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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길정우 의원 “위안부 할머니들 恨, 반드시 풀어 드려야”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 진정한 변화 이뤄내기 위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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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0호 최정숙⁄ 2013.08.19 15:33:23

“위안부 할머니들이 안고 있는 한(恨)과 고통은 이제 더 이상 할머니들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안고 갚아야할 빚입니다. 우리 세대에 못하면 두고두고 후손들이 풀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소위원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기 위해 동분서주 노력하는 인사다. 최근 며칠 사이 그의 몸과 마음은 더 바빠졌다. 광복절을 4일 앞둔 지난 1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녀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 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는 57명으로 줄었다. 할머니들이 평균 87.2세의 고령이라는 점에서 위안부 문제는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길 의원은 13일 김상희 여가위원장을 비롯해 김현숙·이자스민 의원 등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속되는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을 규탄했다. 여가위원들은 “일본은 책임 있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고노 담화를 통해 스스로 인정한 위안부 강제동원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충분히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주도한 일본군 성노예 사건임을 국제 사회에 인정하고 후손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14일에도 대한민국과 대만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공동 대응을 위한 아시아 정치인 네트워크(Asian Politicians Network)’를 통해 “일본은 전범국으로 저지른 죄에 대해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법적 배상 책임을 즉각 시행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여기에는 길정우 의원 외 김현숙·남인순·유승희·이자스민·인재근 등이 소속돼 있다. 길 의원은 8월 13일 CNB와 인터뷰에서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안부 문제와 함께 사람을 향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로 국회에 입성한 길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과 CNB의 일문일답. -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연일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1993년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최초로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이 고노 담화 등을 통해 기본적인 건 인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일본 정치인들이 담화 자체에 충실하지 않은 언행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진정성에 의문이 생기는 거다. 여기에 더해 실질적이고 정신적인 피해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스스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들의 후세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야 한다. - 일본이 계속 역사 왜곡을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 일본이 최근 처한 상황을 봐라. 군국주의, 국가주의적인 목소리들이 높아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굉장히 위험한 거다. 전체주의로 끌고 가려는 세력이 문제다. 한편으로는 일본 내에서도 엇갈린다. 많은 지식인들은 일본의 전후(2차 세계대전 이후) 비정상적인 국가 형태를 정상적으로 만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상처다. 생존자들도 줄어들고 있다. 어제 이용녀 할머니의 빈소를 갔다. 오늘은 경기도 나눔의 집에서 열린 할머니의 영결식에 참석했다. 그곳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분들이 다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 이 할머니의 별세 기사에 악성댓글, 이른바 악플이 달려 논란이 있다. 극히 일부지만 어디서나 악성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아픔을 모르는 거다. 이는 우리 역사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950년 6월 25일에 발생한 한국전쟁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는데 (일제강점기는) 이보다 훨씬 더 이전이지 않나. 일본에 역사의식이 없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다. 우리부터도 역사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위안부 할머니들이 안고 있는 한(恨)과 고통은 이제 더 이상 할머니들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안고 갚아야할 빚이다. 우선은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이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우리 세대에 못하면 두고두고 후손들이 풀 수 있도록 하겠다. 일본 스스로도 자신들과 후손들을 위해 털고 가야 한다. 그것이 일본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길이다. - 여가위 소속으로 위안부 피해자 배상 외 여권 신장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대한민국 여성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록하는 데 정부 차원에서 법적·제도적 지원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성사박물관 건립은 여성 관련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역사 속 한국 여성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후세에 두루 알리기 위함이다. 2012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미 50여개의 여성박물관이 건립됐고, 14개가 건립 추진 중이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에도 여성사전시관이 운영돼 왔다. 그러나 연간 2억원도 안 되는 부족한 운영 예산과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역사 속에 한국여성의 발자취와 한국사회 발전과정에서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에 맞는 여성사 재정립을 위해 ‘국립여성사박물관’은 반드시 건립돼야 한다. - 2001년 여성부가 신설된 이래 여성부 존재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은 여성가족부지만, 성별을 나눠서 오히려 갈등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성가족부의 역할 축소 논의 자체가 무척 안타깝다. 여성가족부가 기본적으로 수행하는 여성인력개발, 권익증진 뿐만 아니라 위기가정 지원, 청소년 보호 및 자립 지원, 성범죄 피해자 지원, 다문화가족 지원 등과 같은 사업들은 다른 부처보다 여성가족부가 잘 할 수 있는 업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여성가족부 존폐에 관한 논란은 여성가족부의 역할과 기능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더구나 여성가족부의 영문명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다. 즉 양성평등을 담당하는 부서이다. 여성가족부의 존재가 성별을 나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 남아있는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가 갈등을 조장한다고 생각한다. - 여성가족부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 여성가족부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다. 청소년 문제, 가족 문제도 함께 다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여성가족부를 여성들만을 위한 부처로 여기고 있다. 