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네온을 풍경에 설치해 촬영한 '아포리아'(Aporia)시리즈로 주목 받았던 이정 작가가 사랑과 구원을 갈망하는 인간의 상념을 주제로 15점의 사진작품과 네온설치작품을 '데이앤나잇'전이라는 타이틀로 3월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종로구 가회동 원앤제이갤러리에 건다. 이번 개인전에는 '데이앤나잇'이라는 신작이 공개되는데, 전작 '아포리아'에서 영감을 얻어, 그 안에 내재된 인간의 숨은 욕망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기 위해 바다라는 상징적 공간을 선택했다. 이정 작가는 전작 '아포리아'를 통해 황량한 풍경 속에서 빛을 발하는 네온 글자들을 통해 사랑이라는 막다른 길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작업을 선보였다. 이 시리즈에 나오는 말들이 소유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다면, 신작 '데이앤나잇'은 인간의 궁극적인 갈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검은 바다 위에 마치 표류하듯 떠있는 네온 덩어리들을 통해 구원을 꿈꾸는 인간 내면의 자화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시리즈는 특히 'God'과 'LOve'라는 두 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단테의 신곡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 반영한 것이다. 단테는 신곡에서 참된 신앙과 사랑을 통해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작가는 수많은 'God'과 'Love'를 마치 복제품처럼, 혹은 더미처럼 구성함으로써 혼돈에 빠진 내면을 담아내고자 했다. 한편 이번 원앤제이갤러리의 개인전에서 '데이앤나잇'시리즈와 함께 '아포리아'의 미발표 신작 등 사진작업 뿐만 아니라 네온을 이용한 설치작엄과 김소월의 시 '산유화'를 풍경 속에서 새롭게 시각화한 사진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