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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예술의 꽃 추상미술 교과서 수록 작품 한 자리에

추상미술 맥락을 대중 친화적으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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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1호 왕진오⁄ 2013.08.26 11:03:38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과 대중을 쉽고 친근하게 연결하기 위해 추상미술 작품을 선별해 추상미술의 맥락을 대중 친화적으로 재해석한 ‘친절한 현대미술 Ⅱ-추상은 살아있다’전이 경기도미술관에서 진행된다. 회화와 사진, 조각 및 설치 등 경기도미술관 소장품 41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기존의 서양 미술사적 분류 형식이 아니다. ‘추상, 세상을 분석하다’, ‘내면을 표현하다’, ‘순수를 지향하다’, ‘사물이 되다’, ‘세상에 저항하다’, ‘일상 속에 살다’라는 6개의 주제로 작품 감상의 틀을 마련했다. 20세기에 이르러 현대미술은 주제와 재료, 표현 방법 등에 있는 기존의 미술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추상’이 있다. 추상미술은 다양한 미술운동의 집약체로 현대미술의 가장 중요한 예술 혁명 중 하나이다. 이러한 20세기 역사와 문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추상미술을 이해함으로써 현대의 사상, 사회, 문화의 본원적 특징을 함께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곽남신, 김봉태, 김용익, 김창열, 민경갑, 서세옥, 유영국, 윤명로, 윤형근, 이수억, 전국광 등 11명의 작가는 현재 초·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전시 참여 작가들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가들이다.

또한 추상미술의 개념은 교과서 속에서 미술의 역사 뿐 아리나 작품의 표현 방식, 감상법 등의 학습을 돕기 위해 다양한 내용으로 수록됐다. 민경갑, 박영남, 유영국, 이수억, 전국광은 사물이 가진 본질을 탐색하고 고유의 방식으로 분석해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해 자연, 동물 등 구체적인 대상의 이미지를 단순화하고 변형해 세상을 분석하는 추상을 소개한다. 작가 남궁원, 노시은, 박준수, 서세옥, 윤명로, 이인, 전원길, 황석봉은 마음으로 세상의 이치를 포착해 표현하는 서정추상 작품을 소개한다. 마음은 형태와 색채를 대담하게 고르고 선택하곤 한다. 정신이 깃든 부분은 될 수 있는 한 분명하고 정확하게 공들여 표현하고, 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최대한 간략하게 생략한다. 강신영, 곽인식, 김봉태, 김찬식, 신한철, 이용덕, 이웅배, 정광식, 하인두, 홍승남, 홍승혜는 대상의 겉모습을 단순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형상과 모양을 찾아내어 강조하는 추상을 선보인다. 점, 선, 면과 같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반복적으로 보여주거나, 상징적인 이미지와 기호를 시각화하기도 한다.

담대한 질문 ‘추상은 리얼한가?’ 인위적으로 꾸며낸 행위들을 없애고 물질에 대한 관심만을 보여주는 추상을 그리는 김기린, 김창열, 박서보, 윤형근, 신성희, 정창섭, 하종현은 물감, 종이, 캔버스 등 작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가 가진 특수한 성질, 즉 물성을 발견하려 한다. 김용익, 성능경, 피터 핼리는 다양한 실험 매체를 통해 기성 사회의 부조리함과 권위에 대한 거부를 표현한다. 기존의 대상, 물질, 정신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개념미술의 성향을 띈 추상미술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기존의 기하학적인 추상을 패러디하기도 하며, 추상미술이 가진 권위에서 벗어나려 하고 세상에 저항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현대에 이르러 추상은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까지 우리 삶속에 살아 숨 쉬며 관객과 가까워진다. 고산금, 곽남신, 김영수, 노상균, 박용석, 홍승현등은 신문기사, 버스 손잡이, 시장에서 파는 곡물, 옥상의 물탱크 등 일상과 현실 속에 살아있는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상화 한다. 10월 13일까지 경기도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친절한 현대미술Ⅱ-추상은 살아있다’전은 한 자리에서 추상미술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추상’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서 비롯된 정신의 산물이자 표현 의지라는 점에서, 관람객들 스스로가 ‘추상은 리얼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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