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지만 사랑스러운, 그러나 살아가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초강력 항우울제와 같은 내 가족, 아이들을 반려동물로 표현해 엄마로서의 삶을 그려낸 작업을 선보이는 김희조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전이 4월 9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미에서 진행된다. 작가는 든든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임과 동시에 끊임없이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고단한 존재. 그러한 의미에서 아이와 반려동물은 같은 의미로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김희조 작가의 그림 속 강아지들은 천진난만한 표정이지만 정작 주인공인 자신은 표정 없는 얼굴로 묵묵히 장난만 받아줄 뿐이다. 아내, 엄마로서의 삶은 어떤 것일까?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것은 큰 어려움과 고단함을 주지만 본인이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명분을 줄 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조건도 없는 사랑의 위대함으로 끝없는 행복에너지를 발산시키는 것, 너무 좋고 그렇지만 너무 힘든..., 하지만 배반할 수 없는 초강력 항우울제와도 같은 것이 엄마로서의 삶이 아닐까? 우리는 이율배반적이고 양면적인 바운더리 안에서 매일을 후회와 반성 그리고 사랑으로 살고 있으며 그것을 반복한다. 소통과 단절, 시련과 쾌락, 사랑과 무관심, 슬픔과 기쁨! 우리의 삶은 이렇듯 모순적이고 이중적이며 매우 양면적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인간의 삶 속에서 자신에게 치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찾아 희망적 미래를 꿈꿔보아야 할 시간을 마련해 준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