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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독서경영대학 지상공개 6탄]리더의 희망은 가슴 뛰는 삶이다

차동엽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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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6호 이진우⁄ 2013.05.13 15:14:37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뜯어보면 희망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세계 경제는 장기침체 국면에 빠져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경기침체 장기화의 터널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사회로 치달으면서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판을 치고 있다. 조직의 리더들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다.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하기 일쑤다. 그런데 이러한 리더들에게 ‘희망을 부르면, 희망은 당신에게 다가온다’라며 내면에서 희망을 찾을 것을 권하는 사람이 있다. ‘희망 멘토’로 유명한 차동엽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이자 미래사목연구소 소장은 “희망은 우리를 절대로 배반하지 않는다. 또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에게 보답한다”면서 “경제는 심리다.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말자. 우리가 희망을 부르면 사기가 높아진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고 항상 우리 옆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CNB저널이 이번호에서는 교보문고 독서경영대학 <실행>학기 과정의 첫 초빙교수인 차 교수와 함께 ‘가슴 뛰는 삶(열정이 있는 삶)’을 통해 희망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차 교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재학 시절 당시의 현실에 저항하면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고, 아울러 인문학 책 읽기를 즐겨해 인간 모순의 문제에 대한 깊은 철학적 성찰과 헌신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통해 사제의 길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심은 의외로 쉽게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도저히 혼자 살 자신이 없었다는 차 교수가 해군에서 소위로 복무하던 중 포충사라는 절을 방문하게 됐다. 그는 여기에서 스님들의 얼굴을 살펴보고 행복한 모습이 담겨져 있다면 신부가 되리라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교통 사정으로 인해 밤늦게 서야 절에 당도했다. 스님들은 모두 일과를 마치고 참선에 들어간 상태여서 ‘이제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찰라, 달빛과 함께 고요함이 절의 주변을 평화롭게 흐르는 것을 느끼고 사제가 되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한다.

당신에게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의 지형을 살펴보면, 2030세대의 경우는 비정한 경쟁사회의 ‘쓴맛’을 보고 있고, 40세대는 ‘피로 및 노쇠’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으며, 5060세대는 인생의 메이저리그와 결별을 고민하고 있다. 차 교수는 이들에게 “꿈을 접은 그대, 이제 그만 일어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인생에서 절망을 선택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인간의 희망본능은 거역할 수 없다. 인간에게는 현재 여기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결단을 내리고 선택하고 자기 기획을 만들어 간다”고 역설했다. 차 교수는 또 “우리가 꿈을 접은 순간에도, 꿈은 우리를 떠나지 않았다. 즉 우리가 희망의 끈을 놓은 순간에도, 희망은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망은 오히려 우리를 속이는 것이다. ‘꿈을 접었노라’는 선언은 자기기만이며, ‘더 이상 희망을 믿지 않겠다’는 고집은 부질없는 자기부정이다”고 덧붙였다. 단테의 <신곡>에는 지옥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지옥의 입구에는 커다란 간판이 하나 걸려있는데, 거기에는 “일체의 희망을 버려라”고 써져 있다고 한다. 차 교수는 “절망이 우리를 지배하는 순간, 우리는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나 진배없다”면서 “역사 이래 꿈 시장에서는 불경기가 없었다”고 단언했다. 지난 1930년대 세계 경제 대공황으로 절망하고 신음하는 국민들을 향해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여러분! 지금 우리가 있는 장소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동원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합시다”라고 선언했다. 비록 짧은 내용이었지만 이것이 지쳐있던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사기를 드높이는 계기가 됐으며, 결국 대공황을 극복해 낸 것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괴롭힐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은 “소심한 사람은 위험이 일어나기 전에 무서워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위험이 일어나고 있는 동안에 무서워한다. 대담한 사람은 위험이 지나간 다음부터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차 교수도 “두려움은 상상 속에서 빚어진 산물이다. 따라서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라는 마음가짐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성경에 보면 유대인들이 수백 년간 이어져 내려왔던 애굽에서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가나안)’을 향해서 나아간다는 대목이 있다. 차 교수는 “그래서 내가 실제로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지 가나안을 가봤다. 그런데 그곳은 알다시피 이전에는 황량한 사막 땅이었다. 가끔 오아시스나 만나야 목을 축일 수 있었고, 듬성듬성 잡풀 따위나 존재하는 그야말로 절망과 두려움의 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그곳을 약속의 땅이라고 우겼고 믿음을 잃지 않았다. 이후 30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그곳은 기적의 땅이 되어 있다. 현재의 이스라엘은 사실상 농업 강국으로 손꼽힌다. 