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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가정전문간호 동행 취재]“우리 부부에게 다리가 돼 준 ‘은인’”

인공관절 수술 뒤 따뜻한 치료 받은 오정열 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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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5호 김금영⁄ 2013.02.25 11:19:22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져 땅도 얼어붙은 날씨. 1월 25일 차가워진 발을 동동 구르며 찾아간 서울 강서구 오정열 씨의 집은 참 따뜻했다. 다름 아닌 가정전문간호사를 맞이하는 오 씨 부부의 따뜻한 미소 덕분이다. 이날 문자신 세브란스 병원 가정전문간호사가 동행했다. 문 간호사는 다리 수술을 받은 오 씨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다. 오 씨는 “가끔씩 다리에 쥐가 나더라”며 자신의 상태를 문 간호사에게 설명했고, 이에 문 간호사는 적절한 운동방법을 알려주고 직접 자세를 취해보게 하면서 이해를 도왔다. 다리 수술을 받고 현재 많이 컨디션이 괜찮아졌다는 오 씨는 문 간호사가 권한대로 조금씩 방 안에서 걸어보면서 감사함을 전했다. “이렇게 집까지 와서 보살펴 주는 게 참 좋아요. 제가 지금 잘 걸을 수 없거든요. 건물에 계단이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병원에 가려면 출발부터 너무 힘들어요. 또 병원이 멀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시간도 체력도 많이 소모돼요. 그런데 이렇게 집까지 와서 간호를 해주니 얼마나 좋은지! 성심성의껏 간호를 해줘서 지금은 통증도 거의 없는 상태에요.” 평소 건강해 병원에 드나들 일이 없었던 오 씨는 1월 12일 갑자기 돌발 상황을 마주했다. 방에서 크게 넘어진 것이다. 하지만 별다르게 큰 병치레를 하거나 병원에 입원한 적이 없기에 다리에 통증을 느끼면서도 ‘조금 삐었나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병원에 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세밀히 체크해준 세브란스 의료진 덕분에 상태 알아”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고 방에서 구를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다리도 움직이지 못하고 숨이 찼다. 병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장정 두 명이서 오 씨를 부축해야 할 정도로 몸을 잘 가누지 못했다. “밤 9시 반 쯤 침대 모서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처음엔 엉덩방아 수준으로 생각했어요. 아내가 응급실에 가자고 했는데 그냥 쥐가 난 줄 알고 안 간다고 했죠. 그리고 새벽 1시까지 있었는데 점점 다리 힘이 빠지는 게 이상하더라고요. 겨우겨우 세브란스 병원에 갔어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지친 상태라 엑스레이를 찍고 그냥 집에 가려고 했죠.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다시 한 번 자세히 상태를 보자고 붙잡더라고요. 그러더니 제 고관절 부위를 만져보는데 아팠어요. 그래서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고관절이 부러졌더라고요. 어쩜 그걸 몰랐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죠(웃음).” 오 씨는 세브란스병원 측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당시 경황이 없어 계속 그냥 집에 가려고 했는데 의사가 계속 만류하면서 붙잡았다. 그냥 고집대로 집에 갔다면 상태가 더 악화된 뒤 뒤늦게 병원을 다시 찾았을 텐데, 자신의 상태를 알아보고 세밀하게 체크해줘서 고관절에 문제가 있다는 걸 빨리 알 수 있었다. 검사 결과를 받은 오 씨는 즉각 1월 14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많이 아파 움직일 수도 없었던 다리가 수술 뒤 움직였다. 오 씨는 “수술도 편안했고 병원에서도 편안하게 돌봐줬다”며 “의료 처치가 정말 잘 됐다. 신기할 따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술을 잘 받았지만 1월 17일 퇴원을 앞둔 오 씨에게는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집에서 관리를 잘 할 수 있을지, 괜히 처치를 잘못하진 않을지, 병원에 계속 오면서 관리를 받을 수 있을지 등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때 주치의에게 가정간호제도에 대해 처음 듣게 됐다. 그 전에는 이 제도에 대해 알지 못했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집에서 전문 간호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오 씨 부부는 바로 가정간호 방문을 받기로 결정했다. “제가 금융계 출신이다 보니 모든 일에 자연스레 비용과 효율성을 따지게 돼요. 그런데 가정간호제도에 대해 듣고 이를 잘 알아보니 정말 좋은 점이 많더라고요. 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서 피 검사를 받아야 할 때가 있었는데, 집에서 검사를 받고 그 결과만 가지고 병원에 가서 바로 치료를 받기도 했어요. 