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2주기를 맞는 건축가 고 정기용(1945-2011)의 건축과 도시, 삶과 문화에 대한 의미를 재발견하는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전이 2월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본관 제5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정기용이 작고 직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약 20000점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1년 간 연구하여 구축된 정기용 아카이브 2000여 점이 선별 공개된다. 그의 저서 '감응의 건축'에서 발췌된 전시 제목 '그림일기'는 마치 사람들의 반복된 걷기를 통해 만들어 지는 길이 우리의 발걸음을 안내하는 지표가 되듯, 본인이 평생 남긴 드로잉과 글이 건축과 삶에 대해 새긴 일상의 보고가 되기를 바랬던 작가의 소망의 담겨있다. 특히 평범한 우리의 땅, 사람들의 반복되는 삶에 초점을 맞추었던 그의 작업은 건축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가치를 환기시킨다.
고 정기용은 자신의 건축물이 우리 땅, 우리 민족이 가진 소박한 아름다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원했으며, 이는 화려함과 웅장함을 지향하는 많은 현대 건축물들이 간과하기 쉬움 점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방대한 건축 작품을 생의 여정에서 만나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이야기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무주프로젝트 드로잉'을 비롯, 고 정기용의 대표 작업들과 작가의 사상적 뿌리가 형성된 프랑스 유학시기의 자료들이 자세히 선보인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