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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없어도 괜찮아” 실력파 배우들 뮤지컬 점령

박칼린·남경주 등 ‘넥스트 투 노멀’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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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2호 김금영⁄ 2013.04.15 11:56:32

요즘 아이돌이 출연하지 않는 공연을 보기 힘들 정도로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이 활발하다. 아이돌은 공연계 흥행보증수표라고 불릴 만큼 뮤지컬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 아이돌이 한 명도 출연하지 않는 공연이 있어 주목된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는 아이돌이 없다. 대신 박칼린, 남경주, 태국희, 이정열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를 점령한다. 국내에는 음악감독으로 더 알려진 박칼린은 배우로 돌아온다. 박칼린은 KBS 2TV ‘남자의 자격-합창단’ 편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합창단을 이끌며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뮤지컬 ‘시카고’ ‘렌트’ ‘헤어스프레이’ ‘미스사이공’ ‘미녀와 야수’ 등 굵직굵직한 공연들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이번에는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로 우울증을 겪으며 정신적인 아픔과 싸우고 있는 ‘다이애나’ 역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박칼린은 2011년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국내 초연 소식이 알려지자 “20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배우를 꿈꾸게 한 작품”이라며 사전 제작단계부터 작품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초연 무대에 이어 올해 무대에서도 활약하는 박칼린은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100% 몰입해서 임했지만 다시 생각하면 항상 아쉬운 점들이 남는다. 그리고 꼭 다음에 다시 작업에 참여할 때 분석하고 이해하게 되는 점이 많더라”며 “연출과 논쟁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초연 때 아쉬움을 털고자 노력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음악감독 박칼린, 배우로 무대서 혼신의 연기 중후한 목소리 지닌 태국희, 박칼린 못잖아 음악감독으로서 공연에 참여하는 것도 즐겁지만 배우로서 무대에 느낄 때 느껴지는 또 다른 희열이 있다고. “무대에서 2막 오프닝을 하기 직전이 정말 즐겁다. 나는 평소에 소리 지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폭발하게 된다. 또 내가 맡은 다이애나는 감정의 기폭이 매우 심한 인물인데, 감정 표현을 양껏 해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배우로서의 나와 음악감독으로서의 나는 각각 다르다. 여기서는 지금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지만 음악감독으로 다시 임할 때는 다른 방에 들어가는 것처럼 내가 맡은 일에 집중한다.” 박칼린과 같이 다이애나를 연기하는 태국희는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메노포즈’ ‘삼천’ ‘왕세자 실종사건’ ‘헤어 스프레이’ ‘리틀샵 오브 호러스’ ‘지하철 1호선’ ‘블루 사이공’ 등 유수의 뮤지컬에 출연한 실력파 배우이다.

태국희 역시 박칼린과 같이 ‘넥스트 투 노멀’ 초연 무대에 선 바 있다. 하지만 초연 당시에는 무대에 한 번밖에 서지 못했다. 태국희는 “초연 때 혼자 연습하고 무대에 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상대배우와 많은 얘기를 하니 정말 다르더라”며 “배우에게 연습은 정말 중요하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이애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 극적인 모습을 지닌 다이애나가 성숙해지는 과정을 이번 공연에서는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칼린보다 다소 굵은 목소리를 지닌 태국희는 안정된 가창력으로 다이애나의 처절한 심정을 표현한다. 박칼린과 다른 어떤 다이애나를 보여주는지 지켜보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박칼린과 태국희의 남편 ‘댄’으로는 남경주와 이정열이 캐스팅됐다. 댄은 참을성이 많고 성실한 아버지이자 책임감이 강한 남편으로 가정을 지키고자 묵묵히 노력하는 인물이다. 1984년 연극 ‘보이체크’로 데뷔한 이후 다수의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하며 대표적인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한 남경주는 책임감 강한 댄의 모습으로 빙의한다. 안정된 연기와 가창력 선보이는 남경주 배우 이정열, 가슴 뭉클한 아버지 연기 “이 작품을 만난 순간 참으로 오랜만에 뜨거워진 나를 느꼈다. 나도 아버지가 되니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댄의 집은 아주 평범하진 않다. 하지만 이 안에서 내가 가장이라면 어떨까 고민하며 연기에 임했다. 연습하다가 공연 마지막 장면에서는 펑펑 울기도 했다. 늘 가족들을 보살펴도 자신이 해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니 가슴이 미어지더라. 관객들도 공연을 보면서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태국희와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이정열은 뮤지컬 ‘삼총사’ ‘미스 사이공’ ‘햄릿’ ‘노트르담 드 파리’ ‘맘마미아’ 등 무대에 서온 대표 뮤지컬 배우이다. 남경주가 인자한 댄의 모습을 부각시켜 보여준다면 이정열은 다정하면서도 한 켠으로는 쓸쓸함을 느끼는 댄의 모습을 연기한다. 이졍열은 “이 공연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공연 중 인상 깊었던 장면을 따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매 순간이 소중하다. 하루 24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모든 것을 비춰주는 공연이다. 기가 막힌 스토리와 노래가 모였다”고 공연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공연의 마지막 부분을 보고 반응들이 엇갈리는데 다이애나가 결코 집을 나가는 ‘가출’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가’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극 중 ‘살아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세월이 흐르고 딸 결혼식에서 다이애나와 댄이 재회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16년째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엄마 다이애나와 그런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해 삐뚤어지는 딸 나탈리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댄의 이야기를 그린다. 변정주가 연출을 맡았고, 5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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