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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아티스트]정유진, 삶의 흔적을 화폭에 담는 건 신의 축복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가들의 인연 소중히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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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8호 왕진오⁄ 2013.05.27 15:33:49

소박한 삶의 일상에 글을 쓰듯 그 안에 아름다움을 담아 그림으로 한 장 한 장 써내려간다. 내제된 격렬한 욕구들을 캔버스에 붓질로 그려낸다. 조형의 세계는 상대가 모르는 자신만의 세계를 마음껏 표현 할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 안에서 남모르게 울고 웃는다. 시간이 흘러 작품을 뒤돌아보면 표현의 서투름과 부족함을 느낀다. 삶의 흔적을 화폭에 담아낸다는 것은 신이 내린 축복 중의 하나일 것이다. 화가 정유진은 이러한 재능에 대해 늘 감사하며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가들과의 만남을 소중한 인연으로 여긴다. 정 작가의 그림에는 삶의 향기가 숨어 있다. 소박한 일상들을 글을 쓰듯 그 안에 아름다움을 담아 한 장 한 장 일기를 쓰듯이 완성해 나간다.

이렇게 그림에 대한 애착이 생긴 것은 대학 졸업 후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하면서 24개국을 다니며 여러 나라의 미술가들의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었던 우연한 기회가 결정적이라고 전한다. "해외 유수의 미술관에서 마주한 대가들의 그림들을 대하면서 그 안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바로 그림에는 어떤 고정관념이 없다는 것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각인하게 됐죠." 자신의 느낌을 자유롭게 마음껏 표현 할 수 있는 것 바로 그것이 진정한 예술로서의 그림임을 일깨워줬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정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받아온 미술 교육이 자신에게 예술적 감성을 키워주기 보다는 틀에 박힌 구속된 규칙을 더 많이 심어 주었다고 회상한다. 당시에는 기초가 튼튼해야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따라 했지만, 미술적 이론의 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감성을 그 이론에 부지불식간에 가두어 둘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작가는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그림을 그리기에 그 마음을 느끼고 깨쳐야 독창적인 나만의 세계를 펼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느 순간부터 그림을 그릴때 음악을 틀어놓고 그 음악의 선율에 맞추어 붓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펼치고 있다는 작가의 화면은 그래서인지 춤을 추듯 붓의 놀림도 율동에 맞추어 흘러가듯 표현되고 있다. 음악에 대한 감성은 어린시절 음악의 선율에 맞춰 몸을 맡기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부모님의 권유로 무용학원에 다니며 발레를 배운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한다. 화가로서의 첫 발걸음을 띠게 된 것은 중학교 재학시절,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자신에게 미술선생님께서 "어느 미술학원 다니니?" 라는 질문에 미술학원에 가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미술학원 다닌적 없는데요" 라고 대답을 하자, "그림을 보면 다 아는데 거짓말을 한다"고 질책을 들었던 기억을 회상한다. 당시 이 일화로 인해 자신에게 무용보다 붓을 잡는 걸 더 즐거워하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현재의 화가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의 그림들의 소주제들은 일상의 소소함이 가득 담겨있다. 꽃을 바라보고 그린 그림에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조금씩 무언가를 나누어 주었을 때 받은 이보다 주는 자가 풍요롭게 채워지는 신비함을 표현하고 있다.

항공사 승무원으로 24개국 돌며 그림 감상 처음 붓을 잡던 시절 정유진 작가는 사물을 보고 있는 그대로 화폭에 옮기기에 바빴다고 말한다. 어느 순간 그 안에 기교를 부려 포장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그려낸 그림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가슴 한 구석 언저리에 떠오르며, 다시금 그림을 그리는 목표점을 재설정하게 됐다고 한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영원하다"는 깨달음을 갖게 된 이후, 보이는 그림 안에 마음의 이야기를 담아 빛의 세계를 그려보고자 하는 이정표가 설정되는 순간이다. 어두운 곳에 머물고 있는 꽃처럼, 빛이 스며들어 빛과 함께 아름다움을 더욱 뽐내기 시작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 빛이 되는 삶을 살기를 희망하는 작가의 바람은 홀로서기를 하려는 우리 인간들의 염원처럼 과꽃 그림에 고스란히 담겼다. 두 꽃이 피어 있는 과꽃 중 활짝 핀 쪽과 아무리 꽃을 피워 향기로 더욱 발하게 된다고 권유를 해도 두려움으로 움츠려 들어있는 꽃처럼 주위에서 어떤 조언과 권유 격려를 해주어도 결국 우리 모두 홀로서기 자신의 결정과 다짐이 요구되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이후부터 작가의 화폭에는 어둠 안에서 더욱 숭고하게 빛나는 영원의 빛이 등장하게 된다. 그 빛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은 한 걸음 한 걸음 그 빛의 길을 향해 정진하는 수도자의 마음처럼 완성체를 찾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정유진 작가는 2011년 '일상'을 주제로 첫 개인전 이후 소호갤러리 개인전을 펼치며 왕성한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선일보사미술관, 아트존 갤러리,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시전에서 기획 그룹전 활동을 전개한 작가는 제11회 보문미술대전,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소사벌미술대전, 충청미술대전, 제33회 세계미술대전에서 특선 등의 수상을 했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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