그들은 사막을 옥토로 바꾸었고 부가가치가 높은 유기농 등과 같은 고급 농업을 발달시켰다. 오랜 세월 믿음을 버리지 않고 희망을 품어 온 결과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유대인들처럼 아무거나 붙잡고 희망이라고 우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망은 껍데기일 뿐, 알맹이가 없다 차 교수는 또 “우리는 절망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절망은 껍데기일 뿐 알맹이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동네 공터에 모여 편을 갈라 야구를 하고 있는데 스코어보드가 없었다. 그래서 도대체 어느 팀이 이기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나가던 어른이 한 아이에게 지금 어느 팀이 이기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이가 신이 나듯 대답하기를 “우리가 0:14로 지고 있어요”라고 했다. 아이의 태도에 의아해하던 어른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경기에 지고 있는데 너는 왜 신이 난 것처럼 말하니?”라고 다시 묻자, 아이는 웃으면서 “우리는 아직 공격을 한 번도 안했거든요”라고 대답했다. 일본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인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많은 사람들이 절망의 벽에 부딪쳤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사용하지만 막상 절망의 벽에 부딪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절망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절망공장’ 가운데 하나로 동창회를 예로 들었다. 최근 동창회에 다녀온 어느 중년부인이 “신부님, 동창회에 다녀온 이후 절망감에 빠져서 아주 힘드네요. 고교 시절에는 나보다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겼던 친구가 아주 잘 나가는 사업가 남편을 만나서 좋은 옷에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데 배가 너무 아파요”라고 하소연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차 교수는 “사회가 절망을 선동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899년부터 1902년까지 레이디스미스에서 벌어진 보어전쟁에서 영국은 보어인(남아프리카 출신 네덜란드인을 지칭)들에게 너무도 싱거운 승리를 거뒀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부 보어인들이 “영국은 세계 최강국이다. 영국군은 무적이며 식민지도 전 세계에 걸쳐 있어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운다. 이런 영국과 우리가 싸우면 백전백패 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그 결과 보어인들은 총 한 번 제대로 쏴보지도 못한 채 영국군에 항복을 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절망의 선동자들이야말로 반드시 색출해서 일명 ‘낙심죄’를 물어 전범으로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또한 우리에게 절망스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을 때 항상 주어지는 3가지 선택의 기회가 있는데, 첫째가 관망이다. 즉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켜보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절망으로, 다리가 후들거리고 낙심과 의욕상실이 지나쳐 기운을 빠지게 한다, 마지막으로 희망이다. 어떤 의사가 환자에게 “이 약(사실은 치료약이 아님)을 먹으면 병이 치유될 것”이라고 말하면 플라시보 효과의 중심인 ‘희망 현상’이 작동하면서 병이 치유되기도 한다. 희망 다이내믹(역동, 모멘텀)을 작동시켜라 차 교수는 “희망이 없을 땐 희망 자체가 지니고 있는 힘이라도 빌려야 한다”고 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희망 다이내믹을 작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희망 다이내믹은 오기, 호기, 강기의 세 가지 형태로 작동한다고 했다. 오기를 잘 표현하는 내용으로 일본에서 상인들에게 권고되고 있는 “하늘 아래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점포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장부에는 매상이 있어야 한다. 메뚜기 이마(아주 작다는 의미)에 앉아서라도 전은 펴야 한다. 강물이라도 잡히고 달빛이라도 베어 팔아야 한다. 일이 없으면 별이라도 세고 구구단이라도 외워야 한다. 손톱 끝에 자라나는 황금의 톱날을 무료히 썰어내고 앉았다면 옷을 벗어야 한다. 옷을 벗고 힘이라도 팔아야 한다. 힘을 팔지 못하면 혼이라도 팔아야 한다. 상인은 오직 팔아야만 하는 사람. 팔아서 세상을 유익하게 해야 하는 사람. 그렇지 못하면 가게 문에다 ‘묘지’라고 써 붙여야 한다”는 장인정신을 담고 있는 글이 있다. 차 교수는 희망에 대한 호기를 한껏 부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1950년대 치열한 냉전시대를 맞아 미국과 소련은 우주개발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련이 미국에 앞서 1957년에 인공위성을 먼저 쏘아 올렸다. 이에 자극받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지난 1961년 5월 25일 의회 연설에서 우주개발을 위한 거액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60년대가 가기 전 달에 인간을 착륙시키고 무사히 귀환시키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합니다”고 선언했다. 이후 미국은 1969년 7월 21일에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려 인류 최초로 달을 정복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강기는 일명 ‘깡다구’라고 표현할 수 있다. 차 교수가 과거 해군 장교로 입대할 당시 처음에는 아주 힘든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매일 아침 10km 구보를 하는데, 체력적으로 8km 정도는 군가를 부르며 달린다고 한다. 하지만 나머지 2km는 숨이 멎을 정도의 고통이 몰려오면서 뛰는 것조차 힘에 겨울 때가 많다고 한다. 이때 교관이 시키는 것이 “악이다! 깡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뛰게 했다. 그러면 안으로부터 알 수 없는 뭔가가 솟아나오면서 정신력으로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했다. 차 교수는 마지막으로 “리더가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절대적이다. 희망을 잃어버린 리더에게서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다. 리더라면 절망을 버리고 희망 다이내믹을 작동시키며 열정적인 실행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항상 목표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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