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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국토부 자동차 급발진시험, 더 이상 국고 낭비 없어야

제대로 된 실험은 압력서지 현상 재현, 드로틀 밸브 개방 순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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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4호 박현준⁄ 2013.07.08 13:23:31

더 이상 무엇을 할 것인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급발진시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토부는 며칠 전 국민 공모를 통해 자동차 급발진 6가지를 실험했다.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급발진연구회의 주장도 함께 실험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왜 했는지 모르겠다. 국민세금으로 국민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 묻고 싶다. 정부의 신뢰성은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와 관련된 현안은 국민적 관심사다. 신중을 기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30여 년 동안 중대 사안이었던 자동차 급발진문제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한다는 취지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었다. 급발진 사고 몇 건의 원인과 재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신을 쌓기 시작한 것이다. 운전자 실수, 자동차 결함을 놓고 아직 완벽하지 못한 증거자료로 결론을 유추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고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사안이다. 더욱이 자동차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미 급발진 사고 소송에 영향을 끼쳐 자동차 메이커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급발진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부지기수 인데 국민 세금을 들여 시험한 후 자동차 메이커에 면죄부를 준 국토부 행위는 이해가 안 된다. 이후 급발진 결론이 다르게 도출된다면 국토교통부는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출구를 찾지 못하는 국토부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더 이상 국민과 언론을 호도하고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아까운 국고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국토교통부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고 상호 자문을 해 온 사이다. 하나하나 언급하는 이유는 소비자와 직결된 자동차 애프터마켓 사안 대부분이 국토교통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일련의 국토부 정책은 잘못된 방향이 많았다. 이륜차, 중고차, 튜닝문제를 비롯해 최근의 급발진 문제까지 일부 후진적인 행태를 띠고 있다. 잘못된 정책의 후유증은 모두가 국민이 지는데 이는 창조경제에 역행한다. 그래서 더욱 큰 그림을 보고 중장기적으로 국민에게 무엇이 도움을 주는 것인지 알았으면 한다. 국토부의 자동차 급발진 재연시험 과정을 보면 더욱 걱정이다. 처음부터 필자에 대한 성토로 시작하고 말도 안 되는 급발진 원인 발표라고 폄하했다.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두 번이나 보냈다고 언급했다. 참으로 안타깝다. 임의로 말도 안 되는 실험도 하고 계속 폄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그들대로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에서 근본적인 급발진 원인을 발표했으니 얄미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국고를 낭비하는 국토부는 제대로 결론을 내지 못하니 더욱 화가 날만도 하다. 국토부 급발진 재연실험 참석여부는 필자에 달렸다. 한 개인의 참석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참석여부에 대한 답변이 없으니 해당 대학총장에게 별도 공문을 보낸 것도 이해 못할 사안이다. 국민에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혼선을 조성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참석을 종용하는 웃지못할 국토부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필자가 참석을 안 한 이유는 이렇다. 처음부터 자문을 하지 않은 이상 들러리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 공모를 통해 급발진 원인을 받는 것 자체가 너센스다. 필자에게는 수많은 전화와 메일이 온다.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있으나 수준도 안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토부가 이러한 원인들을 응모해 이틀간 실험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혼선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재연실험에 참석한 한 분이 알려준 교통안전공단의 실험 방법을 보면 우습기 짝이 없다. 필자가 발표한 ‘압력서지’현상이 있다고 가정하고 드로틀 밸브를 임의로 최대한 강제로 개방한 이후에 급발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공회전 모드로 돌아갔다는 결론 유추는 실험이라고 얘기하기도 창피하다. 이런 실험을 해놓고 급발진연구회에서 주장한 원인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강조할 만한 자격은 있는지 묻고 싶다. 당사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격에 안 맞는 실험으로 당사자들을 모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굳이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입증을 하기 위해서는 압력서지 현상을 재현하고 이로 인한 드로틀 밸브가 열리는 순간을 찾아서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압력변화를 수동 내지는 자동으로 일으키는 장치를 구현하고 재연이 되는 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영상과 측정 장치가 구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압력변화를 일으키는 장치가 요구되고 수개월부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급발진 발생의 가능성이 수만 분의 일인 만큼 끈기와 비용, 섬세한 장비가 요구된다. 장치 구현만 수개월 걸린다. 단순하게 차량 한 대로 한두번 해보고 결과가 나온다면 아마도 이미 수십 년 전 급발진 문제는 해결됐을 것이다. 자동차 메이커도 곤혹스럽다고 얘기하고 있다. 괜히 정부가 나서 메이커만 욕먹게 됐다는 볼 멘 소리가 많다. 국토부는 이제라도 자동차 급발진 문제에서 손을 떼야 한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는 계속 원하는 여러 곳에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좋은 장비로 연구한다면 머지않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회도 곧 준비에 들어간다. 필요하면 좋은 장비를 갖춘 메이커를 비롯해 타 기관과 손잡을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감지해 중심을 잡고 공평하게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아주면 된다. 굳이 개인을 언급하면서 성토하는 것은 정부답지 못하다. 크게 보는 시각을 키우기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조금이나마 신뢰 할 것이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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