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도심 풍경 속 잔잔한 에너지가 흐르는 하이경 작가의 개인전 ‘흐르는 시선’이 성북동 스페이스 오뉴월에서 29일부터 4월 28일까지 열린다. 대가급 작가와 20~30대 작가가 주로 주목받는 추세의 우리 미술계에서 하이경은 최근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이는 40대 작가다. 그래픽 디자이너, 전업주부 등 외도를 거친 늦깎이로 다시 붓을 잡기 시작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그려낸 ‘베란다 시점’의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작 ‘흐르는 시선’(2013)은 고요한 도심 풍경을 그렸음에도 녹아 흐르는 듯한 진동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새로운 시도를 보인다. 베란다에서 도심의 산책자로 나선 것처럼 작가의 회화적 자의식이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된다. 이번 개인전에서 하이경은 도심의 보도와 건물 벽, 가로수 등의 소재를 특유의 필터 구조와 정교한 채색으로 표현한 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