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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대책은 종합선물세트, 시장 논리 반영은 다행!

[인터뷰]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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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0-331호 이진우⁄ 2013.06.17 11:34:39

지난 4월 1일 박근혜 정부가 대선공약을 통해 강조한 경제정책의 첫 번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주요 골자는 우선 가격 상승기에 도입된 수요억제-공급확대 기조에서 탈피해 과도한 정부 개입·규제를 완화하고, 세제·금융지원을 통해 주택시장의 조기 정상화를 도모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푸어, 렌트푸어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며, 저소득층 등 주거취약 계층에 대한 수요자 맞춤형 주거지원서비스를 확대하는 보편적 주거복지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CNB저널은 대책 발표 두 달여가 지난 현 시점을 조명하고, 관련 정책의 실효성과 부동산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장에게 들어봤다. 고성수 원장은 “올해 6월말로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면 주택구입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주택산업연구원이 자체 조사한 하반기 주택거래실적 전망 BSI(Business Survey Index)에서 보더라도, 전국 기준 하반기 53.7은 상반기 118.5에 비해 64.8p가 떨어진 것으로 나와 하반기 거래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BSI가 100보다 크다는 것은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응답한 비율이 높다는 것을 뜻하며,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 원장은 “취득세 감면 효과는 주택시장 거래를 촉진하는데 분명히 유효한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추가적인 조치를 통해 이 제도는 주택시장 정상화가 어느 정도 가시화될 때까지 연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고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 4.1부동산대책이 주택시장의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가? 또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정책을 꼽는다면. 상반기 국민은행 통계자료를 보면 매매가격이 전국 기준으로 -0.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1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정책에 대한 기대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아 다소 실망스런 결과다. 반면 전세가격은 전국 기준으로 1.5%가 상승해 매매가 대비 상승률이 거의 10배에 달한다. 참담한 현실이다. 주거취약 계층에게는 가혹한 고통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4.1부동산대책은 한 마디로 종합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즉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이 거의 다 들어가 있다. 그런데 주택시장 침체가 단기간에 이루어졌거나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면 몇 가지 정책만으로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침체가 장기간 계속되어 왔기 때문에 이번 정책이 종합대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본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마치 큰일이라도 난 듯, 오히려 정부가 나서 규제강화를 난발하면서 시장을 왜곡하는데 앞장 선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MB정부 때 부동산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냈지만 시장에서는 거의 약발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인위적인 집값 띄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약 집값이 급등한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지금 시점에서는 시장 침체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현재의 주택시장은 장기간 침체가 지속되다보니 오히려 경제성장률에 역행하는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가 3% 정도 성장했으면 이에 걸맞게 매매가격도 적정하게 상승했어야 한다. 이는 여러 가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시장참여자 대부분이 자신감을 상실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이것이 거래 감소로 이어지고 시장 침체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번 대책으로 인해 과열 현상이 유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투기가 이루어질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겨우 연명하고 있는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 매매가격 상승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전세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 또 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열됐다고 해서 이것을 또다시 규제해야 한다고 정부가 나선다면 정책에 대한 완전한 신뢰 상실로 이어져 주택시장의 회복은 아주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왜곡이 너무 심하다. 이번 대책으로 매매시장이 활성화되고 전세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나? 매매시장이 활성화되면 전세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미 매매가격은 과거 투기의 대명사로 인식되던 과천지역이 반토막이 났을 정도로 큰 폭으로 조정이 이루어진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세라는 것은 누군가가 투자수단으로서 두 채 이상의 집을 보유한 경우에나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주택시장 상황이라면 어느 누가 주택을 투자목적으로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싶겠는가. 따라서 전세 공급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결국 매매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집값이 올라가야 기대심리 회복에 따른 투자에 나서게 되고 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것이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사실상 인위적인 방법으로 안정화시킬 방법은 없다고 보면 된다. - 정부는 도심의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그간 주택임대차 시장은 주로 민간 영역에서 형성돼 왔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은 이해가 되지만, 현실적으로 정부의 재정만으로는 이 대책을 해결할 수가 없다. 전국적으로 임대수요는 전·월세 포함해 800여만 가구로 추정된다. 이의 10분의 1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해도 80여만 호를 지어 시장에 공급해야 하는데 무슨 재정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이정도로 하지 못하고 생색내기 수준이라면 차라리 그 예산으로 다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 이번 대책 가운데 시장 논리가 적용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지금까지의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면 정치 논리에 따라 움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학자 출신이어서 이번 대책에서는 공급조절을 유연하고 신축적으로 운영한다는 시장 논리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발표된 대책 가운데 실효성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 시장 특성상 장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고, 또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조치와 관련 법령 개정 등이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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