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재현으로 대변되는 현대사진가 박현두·이명호·임준영 3인의 언어로 재창조된 '사월 이야기'가 4월 3일부터 29일까지 부산시 해운대구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펼쳐진다. 실재하는 환경을 캔버스의 개입을 통해 사진의 재현과 재현된 사진에 대한 개념적 의문을 지속하고 있는 이명호 작가는 예술의 상징이기도 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나무 뒤에 설치된 캔버스가 환경으로부터 피사체를 분리시켜 재인식케 하는 기능을 하여 현실재현에 관한 담론을 환기하고 있다.
박현두 작가는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느꼈던 작은 감성으로부터 나아가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낯섦과 소외감을 재현한 'Goobye Stranger'연작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Goobye Stranger1'은 삶의 기반을 이루는 곳이 아닌 주변부가 되는 장소에서 셀프 포츄레이트로 촬영한 작업으로 낯선 땅에서 느꼈던 감정적 어긋남과 상처로부터의 치유를 꾀하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시도한다.
신비롭게 흩날리는 물의 이미지를 뉴욕과 서울의 중심에 수놓고 있는 임준영 작가의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넘나드는 공존관계를 나타낸다. 그가 재현하는 물은 도시와 함께 춤을 추고 사람들과도 어울리며 대기를 떠다닌다. 두 도시 안에 존재하는 과거, 현재, 미래 중 먼저 진행 중인 프로젝트 ‘Like Water : present’는 급변하는 현대의 도시인들을 물이라는 요소로 표현하여 각박한 도시환경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다. "빼곡히 차오른 고층건물과 수많은 인파의 움직임으로 가득한 거대도시 뉴욕과 서울. 어느 날 퇴근시간 즈음, 도시 한복판의 건물들마다 일제히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마치 파이프 관에서 물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 보였다" 작가는 건조하고 메마른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어두운 이면을 강조하며 그 안에 파묻히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은 인간생명의 연속성과 활동성에 주목하며 물과 도시가 윤활하게 조화를 이루는 감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