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만이 가질 수 있는 표현방법으로 극사실에서 느낄 수 없는 많은 감정 표현들을 화면에 담아내고 있는 한천작 작가가 4월 3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운동 장은선갤러리에 장미와 안개꽃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하나 하나를 세세하게 묘사하지 않고 모호하게 표현하여 마치 안개풍경과 유사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표현한다. 이러한 시각적인 효과에다 빛과 음양의 극렬한 대비를 통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더 증폭시켜 연출한다. 빛이 들어오는 방향은 빛의 강도를 강화애 형태를 모호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반면에 그 반대편 음영이 지는 부분은 실제보다 더 짙게 표현함으로써 큰 명암대비를 보여주어 한층 더 극적인 이미지로 표현한다. 한천자 작가의 작품세계는 여타의 수채화 작품들과는 색다른 작가만의 독특한 감정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말하는 창작의 묘미는 동일한 소재일지라도 화가마다 다르게 표현하는데 있다.
작가의 수채화는 재현적인 양식을 따르면서도 주관적인 해석을 덧붙임으로써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풍경과 정물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그의 수채화는 실제를 과장하거나 화려하게 꾸미지 않는 대신에 그 자신의 내면을 투사시킴으로써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기에는 시적인 긴장과 함축이 내재한다. 또한 감각적인 붓터치가 살아 있는 화면은 꽃 이미지의 생기를 더해주게 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