정부부처에는 여성·청소년·가족·다문화 관련 사업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여성가족부가 그 중심에서 각 부처의 관련 사업들을 모니터링하고,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면 한다. - 여성중앙 발행인도 했고, 남성이지만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을 텐데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어느 수준에 와 있다고 보는지. 우리나라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국가의 경제적 역량이나 국제사회 내 위상을 감안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 최근 한 조사에서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1.9%로 조사 대상 45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여성 의사결정권자와 관리자 영역에의 여성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 여성의 대표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 그리고 기업의 노력이 절실하다. 여성의 권익은 곧 우리 모두의 권익이다. 여성 인력을 보다 유용하게 활용한다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간 고용 장벽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노동생산성을 7∼18%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여성 일자리 개발, 권익 증진 및 보호는 인권적인 면은 물론이고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이다. 최근까지 외교통일전문가로 외교통일위원회에 있다가 상임위를 옮겼다. 새 정부 들어 외교통상부의 통상기능이 산업부로 이관됐다. 예전부터 통상 분야에 관심이 있던 참에 상임위 변경 제안을 받았다.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산업위로 옮겼다. 그 동안 외교부가 추진했던 한·중FTA 협상, RCEP(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 DDA협상, ITA(정보기술협정)협상 등 전반적인 현황 및 추진 경과를 숙지하고 있어 통상 업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중·일 3국간은 최근 과거사 및 영토분쟁으로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더불어 공조도 필요한 만큼 우리의 민감한 이해관계가 반영되면서도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통상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 지난해 ‘문화예술후원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메세나법)’을 발의했다. 작년 9월, 민간의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후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예술후원활동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일명 메세나법)’을 대표 발의했다. 무엇보다 메세나법은 민간을 통한 문화예술 분야 재원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이라는 국정과제 실천에 꼭 필요한 법이다. 법안은 기업의 문화예술후원활동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고, 문화예술후원활동을 위한 문화예술단체를 지정하며, 기업의 문화예술후원단체에 대한 기부금 및 문화예술 활용 교육훈련비 등에 대해 조세를 감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기적으로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으로 인해 세수가 줄어드는 부담이 있지만, 결국 민간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후원 확대로 정부 재정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달에 ‘아리랑국제방송원법’을 발의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아리랑국제방송원법은 제정법안이다. 기존의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국제방송)을 국가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통해 ‘아리랑국제방송원’으로 새롭게 개편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한반도 평화, 동북아 정세, 북핵 문제, 외교와 통상 분야 주요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제방송에 대한 지원과 관련 제도가 미비해 국제 경쟁력 확보는 물론 경영 안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의 민영, 공영 방송사들 모두 국가이미지 제고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수익 창출과 시청률을 모두 신경 써야 하는 기존 방송사들이 조직 내에서 작은 단위로 국제방송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 위상에 맞은 공법상의 국제방송 전담 기구가 세워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 서울 양천갑의 지역 현안은 무엇인지. 우리 지역의 최대 현안은 행복주택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행복주택 예정지 통보에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여야 국회의원, 양천구청, 시구의원들이 함께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7만 명 이상의 주민들도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이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LH 사장 등을 만나 목동 유수지 행복주택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계획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목동은 목동아파트 14개 단지 2만6000세대가 거주하는 대단지이다. 1단지가 30년이 돼 곧 순차적으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당장 재건축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진 후에야 뭐든 해야 맞다. 정부가 행복주택 예정지로 발표한 목동 유수지는 이런 큰 그림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런 면에서 신혼부부와 사회배려자만을 위한 2800세대라는 대규모 단지 개발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정책이다.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큰 평수와 작은 평수, 중산층과 서민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개발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주민이나 새로 들어오는 주민이나 서로 불행해 질 것은 뻔한 일이다. 우리 주민들의 행복주택 건설 반대 목소리를 지역 이기주의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온당치 않다. 여당 국회의원으로 정부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기에 앞으로도 반대운동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 추가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주민들과 소통하는 세심한 주택정책을 주문하겠다. - 의정활동 1년이 지났다. 사람을 향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1년 동안의 의정활동 소회를 밝힌다면. 신출내기 정치인으로 지난 1년은 익숙하지 않은 생활이라 그런지, 아니면 전혀 성격이 다른 수많은 일들과 동시에 씨름하며 지낸 탓인지 실제보다 무척 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럽지 않도록 맡은 업무에 정성을 다하고자 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활동,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비서실장이라는 당직도 맡으며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시민단체연합이 주는 우수의원상도 받았다. 소외된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상임위를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면서 단순한 비판이나 지적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외에도 지역구 활동, 국정감사, 정책간담회·공청회, 대선지원, 국내외 여러 회의와 세미나 참석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요즘은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일본의 망언과 만행을 규탄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다. 내가 내세우는 것이 ‘길이면 通한다’이다. 앞으로의 의정활동도 낮은 자세로 국민들과 소통하고 진정한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최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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