안 그러면 병원에서 예약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거든요. 또한 환자들은 늘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길 바라요. 안 그러면 불안하거든요. 그런데 가정간호 방문을 받으면 바로 간호사 선생님께 물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오 씨의 아내 또한 “자식들이 출근하면 집에는 나와 남편이 남는데 나 혼자서 남편을 부축해서 병원에 갈 수가 없다”며 “정말 가정간호제도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오 씨의 인공관절 수술 뒤 치료를 맡고 있는 문 간호사는 기관지염으로 병원을 가야 하는 오 씨의 다리 상태를 체크해 적절한 방문 일정에 대해 조언해 주기도 했다. “목발 짚고 걷기도 힘든데 다리가 돼 준 가정간호제도” 그의 집에는 문 간호사가 처음부터 마지막 치료까지 함께 했다. 첫 방문 때는 수술 부위를 소독했고, 두 번째 방문 때는 실밥을 뽑았다. 인터뷰를 하던 날이 문 간호사가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날이었는데 오 씨 부부는 “차 한 잔 하고 가라”며 감사함과 동시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 간호사도 “차를 탈 때는 좌석을 뒤로 빼서 다리를 펴고 타야 한다” “집 안에서 조금씩 걸어 다니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 “이 운동이 다리에 좋다”며 치료 내내 자신이 알려주고 싶은 건강 지식들을 알려주고 싶어 했다. 또한 오 씨가 걷는 모습도 여러 번 체크하면서 끝까지 세세한 관심을 보였다. 문 간호사가 오 씨 집을 방문한 것은 총 세 번. 횟수로 따지자면 그리 많진 않지만 그 짧은 만남 동안 오 씨 부부와 문 간호사는 정이 많이 든 것 같았다. “문자신 선생님이 오늘 뿐 아니라 매번 올 때마다 앉는 자세와 걸어 다닐 때 주의할 점을 세세히 알려줬어요. 수술하고 옆으로 누워서 편하게 자고 싶었는데 다리 때문에 어려워서 혼자 끙끙대고 있었어요. 그래서 고민을 털어놨더니 선생님이 무릎과 무릎 사이에 베개를 넣어서 자라고 조언해줬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일지 모르겠지만 환자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조언이에요. 그런 따뜻한 관심 덕분에 다리도 이렇게 많이 나아졌습니다(웃음).”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적절한 치료를 받았지만 환자가 많다보니 주치의에게 세세한 것까지 물어보기 좀 미안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마음 편하게 집에서 가정간호 방문을 받으면서 가정전문간호사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이 오 씨의 고백이다. “가정간호제도가 더욱 보편화돼 많은 사람들 도움 받았으면” “솔직히 우리 집만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바쁠 텐데 늘 친절하게 대해줬다”며 “우리 부부는 고마울 뿐이다”며 오 씨 부부는 인터뷰 내내 문 간호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연신 해 문 간호사를 쑥스럽게 만들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오 씨는 다음 달부터 다시 직장을 나갈 생각이다. 오 씨는 다리가 나으면 이제 산에도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오 씨의 밝은 표정이 유독 눈길을 끈다. 다리를 다치면서 많이 아프기도 했지만 따뜻한 치료와 관심으로 다시 건강을 되찾은 그는 유독 웃음이 많아졌다. 가정간호제도와 만나면서 오 씨는 병원 제도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가정간호제도가 더 보편화 됐으면 하는 것이 오 씨의 바람이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가정간호제도에 대해 추천하고 싶어요. 세브란스 병원에서 저랑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도 가정간호 방문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가정간호제도가 보다 활성화 됐으면 좋겠어요. 일부 병원만 하는 게 아니라 이 제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또 필요성을 인식했으면 하는 거죠. 어차피 병원과 환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요. 그 관계에 가정간호제도가 함께 한다면 병원도 환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가정간호제도에 대해 좋은 점은 한도 끝도 없이 말할 수 있다는 오 씨는 불편한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서 불편한 점이 없냐고 물으면 말할 것이 전혀 없을 정도로 감사해요. 목발을 짚고 걷기도 힘들었는데 제 다리가 돼준 가정간호제도가 정말 고마워요(웃음).” 지금은 건강해진 다리로 걷고 있을 오 씨.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가정간호제도 덕분에 더욱 발걸음이 힘차지 않을까.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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