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존중 받는 세상’,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국회에 입성한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 판사 시절 ‘인권보호’와 ‘약자보호’를 다짐했던 홍 의원은 나라를 안정시키는데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8년 인천 남구갑에서 첫 금배지를 단 뒤 2012년 재선에 성공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균형 있는 활동을 했다는 평가는 그가 재선을 할 수 있었던 한 요인이었다. 홍 의원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화합과 소통의 정치’를 하겠다던 그는 당과 후보의 정책을 최선을 다해 언론에 전달하는 등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을 무난히 잘해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박근혜 정부는 중소기업을 위해 ‘손톱 밑 가시’를 빼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인 홍 의원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유형별, 특성별로 차별화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특히 삶의 터전으로서의 중소기업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3월28일 가진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과 일문일답. - 재선 의원이다. 의정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인천가정법원 유치다. 인천의 이혼율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가정폭력, 청소년 문제도 급증하는 추세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역에 가정법원이 없어서 가정해체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천가정법원 유치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한 뒤 법사위 위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다행히 2011년 말에 법안이 통과되면서 인천시민들의 사법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6년부터 입주가 완료되면 주변상권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 인천의 현안은 어떤 것이 있나. “아시안게임이다. 내년에 개최하는데 잘 치러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인천의 부채문제가 계속 해결이 안 되고 있다. 부채를 빨리 경감시켜야 한다. 부채가 너무 많은 도시로 상위에 기록되면 공사채 발행이 어려워진다. 그렇게 되면 여러 가지 사업을 하는데 제약이 생긴다. 그런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부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구인 남구는 구도심이다. 도심공동화, 산업공동화 현상을 겪으면서 신구도심간 격차를 보이는 곳이다. 이런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된 재개발, 뉴타운 등의 사업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연되거나 더 이상 추진이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 문제들이 애로사항이다. 우리 지역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다. 당 차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재개발사업 중단에 대한 정책적인 접근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 최근 발의한 법안을 소개해 달라. “19대 국회 들어 가장 먼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총선 때 약속한 공약 중 하나로, 인천시민의 오랜 숙원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등록금을 수수료 부담 없이 카드로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내놓았다. 최초로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 지원 법안’이다. 현재 준비 중인 법안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다.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에 회사의 환경 및 인권 문제, 부패 근절에 관한 계획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정보를 기재해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거다. 이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확대와 더불어 기업의 투명성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 최근 ‘한국사회의 세대갈등과 치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사회의 세대갈등 원인은 뭐라고 보는지. 어떻게 치유하면 좋을까. “작년 대선 결과를 보고 세대 갈등을 실감했다.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토론회를 하게 됐다. 세대 간의 갈등 줄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국민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을 늦추는 거다. 이는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국민연금이야말로 세대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젊은층과 노년층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부딪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주거형태를 아래층에는 어르신들이, 위층에는 젊은 부부들이 사는 공동주거 형태의 주택을 장려한다고 한다. 우리도 그런 식으로 세대 간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세대 갈등이 있다고 이를 무조건 강조하거나 부각시키려 하지 말고 서로 끊임없이 갈등을 줄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의 전통인 품앗이, 효 이런 것들을 장려하는 문화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 ‘중소기업, 새 정부에 바란다’ 토론회도 개최했다.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할까.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들을 많이 만들었고. 그런데 사실 그 동안도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건수로 보면 1400건이 넘는다고 한다. 문제는 추진하는 부처마다 중복되거나 서로 연락이 없이 각자 추진하다 보니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체감을 못하는 부분도 있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을 위해 부처 간 협의해서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을 진흥시켜 중견기업으로 만드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또 중소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금 지원이다. 중소기업 특성에 따른 유형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정책에 대한 현실적합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얘기다.” - 27일에는 ‘중소기업 해외유통망 진출 방안 정책세미나’도 개최했다. 어떤 얘기가 나왔나. “중소기업들이 B to B(Business to Business)에서 B to C(Business to Consumer)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투비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를 뜻하고, 비투씨는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거다. 비투씨를 하면서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 중에 유망한 것을 모아 해외에 매장을 만들어 K-hit 상품전시장 같은 것을 하고 있다. 이것을 세계 각국에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해외 매장에 온 바이어들이 중소기업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해서 우리나라 회사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확산시키면 비투씨가 해외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중국은 서부 대개발(西部大開發) 정책을 쓴다. 산시성의 시안 지역이라는 곳에는 우리 상품이 많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 상품에 대한 호감도는 좋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르기 때문이다. 그쪽 지역에 가서 홍보하고 판매하는 노력을 해 달라는 얘기도 있었다. 유럽과 미국도 거기에 맞는 특유한 우리 상품이 진출하기에 필요한 행정 등을 많이 토론했다.”
