 재보선과 지방선거에 나올 것으로 보는가. “내가 안철수라면 신당을 만들지 않겠다. 새로 텃밭을 개간하는 것도 매우 험난한 일이고, 그렇게 되면 야권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신당을 만든다면 공천탈락자 내지 사즉생의 각오를 내던진 B급 정치인들이 모여들 것이다. 그건 새 정치가 아닌 구태요, 역사의 죄를 짓는 어리석은 짓이고, 미래도 희망도 없는 신당이 될 것이 뻔하다. 저는 안철수 교수가 함께 망하는 길이 아닌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하리라 믿는다.” - 마지막으로 국민께 드리고 싶으신 바람이 있다면. “야당이 망하면 나라도 망한다. 야당의 힘이 약하면 정부여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독선에 빠지고 나라가 어려워진다. 그러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간다. 민주당을 키워 달라. 반드시 혁신을 이루겠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국민의 애환을 같이 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시린 등을 따습게 보듬는 민생정치, 생활정치, 현장정치를 하겠다.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하는 야당다운 야당,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성숙한 야당으로 거듭나겠다.” -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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