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라는 개념을 통해 예술에 있어서 창조적 상상력이 인간을 어떻게 고양시킬 수 있는지 현대미술을 통해 확인하는 '힘,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전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명예관장 장하진)에서 7월 11일 막을 올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올림픽 2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로, 단순히 체력과 같은 인간의 물리적 능력뿐만 아니라 정신력, 창조력, 상상력 등을 포괄하는 개념인 힘을 통해 예술에 있어서 창조적 상상력이 인간을 어떻게 고향시킬 수 있는지 현대미술을 통해 짚어본다. 강애란, 백남준, 정현 그리고 중국과 일본 작가 15명의 작업이 함께한 전시장에는 힘과 아름다움이란 서로 상반된 개념을 주제어로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펼쳐졌다.
최태훈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순환이 서로 의지하고 서있는 '人'의 형상과 닮아 있는 것에 착안해 작은 '人'을 이어붙인 설치 작품을 전시장 벽에 걸었다. 오늘의 전체가 내일의 부분이 될 것이라는 개념을 인간의 삶까지 확장했다. 전시장 한 구석에 놓인 성동훈의 '머릿속으로'작품은 커다란 금속체의 얼굴 형상이 기계장치에 의해 열리고 닫힌다. 과연 인간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개폐식 얼굴을 통해 전쟁과 역사, 폭력과 린치, 그리고 종교 등 동시대의 온갖 사건과 사고들을 가로지르는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그리고 미학적인 생각의 흔적들을 매달았다.
정현 작가는 재료를 지나치게 변형시키지 않고, 재료와 조응하고, 재료의 특질과 에너지를 드러낼 수 있는 정도의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포항제철에서 구입해 온 12톤짜리 대형 파쇄공은 작가의 의도가 아닌 산업 현장에서 힘의 축적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미술관 앞마당에 설치해 놓았다.
참여 작가 중 가장 젊은 안테나는 일본의 전통 축제인 마츠리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마츠리를 통해 다층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아시아에 눈길을 던지는 안테나는 작품을 통해서 축제를 창조하여 동아시아의 평화를 기원한다.
타계한 백남준을 제외하면 이번 전시에 참여한 14명의 작가들은 나라도 세대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9월 2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체육의 활력과 인간의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품을 살펴보며 서울올림픽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전시로, 동아시아 현대미술작가들의 조각, 미디어, 설치 작품 총 29점이 함께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