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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아티스트]이종혁, 창조적 에너지의 빛

하얀빛과 색 그리고 공간에 그려낸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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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0-331호 왕진오⁄ 2013.06.17 11:18:10

독창적인 색면추상 작업으로 빛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재불 작가 이종혁(75)의 회고전이 12년 만에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에서 펼쳐진다. 1963년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 이 화백은 예술가로서의 다양한 장르의 미술을 섭렵하기 위해 파리 아카데미 드퓨에서 회화를, 에꼴 드 보자르에서 조각을 공부했다. 1969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에서 작품을 출품하며 조각가로 활동했다. 1970년대부터 회화작업으로 전환해 평면과 회화의 동질성을 한 화면에 표현해 내는 독창적인 색면추상 작업을 통해 빛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파리의 저명한 미술평론가 로제 부이오는 “이종혁의 작품에는 창조적인 에너지가 분출하고 있으며 거기에는 비밀스럽게 감추어진 빛 속에서 자유로운 형태로 변화하는 구조적이며 기하학적인 요소가 담겨져 있다. 빛은 그 그림 속에서 공간적 깊이를 더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을 피의 생명력이 흐르는 추상이라 말 할 수 있다. 그것은 끝없는 꿈의 미로와 수백만의 리듬 그리고 관조적이며 미묘한 영상에 대한 비물질화된 구조의 창작으로서 거기서 우리는 어떤 향수를 느끼며 이상주의를 볼 수 있는 그의 진실을 알 수 있다”고 평했다. 이종혁 화백의 작품의 영역은 색과 빛의 공간 및 시간적 전개이지만 그 전개는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선천적이고 환상적이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그의 작품은 기존의 미술양식이나 화풍에서 구별된다.

여기에 제시된 두 가지 문제, 즉 회화의 본질이 환상적이라는 것과 회화의 영역이 색과 빛의 교차된 상태라는 문제는 이번 작품전에서도 계속해서 엿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원래 조각가였던 이 화백은 평면에의 집착 때문에 화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평면에 집착을 가지면서도 입체에의 향수는 버리지 않았다. 그의 작품에서 본질이 환상적이라는 것은 작품이 형성하고 있는 것들이 선천적인 이미지의 발현으로써 현실과는 또 다른 영원한 현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디서인가 경험했거나 보아온 미적 체험이지만 그의 발상을 전혀 차원이 다른 화가 이종혁의 독창성에서 나온 것이다. 이 화백의 작품을 형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요소는 구성과 공간성을 강렬하게 추진하고 있는 3차원적인 이미지의 확대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의 깊이를 완성시키고 있는 것은 4차원적인 시간의 현실이다. 다시 말해 화가 이종혁의 작품 세계는 3차원의 세계와 4차원의 세계가 하나의 상태로 현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화면에 펼쳐낸 작업은 지상이라는 현실세계에 서서 보이지 않는 본질을 향해서 하나의 자기 나름대로의 가상을 실현시키고 있다.

이 가상을 색과 형태와 광선을 통해서 우리에게 다양한 미의 표정을 전달해 주고 있다. 곡선과 직선, 색과 빛, 의식과 환상 등이 서로 얽히고 조화되어서 신비로운 미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의식 내부에 도사린 환상의 세계 펼쳐 미술평론가 유준상은 이종혁 화백의 작품에 대해 “조각인 3차원의 구축세계와 관념의 단층으로서의 회화와의 접목을 시도해 보려는 목적에 있다”며 “기하학적인 포토로지의 공간 구성을 보다 자유롭고 인간적인 색상의 구성세계로 옮겨보려는 게 현재의 그가 시도하는 예술발상”이라며 그의 학구적이고 지적인 태도로서의 예술관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면 분할의 형식을 통해 완성한 화면은 한국의 조각보처럼 여러 가지 색면들로 구성되는 전체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체를 구성하는 단위로서의 색면은 전체적인 구조를 구성하는 요소로서의 단위로 제약되지는 않는다. 6월 20일부터 7월 3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조각과 회화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는 큐비즘적인 삼차원의 세계를 그 특유의 기법으로 처리해 나감으로써 자기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해하고 있는 이종혁 화백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로 매김될 것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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