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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현, 인간의 실존과 자아에 대한 탐구 ’맥거핀 디자이어’를 통해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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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6-317호 왕진오⁄ 2013.03.11 14:14:48

현실세계의 무수한 관계 속에서 형상화된 자아의 다면적인 모습을 규명하는데 집중해온 작가 권여현이 개인의 내면이나 사회의 구조를 통해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 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예술 영역을 펼쳐보이는 전시 '맥거핀 디자이어, Macguffin Desire'를 3월 7일부터 4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수송동 OCI미술관에서 진행한다. 권 작가는 자신의 자의식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신화, 역사, 철학, 종교, 심리학, 사회학, 과학등 인문학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방대한 조합 속에서 이루어져왔으며, 작업 태도 또한 회화, 사진, 드로잉, 입체, 설치, 퍼포먼스, 영상에 이르는 전방위적이고도 다차원적인 표현방식에 입각해 왔다. 특히 서양의 위인이나 고전명화를 패러디하면서 다양한 이미지들을 혼성, 병렬, 중첩하는 방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 신화와 현실, 상징과 기호 사이를 통시적으로 자유롭게 넘나드는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새롭게 기호화하고 재해석하는 예술적 시도는 그의 투철한 아방가르드 의식과 실험 정신에 기인하는 것으로, 심리적인 내용, 문화와 역사 인식에 근거한 서술 등 미시적 단초와 거시적 시각을 모두 아우르는 독특한 예술적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 '맥거핀 디자이어'는 그가 추구했던 예술 세계의 진화를 총망라하는 것으로, 철학적 상징물들의 혼성 배합을 통해 존재의 양가성을 드러내는 확장된 영역 속에서 자아에 대한 총체적 탐구를 보여준다.

맥거핀은 공포영화의 거장인 히치콕 감독이 사용한 영화기법을 가리키는 용어로, 작품 줄거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관객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묶어 둠으로써 공포감이나 의문을 자아내게 만드는 영화 구성상의 속임수를 말한다. 즉, 감상자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작품 속에 가득한 철학적 상징물들을 독해하려 하지만, 이들은 본래의 의미대로 수용된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감상자는 오히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미궁 속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장치를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모든 요소들에 대한 열정적인 탐구와 그것들의 전격적인 해체 및 순환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미학적 담론과 미술사적 모티프가 거울보기의 수단으로, 혹은 차용과 변용의 미끼로 쓰이기도 하고, 의식과 무의식을 관통하는 분열증적인 복합심리의 형상들이 양가적 혹은 다층적으로 구체화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권여현은 동서양 미술사의 모티프와 실존주의, 정신분석, 후기구조주의 등에 이르는 다채로운 철학적 담론의 혼성과 융합을 꾀하며 자신의 존재성에 이바지했던 수많은 요소들을 투영하고 전복하는 양가적 작업태도를 드러낸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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