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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전시 _ 국립민속박물관 ‘쉼’]노 저어 금강산 가자

박물관에 자연의 풍경과 소리 들여 힐링과 치유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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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7-338호 왕진오⁄ 2013.08.05 13:45:20

바쁜 도심생활에서 휴가는 청량제다. 휴가철 한여름에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생각하며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굳이 차를 타고 멀리 떠나지 않고도 도심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7월 24일 개막한 특별전 ‘쉼’이다. 대단한 이슈와 개념을 전달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쉼’이다. 금강산을 유람하고 대청에 앉아 자연의 아름다움 풍경을 보고 소리를 들으며 지친 심신을 힐링하면 그만이다. 전시는 관람객이 서있거나 앉아서 혹은 누워서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직접 노를 저으며 금강산을 유람하고, 영상에 나오는 캐릭터를 보고 게임을 하듯 버튼을 누르면서 ‘관서명승도첩’에 그려진 묘향산·철옹성·육육봉을 유람하는 이색 체험이다. 커다란 화면에 펼쳐진 드넓은 보리밭의 모습은 말 그대로 드넓은 대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이를 위해 영상 앞에는 대청(大廳)도 들여놨다. 관람객은 대청에 앉아 흔들리는 보리밭을 보면서 물소리와 벌레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듣고 바닥에 설치된 송풍기를 통해 시원한 바람도 느낄 수 있다.

15미터 대형스크린에서 밤하늘 별빛 감상 “서늘한 댓돌에 고단한 몸 기대니 푸른 그늘 실바람에 새소리 들레어라, 스르르 감긴 눈 다시 뜨니 어깨에 괴나리봇짐, 한 손엔 긴 담뱃대 매운 담배연기에 두 눈 비벼 다시 보니 저기 저 보이는 곳 금강산이 분명하고 회암선생(중국의 유학자인 주자) 노래한 무이구곡(중국 무이산의 아홉 굽이 계곡)분명하며 관동(대관령 동쪽 지방)지방 아름다운 관동팔경(관동의 아름다운 여덟 경치)아니런가, 긴 담뱃대 입에 물고 하얀 연기 내뿜으며 이 봉우리, 저 골짜기 즐겁게 노니니 인간세상 모든 시름 연기처럼 사라지로, 선경(仙境) 속 신선인양 속세를 잊었네….” ‘쉼’ 특별전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15미터짜리 대형스크린에는 대나무 숲과 소나무 숲, 계곡의 흐르는 물을 담은 영상과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죽부인을 안고 한숨 푹 잘 수 있도록 천장에 스크린을 달아 누워서 밤하늘 별빛을 감상하는 방도 함께 꾸몄다.

전시장에는 금강산을 담은 ‘금강산도’, 단출하게 먼 길 떠나는 나그네 여행품인 ‘괴나리봇짐과 짚신’, ‘표주박’, 엘리자베스 키스의 ‘장기두기’, ‘등등거리’ 등도 함께 한다. 전통을 재해석한 ‘호박저고리’, ‘jari’·‘Larva lamp’를 비롯한 현대 작품 등 총 118점과 ‘연꽃과 모란의 만개’를 표현한 증강현실 같은 새로운 매체와 체험 기법 6종이 소개된다. 특히 증강현실을 이용해 전시 세부사진과 동영상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 하나로 도록과 안내지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볼 수 있는 인쇄매체의 새로운 실험도 병행된다. 천진기 관장은 “관람이라는 기존의 고정 패턴을 벗어나고자 체험과 쉼을 통한 쉼터로 전시장을 꾸몄다”며 “관람객이 전시의 주인공이 되어서 감성이 배가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9월 2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쉼’ 특별전은 전통과 현대가 만나고, 관람객이 객체가 아닌 주체로 등장해 새로운 기법과 기술을 경험하는 ‘민속 전시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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