- 4·24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안철수 전 교수의 출마로 서울 노원병 지역의 관심도가 높다. 27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예상 외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군데 중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은 새누리당이 우세하다고 보였고, 노원병은 사실 기대를 안 한 곳이다. 안 후보가 나와서 포기하다시피 전략공천 얘기도 나왔는데 어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까 분위기가 바뀌는 듯하다. 처음 안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을 때 너무 일찍 나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10월이나 그 이후에 나오는 게 좋다고 봤다. 왜냐하면 안 후보는 당시 문재인 후보와 힘을 합쳐 대선에서 싸웠던 사람이다. 결과는 패배했다. 반성이나 생각을 할 시간이 필요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도 다 하기도 전에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빠르다고 생각했다. (의원직을 상실한)노회찬 전 의원도 별로 흔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러 문제가 발생하니 안 후보의 출마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안 후보가 생각보다 노원병 지역주민들의 큰 호응을 못 받는 것 같다. 안 후보는 대선 때 거물급으로 부상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뜬구름 잡는 추상적인 이야기만 해서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 후보에 대한 신비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 사라졌고,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 이번에 국회의원 하겠다고 나왔으니 맨땅의 진흙을 밟고 손에 흙도 묻혀가면서 현실이 어떻다는 것을 체험해 봤으면 한다.” - 민주통합당은 노원병 지역에 무공천 방침을 세워 사실상 안 후보를 지지했다. 해당 지역의 지역위원장은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무공천은 자당 후보를 공천해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고, 공천을 해서 안 후보가 낙마할 경우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내린 결론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안 후보가 당선된다면 신당창당 논의가 활성화 되면서 향후 민주당과의 ‘야권패권쟁탈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김무성 전 의원의 공천이 확정된 부산 영도는 문재인 의원이 나설 경우 정권심판적 성격을 가질 수도 있다. “부산 영도는 김형오 전 의장이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다. 보면 어렵게 이겼다. 그 지역이 결코 새누리당에게 유리한 지역은 아니다. 문 의원이 민주당 후보의 지원을 위해 열심히 뛰게 되면 정권심판적 차원이 될 수 있다. 거기서 새누리당이 진다면 큰 타격이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일반적인 정당지지도를 보면 새누리당이 두 배 가량 앞서고 있다. 새누리당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일어서는 모습을 안 보이다 보니 크게 호응 받지 못하는 거 같다.” - 새누리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새누리당이 대선에서는 승리했다. 하지만 이후 한 달, 인수위까지 두 달가량 여당이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청와대에 끌려 다니는 듯한 모습을 불식 시키고 국정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다. 당이 새로운 변화의 몸부림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 새 정부의 인사에서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줄사퇴가 문제 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청와대 문책론도 나오는데. “검증시스템이 잘못됐다, 검증책임이 민정수석에 있으니까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문책이라는 것이 꼭 경질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문책의 종류는 다양하다. 책임을 세게 물으면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민정수석한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대통령이 단수 지명해서 하자고 하면 그걸 누가 거부하겠느냐는 얘기도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 검증 라인이나 청와대 비서실, 수석실도 업무를 철저하게 해서 이런 인사사고가 안 나오도록 해야 한다.” - 야당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적절한 형태로 유감표명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박근혜 대통령이 5년 후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통령의 문제는 혼자 결정한다는 거다.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모들이나 당 지도부 등과 의견을 교환하면 결정이 잘못됐을 때 책임을 나눌 수가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하면 대통령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앞으로는 국정을 운영하면서 여당 지도부나 나아가서 국민들과 때로는 야당과도 의견을 물어보고 소통하는 식으로 스타일을 바꾸어야 한다. 장관 인선할 때 한두 명쯤은 야당 쪽에 추천을 요청해서 탕평인사를 해야 한다. 장관은 혁신을 할 수 있는 외부 인사를 기용하고, 차관은 조직의 안정을 위해 내부 인사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 폭넓게 많은 사람의 의견을 경청한다면 국정운영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70% 가량은 박근혜 대통령이 잘할 거라고 믿는다고 한다. 그런 믿음은 박 대통령이 이전에 잘한 것을 지켜본 국민들의 기대감이 있어서다. 지금부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노력한다면 지지율도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