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먹는 김밥의 장례식이 벌어진다는 소식에 인터넷 유머게시판에 오른 검색어가 화제를 모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게한다. 하지만 이 끔직하지만 유쾌한 장례식 퍼포먼스는 일상 속 도처에 드리워져 있는 죽음의 그림자를 주변에 널려있고, 구하기 쉬우며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일상에서 간과되는 사물, 김밥을 통해 해학적으로 펼쳐내는 퍼포먼스 작가 구혜영(33)의 퍼포먼스 '김밥의 천국' 단면이다. 작가는 '먹는다'라는 행위가 삶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로 설정하고, 참여자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포장조차 간편한 김밥이라는 흔하디 흔한 음식의 장례식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매개체와 그것의 죽음 사이에서 발생하는 묘한 상황적 아이러니를 발견하게 된다. 이번 퍼포먼스는 영국 골드스미스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BLT샌드위치를 주제로 영국에서 진행했던 'Funeral Practice'의 한국버전이다. 김밥의 장례식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구혜영의 이번 전시는 서울 신문로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3월 16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